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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김지운 감독 "치열했던 내 모습, 송강호 캐릭터에 투영"

  • 김나연 기자
  • 2023-09-14
김지운 감독이 '거미집' 속 김 감독 역할에 자신을 투영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배우, 김지운 감독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이날 김지운 감독은 "영화 속 김 감독이 하던 얘기들이 제가 하던 것과 비슷한 게 많다. '시나리오가 가혹하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제가 사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까지는 가혹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배우들을 고생시키는 감독으로 유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반칙왕', '장화, 홍련'을 리마스터링하면서 10년, 20년 만에 다시 보게 됐는데 그때는 제가 집요하고, 혹독하게 찍었다는 걸 느꼈고, 오랜만에 본 영화를 통해서 그때 느꼈던 감정들, 영화에 쏟아냈던 에너지가 떠올랐다. 그 부분을 김 감독을 통해서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나만 좋으려고 하는 거냐'라는 대사도 있는데, 배우들에게 혹독한 연기 디렉션을 주면서 제 마음속에서 떠올렸던 대사들이었다"며 "'놈놈놈'의 대규모 폭발 신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과하게 폭발이 일어났다. 모두 폭발하고 나서 불씨가 남으면 안 되니까 불을 끄고 있는데 나만 촬영 감독에게 뛰어가서 '잘 찍혔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스로도 광기인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장면을 영화에 담았다. 지금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닌데 그때는 정말 치열하고, 집요하고, 열정적으로, 미친 듯이 찍은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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