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부터 스크린까지 '열일'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오정세가 자기의 매력에 대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고 밝혔다.

21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배우 오정세가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오정세는 브라운과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저도 좋은 시나리오나 좋은 환경의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근데 그런 작품은 3~5년에 한 번 오면 감사한 일이다. 저는 쉼을 즐길 수 있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도 하나 꽂히면 가는 거다. 캐릭터는 자신없지만 작품이 너무 좋아서 참여하기도 하고, 작품은 잘 모르겠지만 캐릭터가 너무 끌려서 하기도 한다. 두 개가 맞물리는 작품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요즘 '왜 이렇게 작품을 많이 했지?'하고 필모를 보면 전작을 했던 분들이 손을 내민 작품이 많더라. '스위트홈'도, '플랑크톤'도, '폭싹 속았수다'도 마찬가지다. 전작들로 선물 받은 느낌이 있기 때문에 뭐가 됐든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참여한다. 그래서 작품 수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감독, 작가들이 찾는 배우 오정세의 매력을 묻는 말에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고 미소 지었다. 그는 "사실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때부터 받던 질문이다. 제가 주연 롤이 아니라 다른 역할이었는데 우연히 주연을 맡게 된 거다. 감독님이 투자자와 영화사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에서 '오정세의 매력이 뭐냐'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대답을 못 했다고 하시더라"라며 "저한테 '네 매력이 뭐냐'라고 물어봤는데 저도 대답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물음표로 남아있는 것 같다. 끊임없이 받는 질문이기도 한데 명쾌한 답을 못 드리고 있다"며 "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긍정적인 사고다. 그런 마음가짐이 없었다면 잘 버티지 못했을 거다. 오디션을 볼 때도 처음에는 '왜 안 되지'라는 마음을 가졌다면, 어느 순간에는 '나를 떨어트렸어? 너희 손해야'라는 마음이 생기더라. 사실 그때도 떨어질 만한 이유가 충분했겠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생기는 시점도 있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