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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 끌려가든, 매달려가든"..25년, 코요태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FULL인터뷰]

  • 윤성열 기자
  • 2023-10-02
"올 만큼 왔지. 뭐~ 그렇지 않아요?"(신지)

"우린 누가 하나 없어도 그냥 전진합니다."(김종민)

최장수 혼성 그룹다운 '스웨그'(자신만이 낼 수 있는 멋이나 분위기를 일컫는 신조어)가 흘러넘친다. 벌써 2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코요태(김종민 신지 빽가)의 시계는 여전히 바쁘게 돌아간다. 1998년 데뷔한 코요태는 2004년 래퍼 빽가 합류 이후 멤버 변화 없이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각자 예능, 라디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따로 또 같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신곡 '바람'을 발표하고 '완전체'로 활약했다.

스타뉴스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코요태를 인터뷰했다.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모인 김종민(44), 신지(42·이지선), 빽가(42·백성현)는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스케줄이 엄청 많죠?

▶김종민(이하 김)-개인 스케줄도 있고, 코요태 스케줄도 있고, 이제 공연까지 하니까 정신없이 보내고 있어요.
▶빽가(이하 빽)-공연 시즌이 왔는데 각자 활동도 하니까 쉬는 날 없이 감사하게 일하고 있어요.

-코요태는 올해 25주년이 됐고, 이렇게 셋이서는 19년 동안 함께 해온 거잖아요?

▶김-그때는 이렇게까지 올 줄 몰랐죠.
▶빽-20년 뒤에도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안 했던 거 같아요. 다들 결혼해서 평범하고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신지(이하 신)-저는 마흔이 넘어서도 가수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근데 벌써 나이가 이렇게 됐네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활동한 원년 멤버 신지가 어느새 불혹을 넘긴 세월이지만, 코요태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어깨춤이 절로 나올 정도로 흥겹다. 신곡 '바람'도 코요태만의 매력을 한껏 살린 신나는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코요태는 요즘 아이돌 일색인 지상파 음악 방송에도 출연했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며 현재까지 활약하는 혼성 그룹은 코요태가 유일하다.

-이제 멤버들 모두 40대가 됐더라고요.

▶신-제가 1998년도 18살에 데뷔했는데, 이제 43살이니까 오래됐죠.

-요즘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면 어떤가요?

▶신-작년에도 출연했어서 특별한 건 없었어요. 이젠 (다른 출연자들과 세대가) 아예 너무 차이가 나니까 불편하지도 않아요.

-다들 까마득한 후배들이라 외롭진 않아요?

▶신-저희는 셋이라서 그냥 저희끼리 놀아요. 산다라박 씨가 활동할 때 저희의 존재를 고마워했어요. 되게 걱정했는데 저희가 있어서 좀 편했대요. 저흰 스케줄 때문에 한 주만 출연했는데, 산다라박 씨가 다음 주에 또 나와서 저희가 없으니까 속상했대요.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지나온 시간만큼 가요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빽가는 "후배들이 부모님 나이랑 우릴 자꾸 비교한다"며 "우리가 일찍 결혼했으면 진짜 후배들이 자식벌이겠더라"고 웃었다. 신지는 "이제 방송국 가면 PD, 작가님 대부분이 우리보다 어리다"며 "오히려 인사하러 대기실로 들어오신다"고 격세지감을 털어놨다.

▶김-후배들을 보면 '내가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이 친구들과 경쟁을 시켰어야 했는데, 내가 경쟁하고 있으니...'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하하.
▶신-선배님들 생각도 나요. 그 시절에 선배님들은 우릴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하더라고요.

코요태의 원년 멤버는 신지뿐이다. 2000년 김종민이 투입됐고, 2004년 빽가가 차례로 합류하면서 지금의 멤버 구성을 이뤘다.

-빽가 씨 코요태 합류 시기랑 스타뉴스 창간 연도가 같아요. 그래서 그때 시점으로 조금 이야기를 풀어가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때 빽가 씨 첫인상이 어땠나요?

▶신-저는 친구였으니까 소개를 했던 거고, (김)종민이 오빠랑 문제가 있었죠.
▶김-첫인상이 썩 밝지는 않았어요. 뭔가 좀 어두운데 옷은 화려하게 입고 다녀서 제가 주눅이 좀 들었었죠.

-종민 씨가 빽가 씨를 처음엔 많이 안 좋게 봤다고 들었어요.

▶김-왜냐면 약간 날라리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너무 꾸미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빽-실제로 날라리였어요.
▶신-그땐 자유분방했지.
▶김-너무 자유분방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좀 고민이 많았죠.

-심지어 코요태에 합류하는 걸 반대까지 하셨다고.

▶김-제가 반대를 해봤자 힘도 없고...
▶신-어릴 때라 '그냥 좀 별로지 않나' 그런 거였어요.
▶김-그땐 저도 간단 간당했는데요. 하하.
▶신-그럼요. 종민 오빤 아무 힘이 없는데...

