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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재계약 지지부진의 숨은 속뜻[윤상근의 맥락]

  • 윤상근 기자
  • 2023-10-01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 지수 로제 제니 리사)가 재계약 시즌이 달린 '마의 7년'을 보내며 최다 211만명을 동원한 K팝 역사상 최대 규모 월드투어를 성공시킨 가운데 여전히 이후 행보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궁금증들을 더하고 있다. 재계약 여부를 떠나 월드투어 성공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내비치는 시선도 더해졌다가도 멤버들의 새로운 소식에 다시 주가는 내리막으로 향하려 하고 있다.

2016년 8월 8일 공식 데뷔 이후 지난 8월 8일 데뷔 7주년을 맞이한 블랙핑크는 2NE1의 뒤를 이어 7년 만에 YG에서 론칭한 새 걸그룹으로 주목을 받았고 데뷔곡 '휘파람'과 '붐바야'가 수록된 데뷔 앨범 'SQUARE ONE'을 시작으로 '마지막처럼' 'STAY' 등 수준급 실력이 가미된 수록곡까지 화제성과 대중성을 모두 입증했으며 2018년 '뚜두뚜두' 'Forever Young' 'Kill This Love' 'How You Like That' 'Lovesick Girls'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이와 함께 블랙핑크는 올해 정규 2집 'THE ALBUM'으로 K팝 걸그룹 최초 빌보드 200 차트 1위,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톱100 1위를 찍으면서 셀럽으로서가 아닌 글로벌 뮤직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블랙핑크와 YG의 재계약 여부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지난 16일과 17일 고척돔에서 월드투어를 공식적으로 모두 마무리했지만 이번 공연이 사실상의 블랙핑크 완전체 마지막 무대가 아닌가라는 우려도 존재했다. 한 증권업계는 "블랙핑크는 월드투어 이후 휴식기를 가진다"라고 아예 잠정적인 활동 스톱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다른 시선도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월드투어로 글로벌 팬덤이 더 공고해지면서 지적재산권(IP) 가치가 상승했고 아티스트의 직접적인 활동 없이도 간접적으로 벌어 들이는 수익이 증가했다"라고 평가하고 "블랙핑크의 재계약과 전속계약금에 대한 시장 우려가 크지만 후발 주자들의 IP 가치 상승으로 인해 블랙핑크 재계약에 따라 증가하는 무형자산상각비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닐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트레저의 글로벌 팬덤 확장과 2023년 4분기 베이비몬스터 데뷔 등도 YG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수 있다고도 밝혔다.

재계약 이슈와 관련, 자연스럽게 고척돔 월드투어 피날레 공연에서의 멤버들의 멘트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수는 "1년 전 오늘에 서울에서 시작해서 여기서 피날레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좋은 추억을 남겨준 블링크 고맙고 무대 하면서 여러 생각이 났다. 안 아프고 건강하게 잘 할수 있어서 다행이고 블링크가 힘을 줘서 고마웠다. 모두 고생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로제는 "월드투어를 2번이나 돌았는데 엊그저께 같다. 1년 내내 비행기 타고 돌아다니면서 블링크와 하나가 된 느낌이다.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리사는 "블링크에 하고 싶은 말 까먹지 않으려고 핸드폰으로 적어왔다"라며 "만난 지 2596일이 됐다. 이번 투어는 블링크와 함께 했기에 대단한 공연장에서 무대할 수 있었다. 블링크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다. 날씨가 좋든 안 좋든 같이 즐겨주셔서 감사하다. 멋진 경험 하게 해준 블링크 사랑하고 내 20대를 빛내줘서 감사하다.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제니는 "우리 멤버들에게 너무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고 우리에게는 다사다난한 많은 비행기에서의 시간과 이동을 해야 했는데 넷이서 건강하게 서로 이끌어준 마음이 있었다. 멤버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고 데뷔한 지 7주년을 맞이했는데 그 시간을 돌려보면 멋있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한국에서 많이 못 만나서 서울에서 피날레를 하고 싶었고 행복하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며 "스태프들도 1년 동안 달려줬는데 힘내주신 거 알고 있다. 이 영광을 같이 누리고 싶다. 블링크도 언제나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멋있는 블랙핑크가 되겠다 "라고 말했다.

사실 이전 빅뱅과 2NE1 사례에서도 봤듯이 YG는 그간 아티스트들의 재계약을 공식적으로 밝힌 사례가 없었다.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YG 입장이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알려질 가능성이 더 큰데다 그간의 부정적 시그널들 역시 (틀린 내용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공식화된 적이 없는 내용들이었다는 점에서 '무소식으로 희소식'을 전할 가능성 역시 기대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미 올해 초 멤버들끼리 "블랙핑크라는 타이틀은 지켜내자"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과는 별개로, 멤버 리사에서부터 시작해 로제, 제니, 지수까지 멤버 전원이 이른바 '넥스트'에 대한 설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연이어 나왔다.

먼저 유일한 외국인 멤버 리사의 경우 이미 2차례나 YG와의 재계약 협상 거절 비하인드가 나왔다. 500억원 정도의 금액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미 글로벌한 영향력을 확보한 리사의 몸값은 천문학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상황이다. 마침 리사가 LVMH 회장의 넷째 아들이자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CEO인 프레데릭 아르노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으로 외신에서도 열애설이 불거져 리사의 YG 이탈 가능성까지 내비쳐졌다. 이후 리사는 YG 매니저 동행 없이 홀로 출국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재계약 불발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여기에 로제만 홀로 YG와 다시 손을 잡는다는 이야기에 이어서 지수 제니의 경우 각자의 포지션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홀로 자신을 케어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 레이블 형태의 회사 설립 관련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YG엔터테인먼트는 25일까지도 여전히 "블랙핑크 재계약 및 추후 활동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 없습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 와중에 멤버들은 서로의 돈독한 의리를 과시하는 사진과 영상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었다. 지수는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해 블랙핑크 멤버들의 불화설 화두가 나오자 "우리는 그걸 보고 되게 웃는다. '내가 널 견제하고 있대', '왜 안 올려서 불화설 만들어. 내 거 홍보했어야지'한다. 되게 농담으로 넘길 수 있다"라고 직접 밝혔다.



로제 유튜브 채널 'Rosesarerosie'에 공개된 'Sydney vlog'라는 제목으로 영상에서도 로제가 "시드니에서 찍은 귀여운 영상들이 많아서 브이로그 만들어 봤어요. 오래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블링크♡"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이 역시 재계약 시점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게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제니는 하퍼스 바자 10월호 인터뷰를 통해 5년 만의 솔로 앨범도 예고했다. 재계약 소식을 알리지 않은 시점에서 제니가 자신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앨범을 낼 것이라고 발표하는 것 역시 상당히 이례적일 수 있는 대목이다. 앨범을 기존 YG에서 발표할지, 새로운 소속사에서 발표할지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일단 1인 기획사 설립 여부를 떠나 양측은 여전히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속된 말로 YG가 계약 협상을 질질 끈다든지, 반대로 멤버들이 조건을 따지며 거절한다든지 하는 등의 얼굴 붉히는 상황까진 아니라는 것. (물론 겉으로야 그럴 수도 있겠다만) 양측 모두 계속해서 좋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설사 멤버들의 1인 기획사 설립이 확정되더라도 블랙핑크라는 IP가 무너지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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