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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멸의 템퍼링, 국가도 개입해야.." 피프티 피프티 사태 해결책은? [★창간19 설문④]

  • 최혜진윤성열김나연이승훈 기자
  • 2023-09-21
'템퍼링'(Tampering)이란 스포츠계에서 다른 소속팀의 선수를 몰래 빼가려 접촉하는 것을 뜻한다. 도의적으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부정 행위다. 최근 가요계에서도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의 법적 분쟁을 기점으로 '템퍼링 이슈'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6월 기존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불투명한 정산, 지원 능력 부족 등을 문제 삼으며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에 어트랙트는 피프티 피프티를 강탈하려는 외부 세력이 있다고 반발하며 외주 프로듀싱 업체 더기버스를 지목했다.

한때 '중소의 기적'이라 불렸던 피프티 피프티는 결국 활동에 제동이 걸렸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예계 전반에 '템퍼링'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템퍼링'은 최근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연예계에서 곪을 대로 곪은 이슈였다. 스타뉴스가 연예 매니지먼트사 및 제작사 대표 등 업계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8명은 "템퍼링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템퍼링 사례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무려 19명이었다.

'템퍼링' 이슈가 반복돼 온 이유는 근복적인 해결책의 부재다. 이제는 이러한 사태를 근절해야 할 때다. 설문에 응한 연예 매니지먼트사 및 제작사 대표 등 업계 전문가 31명에게 템퍼링 문제 해결을 위한 고견을 들어봤다.


절실한 아티스트-소속사 간의 '상호 신뢰'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전속 계약은 상호 간의 신뢰를 토대로 한다. 믿음이 있어야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다. '템퍼링'은 이러한 신뢰가 무너지며 발생한다. 피프티 피프티도 어트랙트의 계약 위반과 신뢰 파탄을 근거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소송을 걸었다. 불신이 갈등으로 이어진 셈이다. 때문에 '템퍼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단단한 신뢰가 최우선이다.

이상철 인넥스트트렌드 대표는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상호 신뢰를 위해 시스템적인 부분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대표자 및 담당자와의 긴밀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대표는 "아티스트가 신뢰하려면 많은 대화와 비즈니스 스킨십이 필요한데, 특정 업체에 온전히 다 맡기면 신인 또는 연습생들은 아직은 미숙한 나이의 사람이기 때문에 제일 많이 보는 사람을 아무래도 신뢰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철 대표는 "아이돌뿐만 아니라 모든 아티스트는 자주 보고 연락하고, 이야기하는 직원과 더 많은 걸 도모하고 싶어한다"며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과는 무언가를 도모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요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서류상 갑과 을이 아닌 서로가 협동해서 협업하는 관계라는 인식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템퍼링' 근절시키기 위한 제도 필요


신뢰가 무너지면 갈등을 유발하기 쉽다. 이런 갈등이 끝내 '템퍼링'으로 이어지는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템퍼링'을 예방하거나, 이를 제재하는 뚜렷한 제도는 없다. '템퍼링'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근거가 부족하다. 엄연히 누군가는 큰 타격을 입지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도 미비하다. 연예계에 '템퍼링'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다.

대다수의 연예계 관계자들은 '템퍼링을 근절시키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임승채 WM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K팝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지속되려면 체계적인 지원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또 반대로 연습생들이나 가수들 역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인 규정, 협회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템퍼링 사태는 전속계약 무효소송이 주를 이루는 만큼, 전속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는 요건이 모호하다는 점에 그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템퍼링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전속계약의 요건과 권리 의무 관계를 세밀화시켜 해당 계약의 논쟁 여지를 줄여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만들어진 표준계약서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템퍼링'을 직접 경험했다고 밝힌 한 관계자는 "표준계약서 자체가 권고사항이긴 하지만 그 안에 수많은 조항들이 다소 애매하게 나와있는 것이 많다. 그런 조항들을 이용해서 계약을 일부러 파기하려는 시도들을 많이 봐왔고 겪어도 봤다"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시장의 규모도 예전과는 다르다 거기에 맞는 계약과 법원의 판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템퍼링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템퍼링 사건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각하고 발생률도 높아 산업 내 중소 연예기획사 사업 보호 차원에서 템퍼링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사업자에 대한 지원과 템퍼링 사건을 발생 시킨 사업자의 업계 퇴출과 같은 강력한 산업 내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템퍼링' 사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모 가요기획사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한 관계자는 "점점 커지는 K팝 시장에서 강력한 제도가 구축되지 않는 이상, 이와 같은 사태는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시장 전체의 불법적인 행위나 규정, 제도를 통솔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각자 잘 방어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템퍼링' 사태, 이제는 정부의 개입 필요할 때


스타뉴스는 31명의 연예계 관계자 외에도 한국연예매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템퍼링'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구했다.