-어쨌든 팀워크를 다지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김-텃세도 좀 있었지만 같이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게 아니었구나' 이해하게 됐죠.
▶빽-저도 종민이 형을 되게 무시했었는데, 같이 살아보니까 되게 다르지만 잘 맞는 게 또 있더라고요. 형이 너무 잘 챙겨줬어요. 그때부터 형을 잘 따랐던 거 같아요.

-데뷔 25주년인데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어요?

▶신-매번 계획은 하는 것 같은데 딱히 계획대로 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때그때 조금 계획을 바꿔가면서 실행을 좀 하는 편이에요.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은 콘서트가 최고 이슈에요. 9~10월이 행사·축제 시즌이기도 해서 콘서트 준비와 병행하려면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해요. 일교차가 생기는 계절이라 감기도 조심해야 하고요.

코요태는 연말 콘서트 투어 '코요태스티벌' 개최를 확정했다. 오는 11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홀에서 '순정만남'이란 타이틀로 투어의 포문을 연다. 코요태의 히트곡인 '순정'과 '만남'의 합성어로, 무대와 팬들을 향한 '순정'과 오랜 시간 사랑해 준 팬들과의 '만남'을 감동적으로 그리겠다는 멤버들의 다짐이 담겨있다.

-관객들에게 전할 콘서트 관람 포인트가 있을까요?

▶신-그냥 잘 놀아주시면 돼요.
▶빽-최대한 많은 분들이 아시는 곡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김-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리려고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히트곡만 나열해도 세트리스트가 넘칠 거 같은데요.

▶신-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릴 일이죠. 25년 동안 너무 많은 걸 해서 저도 까먹어요. 바로 연습해서 입력시키지 않으면 1년 지나고 또 잊고 그래요. 드문드문 생각 안 나는 부분이 생겨요.

-대략 몇 곡 정도 준비하고 있나요?

▶신-시간이 너무 길어지니까 스태프분들이 작년보다 4~5곡 정도 줄이자고 하셔서요. 작년에 3시간 반을 했거든요. 저희한테 좀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퀄리티는 높이고 곡 수는 줄여서 알차게 놀 수 있는 공연을 준비 중이에요. 3시간 반을 하니까 관객들도 힘들어하더라고요. 기존 팬들이 저희와 오랜 세월을 같이 해온 분들이라 어르신들도 계시거든요.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 했던가. 코요태는 지난 25년 동안 무수한 히트곡을 쌓아 올렸다. 정규 9집까지, 데뷔곡 '순정'을 필두로 '만남' '실연' '미련' 'Passion' '파란' '자존심' '비몽' '비상' '디스코왕' '불꽃' 'Together' '빙고'(氷孤) 'Like This' '1,2,3,4.' 'I Love Rock & Roll' 등 내는 앨범마다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가요계를 주름잡았다.

-코요태 히트곡들 중에 각자 애정하는 '띵곡'(명곡)들을 선정해주세요.

▶김-'불꽃'을 굉장히 좋아해요. 피트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고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대중적인 느낌을 갖고 있어요. 경쾌한 멜로디의 'Together'도 좋아해요. 제 파트에서 반음이 떨어지는 멜로디가 있는데, 그 부분이 좀 매력 있어요.
▶빽-저는 '비몽'이요. 사실 '순정'이 가장 신나고 에너지를 막 분출하는 때라서 관객들이 막 절정으로 올라오면 아쉬워요. 관객들도 앙코르의 앙코르인데 또 앙코르를 외치며 아쉬워하죠. 그런데 '비몽'이 끝났을 때는 아직 '순정'이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한 번 더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끓어오르는 뭔가 있기도 해요. 마치 김치찌개 안에 고기를 다 먹은 줄 알았는데, 아래에 고기가 좀 남아있으면 밥 좀 더 먹을 수 있겠다는 느낌인 거죠.
▶신-전 '순정'이죠. 25년을 저와 함께하고 있는, 저를 신지로 살게 해준 노래죠. 아직도 공연장에서 그 말소리를 들으면 데뷔할 때 첫 무대가 생각나요.

-신지 씨 데뷔 첫 무대는 어땠나요?

▶신-많이 떨렸죠. 지금 긴장해서 떠는 것과는 좀 달랐어요. 그때는 좀 설레는 떨림이 많았죠. 무대에서 느꼈던 냄새까지 다 기억나요. 그땐 망할 거라 그랬거든요. 하하.

-숨은 명곡도 소개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신-모든 곡이 다 좋은데, 6집은 특히나 명반이거든요. 저희가 이렇게 셋이 갖춰지기 시작했던 19년 전이죠. 지금의 코요태가 될 수 있게 해준 앨범이에요. 진짜 좋은 노래 많아요. 전곡이 명곡이죠. 18곡 꽉 채웠어요. CD에 더 이상 노래를 감을 수 없게 만들었죠.

