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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오빠' 남진의 60년 열정 "대충 하다 끝내고 싶지 않아" [종합]

  • 마포=윤성열 기자
  • 2023-09-13
'영원한 오빠' 남진(78·김남진)이 신곡을 들고 돌아왔다.

남진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홀에서 신곡 기자간담회 및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남진은 "3년 간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하지 못했다"며 "가수에겐 이게 생활인데 생활을 멈추고 있다가 다시 시작하게 돼서 굉장히 긴장되고 흥분된다"고 신곡 발표와 함께 전국 투어를 앞둔 기대를 전했다.

남진은 이날 '이별도 내 것이니까',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등 2곡의 신곡 무대를 선보였다. 남진이 신곡을 내는 것은 지난 6월 공개한 '밥사는 사람'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음악 활동을 쉬지 않았다.

그는 "64년에 데뷔했고 내년이면 딱 60년이 된다. 무명으로 있다가 66년에 '가슴 아프게'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됐다"며 "60년 동안 항시 신곡을 발표했지만 청춘 때 새로운 여인을 만나 흥분되고 떨리듯이 신곡을 낼 때마다 새 기분이고 느낌이다"고 신곡 발매 소감을 밝혔다.

'이별도 내 것이니까'는 남진의 히트곡 '미워도 다시 한번', '가슴 아프게'를 연상시키는 애절한 트로트 발라드다. 이별도, 아픈 가슴도, 결국 자신이 감당하고 내려놓는 성숙한 사랑을 표현했다. 진성의 '안동역에서', 남진의 '상사화'를 쓴 김병걸이 작사했다. 남진은 "우리 삶 속에 만남과 이별이 있는데 만날 때만 내 것이 아니고, 쓰라린 이별도 내 것이라는 의미"라며 "지난 추억을 생각하니 그 뜻이 가슴에 와 닿더라. 작곡가는 무명 작곡가다. 김병걸 씨 통해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은 경쾌하고 고급스러운 라틴 재즈 댄스곡이다. 자연스럽게 끌고 당기는 재스 스캣과 경쾌한 템포의 브라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흥을 더한다. 남진의 히트곡 '둥지'를 작곡한 차태일이 작사, 작곡을 맡았다. 여기에 '둥지'를 편곡한 송태호 전 KBS 악단장이 편곡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남진은 "이 곡을 쓴 지가 3년이 됐다"며 "3년 유명 작사가 선생님들에게 부탁해서 했는데 노래도 인연이 있다. 결국 3년 동안 준비하다 안 돼서 포기를 한 곡인데, 차태일 작곡가가 자기 곡이니까 애착이 있어서 무명 여성 신인 작사가를 만나서 이 가사가 나왔다. 나도 들어 보니 너무 좋았다. 포기했던 노래를 다시 재즈 스윙으로 부를 수 있어서 굉장히 흐뭇한 노래다"고 털어놨다.

남진은 오는 10월 14일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 전주, 부천, 대전, 청주, 대구, 울산, 제주, 남양주, 안산, 서울 등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진은 "오랜 세월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내가 공연을 할 수 있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금년 공연도 내년 60주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신곡과 함께 준비를 잘하겠다. 60주년에도 멋진 공연을 준비해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60년 가까이 왕성하게 활동한 남진은 '가슴아프게', '미워도 다시 한 번', '님과 함께', '빈 잔', '둥지'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낸 가요계에 살아있는 레전드다. 1970년대 '가황' 나훈아와 가요계 쌍벽을 이루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오빠 부대'의 원조이기도 하다. 남진은 "사회자들이 날 소개할 때 '가왕', '가황'으로 소개하는데 그러면 노래하러 나갈 때 망가지는 것 같다.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니까 그렇다"며 "사회자에게 ''영원한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나'라고 부탁한다. '오빠의 원조'라는 게 가장 뿌듯하고 힘이 난다"고 '영원한 오빠' 수식어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남진은 가요계 대선배로서 국내 열풍이 불고 있는 트로트 장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트로트는 원래 우리 것이 아니다. 불란서(프랑스) 노래다. 일본 사람들이 그 리듬을 갖고 와서 엔카로 불렀던 것"이라며 "진짜 트로트는 리듬을 얘기한다. 세계 공통어다. 요즘 들어보면 트로트란 말을 써도 그 리듬으로 부른 노래는 거의 없다. 옛날 선배 가수들이 불렀던 노래가 정통 트로트다. 내가 불렀던 노래 중엔 '가슴 아프게', '우수'가 진짜 트로트였다. 그 이후로는 잘 부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금 트로트는 옛날 선배들이 불렀던 멜로디를 부르지만, 반주는 전혀 다른 고고, 록, 랩 같은 노래다"며 "트로트란 말을 쓰지만 오리지널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유행이기 때문에 이 시대의 후배들이 그렇게 트로트를 부르면, 그게 트로트인 것 같다. 나도 시대를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남진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의 달라진 위상에 대한 뿌듯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누비는데, 옛날엔 생각이나 했겠나"라며 "전 세계가 한국이라고 하면 방탄소년단을 다 알고 몰려든다. 그만큼 문화가 발전했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심이 새긴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한 "나도 노래를 좀 더 열심히 준비해서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뭐든 끝이 중요하다"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대충 하다 끝내고 싶지 않다. 정말 마지막 남은 열정을 다 바쳐서 팬들과 함께 잘 마무리하고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마포=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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