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도도파민..."
요즘 대한민국이 '도파민 공화국'이 된 게 아니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자극성'에 찌들어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방송가의 콘텐츠가 그 중심에 있다.
최근 '막장 드라마'를 넘어 '막장 예능'까지 콘텐츠들을 '막장'에 찍어먹어야 비로소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지 않고서는 무맛, 맛조차 느낄 수 없단다. 점점 더 강한 자극의 도파민을 갈구할 수밖에 없게 된 거다.
도파민(Dopamine)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인간을 흥분시키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전구체다. 뇌가 도파민에 내성이 생기면 어떤 것에도 쉽게 질리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즉, 일단 도파민에 중독되면 '자극 이상의 자극'만이 삶의 의미로까지 부여되는 지경에 이른다.
방영 프로그램 중에선 드라마로는 SBS '7인의 탈출', 예능으로는 SBS PLUS, ENA '나는 솔로' 16기 방송이 시청자에게 최고의 도파민을 선사했다. 이밖에 MBN '고딩엄빠',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가 자극적인 장면들로 가득찼다. 솔루션, 풍자를 이유라고 하더라도 그 과정이 불쾌하면 폭력적인 콘텐츠가 맞다.
이런 '도파민 방송'은 구조적으로도 닮았는데, 시청자들은 누구 하나를 죽여야 끝날 것 같은 섬뜩한 게임을 보면서 욕은 하지만 동시에 참전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는 모양새다.
'나는 솔로' 16기는 매주 방송이 끝날 때면 '이번 주 최고 빌런은?'이란 주제로 시청자 대화가 오간다. 제작진은 '휴먼 다큐'를 보여준답시고 출연자마다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뒤틀려보이는 면모를 드라마처럼 다뤘고, 시청자들은 '판사놀이'에 취해 죄인이라 판단되는 출연자에게 악플을 달고 마녀사냥하기에 바빴다. '출연자 사과문'은 매주 방송의 연장선에 있었다.
'7인의 탈출'은 '자극을 위한 자극'만 추구한 나머지 미성년자 원조교제와 출산, 아동학대, 인분 고문 등 선 넘은 전개와 연출로 초반부터 욕을 제대로 먹었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 '펜트하우스'를 재미있게 봤다는 시청자들조차 이번 드라마는 역하고 보기 힘들 정도라고 혹평했고, 방송 첫 주만에 1, 2회 내용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으로 접수됐다.
'7인의 탈출'의 역대급 자극성은 반대로 '도파민 자정운동'의 트리거가 됐다. ''순옥적 허용'이란 말을 없애자'는 반응부터 '너무 자극적인 방송은 소비하지 말자'는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방송가가 드디어 '도파민 임계점'에 다다른 걸까. 지금의 반대 움직임은 충분히 가치있어 보인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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