-요즘 그렇게 음반을 제작하면 나오는 것 자체로 화제가 되겠네요.

▶신-개인적으로 10집을 만들고 싶긴 해요. 쉽지 않을 순 있어요.

-최근에 나온 싱글을 좀 합쳐서 내면 되겠네요.

▶신-요즘엔 그렇게 하죠. 그러면 신곡 몇 곡 안 넣어도 되니까요. 하하. 근데 저는 그거 말고요. 완전 다 신곡으로요. 그럼 돈이 많이 들겠죠.
▶빽-어느 정도 적자 볼 생각으로 만들어야죠. 수익 분기점을 한 15년 뒤로...
▶신-하하. 그럼 몇 살이더라. 환갑이네.

룰라, 쿨, 스페이스A, 영턱스클럽, 샵 등 1990년대 중후반 왕성하게 활동했던 혼성 댄스그룹들은 이제 대부분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코요태가 존재만으로도 더 빛나는 이유다. 혼성 댄스그룹으로서 국내 가요계에 좀처럼 견줄 대상이 없을 만큼 유일무이하다. 다른 팀과 달리, 별다른 부침 없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코요태의 장수 비결은 뭘까.

▶신-그냥 하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냥 한 거에요.
▶김-끈을 놓지 않았던 것 같아요. 뭔가 좀 잘 안돼도 그냥 끈을 잡고 가는 거예요.
▶신-질질 끌려가든 끌고 가든 매달려가든, 그냥 그 끈을 놓지 않은 거죠.
▶김-그냥 집 같은 느낌이에요. 집이니까 그냥 가는 거예요. 종착지 같은 거죠.

-팀이다 보니까 어느 한 명이라도 좀 마음을 다르게 먹거나, 서로 성격이 안 맞으면 금방 갈라 섰을 수도 있잖아요.

▶신-셋이 정말 달라요.
▶김-다르니까 끈을 놓을 수도 있다고 충분히 생각이 드는데...
▶신-잠깐잠깐은 놓죠. 근데 다시 잡죠.
▶김-어쨌거나 안 끊어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개개인마다 생각을 알 수는 없지만...
▶신-결국 이 자리에 같이 있다는 거는 같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빽-의도하지 않았지만 한 명이 조금 힘들어지거나 삐뚤어지면, 나머지 두 사람이 끌어주는 그런 삼각 구도가 있어요. 종민이 형도 저도 다 힘들 때가 있었거든요.
▶김-멤버가 둘만 있었으면 아마 쉽지 않았을 거예요.
▶빽-넷이었으면 편이 나뉘었을 수도 있고요.
▶신-셋이 되게 다른데, 특별히 모난 친구들이 아닌 것 같긴 해요. 어디 가서 막 튕겨져 나가는 그런 모남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서로가 서로한테 잘 깎이고 다듬어졌던 것 같아요. 그런 우리 다이아몬드인가? 하하.

-멤버들 모두 활동하면서 심각한 구설이나 사건사고에 휘말린 적이 없던 것도 롱런하는데 주효했던 거 같아요.

▶신-사실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나 선을 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지내서 다 이렇게 온 거 같기는 해요.
▶김-셋이서 최대한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하죠. 쉽지 않을 텐데.
▶빽-내가 실수하면 나 개인뿐만 아니라 코요태 전체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좀 더 관리를 하게 되더라고요.
▶신-옛날엔 제가 좀 엄하게 했던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겠는데 멤버들한테 그랬던 것 같아요. 제 멤버들이 아무래도 남자니까, 저보다는 조금 더 자유분방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좀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 난 잘 못하니까 부러워서 그랬던 것 같아요.
▶빽-신지 모르게 자유분방했어요.
▶신-나도 모르게 둘이 잘 노는 게 질투 났나 봐요. 멤버들이 선을 넘지 않고 잘 지켜줘서 별다른 문제 없이 온 거 같아요. 그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코요태는 김종민 씨가 리더로 있는 그룹이잖아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저희 동생들도 그걸 좀 보고 따라가는 것 같아요. 종민 씨는 '이렇게 해', '저렇게 해'라고 하지 않거든요.
▶김-25주년까지는 잘 왔지만 다음에 또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렇다고 개개인에게 부담을 주고 싶진 않아요. 스스로 잘 하면 오래가는 거고...
▶신-올 만큼 왔지. 뭐
▶빽,김-하하하하
▶신-그렇지 않아요?
▶빽-25주년? 이게 아직도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어.
▶김-우리는 전진하기 때문에 누가 하나 없어도 그냥 전진합니다.
▶신-일단 가고 봅니다.