연매협과 연제협은 지난 7월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대해 "제작자와 아티스트 성장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연매협 이남경 사무국장은 '템퍼링'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모두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남경 사무국장은 먼저 "전속계약 분쟁이 발생했을 때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전속계약을 외부 회사와 전속계약 체결하는 부분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흔히들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하고, 이가 인용되면 그걸 바탕으로 연예인들의 개인 활동이 보장된다. 이를 제3자가 계약하는 데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회사 내 외부 업체와 '사전 접촉'을 금지하는 내용이 강화된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세 번째로 이남경 사무국장은 "전속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 공식적으로 아티스트와 타 회사가 공식적으로 접촉을 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자본으로 아티스트를 접촉해 데려가는 경우를 강제적으로 막긴 어렵다. 그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면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간,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제협 김명수 본부장은 단기적 방안과 중장기적 방안으로 나눠 해결책을 제시했다. 단기적 방안에 대해 김명수 본부장은 "2009년에 표준계약서 제정이 됐고 지금 시행 14년차를 맞았다. 최초 제정 목표가 연예인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다. 14년이 경과했고 이를 통용해 잘 사용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제정된 계약이 이제는 산업화되지 됐다.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산업적 관점에서 정당한영리 사업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내용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인 해결책에 대해선 "국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팝 산업을 위한 전문적인 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명수 본부장은 "산업적 측면을 봤을 때 규제도 규제지만 이를 진흥할 수 있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K팝 산업 진흥위원회, 대중문화진흥위원회 같은 위원회가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세부적인 위원회가 설립된다고 하면 프리에이전트 제도, 이적료에 대한 부분 등에 대한 규칙으로 담겨질 수 있다. 이처럼 산업에 필요한 부분을 규칙으로 담다 보면 법으로 다루기 모호한 템퍼링 사안을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템퍼링' 문제가 본격적으로 연예계 화두에 오른 것은 이번 피프티 피프티 사태 발발 이후다. 하지만 '템퍼링'은 이전부터 암암리에 존재했고, 이에 따라 타격을 본 아티스트와 소속사도 있었다. 피해자가 있다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템퍼링'을 막기 위해선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양심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 견해를 나누며 갈등을 최소화하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템퍼링'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강력하게 제재할 제도가 필요하다. '템퍼링' 사태가 연예계 전반에 걸친 이슈로 대두된 만큼 이를 개선하고 보완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돼야 한다.

■설문 참가자 명단(가나다 순)

권재영 A9미디어 대표, 김남형 GF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용습 FNC엔터테인먼트 상무,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 김지원 SM엔터테인먼트 CRO, 김형곤 피네이션 이사, 노현태 인코드 대표, 박희영 MLD엔터테인먼트 부대표, 방재혁 KQ엔터테인먼트 이사, 배기환 탱고뮤직 이사, 백창주 씨제스스튜디오 대표, 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양현승 UL엔터테인먼트 대표, 연한준 생각엔터테인먼트 이사, 오종헌 IST엔터테인먼트 제작2본부장, 유형석 유본컴퍼니 대표, 이상철 인넥스트트렌드 대표, 이인규 안테나 본부장, 이진성 킹콩by스타쉽 대표, 이해종 DSP미디어 이사, 이훈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 임승재 WM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장두봉 스토리제이컴퍼니 대표, 정덕균 제이와이드컴퍼니 대표,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조대권 에일리언컴퍼니 대표, 진정균 GLG 이사,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COO, 한정수 미스틱스토리 대표, 허성문 미디어랩시소 이사, 허재옥 큐브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최혜진윤성열김나연이승훈 기자 | hj_622@mtstarnews.combogo109@mt.co.krny0119@mtstarnews.com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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