코요태 3인방은 어느덧 40대가 됐다. 한때 핑크빛 열애설의 주인공이 된 적도 있지만 세 사람 모두 여전히 싱글이다. 결혼적령기를 지난 이들에게 결혼은 빠질 수 없는 단골 질문이다.

-세 분 다 미혼인데, 혹시 비혼주의자인가요?

▶신-요즘엔 꼭 이렇게 물어본다. 비혼주의자 아니에요.

-결혼은 하고 싶으세요?

▶신-가능하면 해보고 싶죠. 누구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해볼 수 있다면 행복한 가정을 꾸려보는 것도 좋죠.
▶김-지금 이 상황에서 불편함이 없다 보니까 계속 미룬 게 아닌가 생각해요.
▶빽-느낌은 20대, 30대랑 똑같아요.
▶신-만약에 셋 중에 한 명이 했으면 우르르 했을 수도 있어요.

-멤버 중 누가 먼저 결혼할 것 같은가요?

▶신-그런 얘기는 멤버들끼리 진짜 많이 해요.
▶빽-근데 진짜 모르겠어요.
▶신-알 수가 없어요. 제가 빠져서 미친 척하고 가지 않는 이상, 이 둘은 모르겠어요. 안 할 것 같아요. 막 이렇게 번갯불이 콩 구워 먹듯이 막 첫눈에 반해서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코요태는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김-제 인생의 목표까지 길이 있다면, 코요태는 그 길까지 가는 굉장히 좋은 이동 수단인 것 같아요. 정말 힘들고 험난한 여정을 편안하게 갈 수 있게 해줬죠. 신지와 빽가는 나중에 다른 길로 갈 수도 있지만, 지금은 뒷자리에 같이 타고 있는 친구들인 것 같아요.
▶신- 코요태는 또 다른 저예요. 저는 제 본명보다 신지라는 이름으로 더 오래 살고 있어요. 18살까지는 이지선으로 살았지만, 그 이후론 신지로 살고 있죠. 코요태는 제 인생에서 이상한데 잘못되지 않은 것 중 하나에요. 제가 아직도 코요태를 하고 있다는 게 이상해요. 근데 좋은 의미의 이상함이에요. 이제 멤버들과는 애증의 관계인 것 같아요. 애가 더 많이 섞였죠. 물론 증이 많을 때도 있어요. 고운 정도 미운 정도 들어야 더 오래 간다고 하잖아요.
▶빽-지금 저한테는 거의 전부가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좋아하고 잘하는 게 많지 않아서 좋아하고 잘하는 걸 좀 오래 하는 스타일이에요. 사진도 캠핑도 그랬고요. 근데 그것보다 코요태를 더 어느 순간 더 오래 하고 있어요. 뭐랄까, 샤워할 때 물을 틀면 뜨거운 물도 나오고 차가운 물도 나오고 하다가 어느 순간 온도가 딱 맞춰지잖아요. 그 온도를 기억하게 되고요. 코요태도 그런 거 같아요. 그동안 앞만 보고 가다가 이상하게 유독 많은 사람에게 상처 받았던 거 같아요. 어느 순간 다 싫어져서 뒤를 돌아봤는데 신지와 종민 형이 있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날 배신하지 않으니 고맙죠.

-코요태의 다음 목표는 뭘까요?

▶신-무탈하게 가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처럼 큰 탈 없이 이렇게 갔으면 해요. 그러면 저흰 뭘 하고 있더라고요. 남들이 '코요태 요즘 뭐해'라고 물어보잖아요. 저흰 되게 항상 바쁘게 뭘 하고 있어요. 남들이 몰라줘도 우리끼리는 즐겁게 늘상 뭔가를 하고 있어요. 그게 무탈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 같아요.
▶김-하던 걸 하면서 변화하는 것도 잘 맞춰가자는 건 있어요. 쇼츠 콘텐츠처럼요. 내년, 내후년엔 또 어떤 것들이 이어갈지 모르니까 초심을 잘 생각해서 열심히 잘 해보려고 해요.
▶빽-지금처럼 오래오래 멤버들하고 함께 했으면 해요. 저 요즘에 너무 행복하거든요. 멤버들과 여전히 무대에 서고 있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저흴 찾아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20년 전 노래인데 계속 따라 불러주시고...'이런 감사한 직업이 세상에 어딨나' 싶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코요태는 '국민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딱 맞는 그룹인 것 같아요. 모두가 알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팀을 '국민 그룹'이라고 하잖아요. 코요태가 지금 그런 것 같아요.

▶신-하하.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음악 평론가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까 '인기'의 척도와 '팬덤'의 척도는 다르더라고요. 팬덤이 상당해야 하고 계속 대상을 받아야 '국민 그룹'이라면, 저흰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많은 국민이 좋아하는,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그룹이라면 저흰 '국민 그룹'이 맞는 것 같아요.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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