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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BIFF 포문 연 '한국이 싫어서'.."용기·희망 주는 작품"[종합]

  • 부산=김나연 기자
  • 2023-10-04
'한국이 싫어서'가 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열었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의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장건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종혁, 김우겸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 분)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잠 못 드는 밤', '한여름의 판타지아' 등으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한국이 싫어서'는 7년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젝트마켓에 소개된 작품이다. 영화가 금방 만들어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여러분 앞에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싫어서'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데 대해서는 "영화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의 공통점은 아마도 젊은 친구들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 생략되는 부분이 있다. 이 영화에는 죽음을 선택하는 친구도, 해외에 가는 것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다. 그 다양한 고민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공감을 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칭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이 보편적인 고민을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영화가 얼마나 정직하게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지인데, 그 부분에서 이 영화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건재 감독은 "감독보다 관객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더 많이 왔다. 영화제에서 남포동 거리를 헤매면서 '나도 언젠가 영화를 만들면 이 영화제에 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개막작의 감독으로 참석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며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도 크고 중요한 영화제로 성장했고, 부산에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16년 부국제 아시아 프로젝트 마켓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때만 해도 마켓에서 왜 이 소설을 영화화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 대답을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는데 준비 과정에서 이야기에 대한 에센스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해외 촬영이 있어서 2~3년 정도 해외에 나갈 수 없는 상황도 있었고, 소설의 무대는 호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로 바꾸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한국이 싫어서'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 장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소설은 2015년에 출간됐고, 우연히 그 해에 비행기 안에서 책을 읽게 됐다. 당시 한국 사회가 뜨겁고 큰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저한테도 울림이 있었고, 이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설과 다른 점에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고, 소설은 시드니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 준비를 위해서 호주, 뉴질랜드 양국을 방문했다. 당시 시드니나 뉴질랜드의 3~4개 도시를 다니면서 이민자, 유학생들 인터뷰를 했다. 호주, 뉴질랜드에 있는 사람들의 결이 다르다고 느꼈다"며 배경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주종혁은 극중 고아성의 유학원 동기이자 절친 '재인'으로 분했다. '재인'은 뉴질랜드에서 지내는 동안 '계나'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인생의 중요한 파트너다.

주종혁은 "연기를 한지 6~7년 됐는데 부산 국제영화제에 꼭 오고 싶다는 목표나 욕심이 있었다. 이렇게 개막작에 참여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된 게 개인적으로 꿈 같은 일이다.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라고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뉴질랜드가 배경인데 어렸을 때 뉴질랜드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6년 정도 생활했는데 저는 학생이었지만, 당시 한국에서의 삶에 지쳐서 (뉴질랜드에) 온 형들이 있었다. 그 형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 이야기를 보고 형들이 생각나더라"라며 "해외에서 주인공의 삶도 저와의 상황과 비슷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재밌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재인'은 한국에서 남의 눈치를 많이 봐서 자신의 스타일을 많이 뽐내지 못했는데 뉴질랜드에서 본인의 색깔을 찾아가는 인물인 것 같다. 머리도 휘황찬란하게 하고, 본인의 개성을 찾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실제로 촬영하면서 고등학교 동창도 만났는데 느꼈던 바가 많았다. 저는 한국에서 삶을 찾아가고 있고, 그들은 그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더라"라고 전했다.

김우겸은 극 중 '계나'의 오랜 연인인 '지명'역을 연기한다. 군대에서 휴가 나와서 영화를 보고 간 적이 있는데 배우들 보면서 너무 부럽고, 이렇게 큰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오면 너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개막작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엄마, 아빠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공감되는 이야기라서 하고 싶었다. 물론 여러 인물이 나오지만, 각자의 인물이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인물마다 공감대가 있더라. 꼭 이 대사를 내 입 밖으로 내뱉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지명'이처럼 착하진 않은데 이 인물에게 제가 닮고 싶어 하는 모습이 있다. 자기 인생의 또렷함이 있고, 단순하게 살고, 나무 같은 사람처럼 느껴져서 제가 이 인물을 알아가면 어떤 모습이 나올지 기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연을 맡은 고아성은 부상으로 인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불참했다. 그는 지난달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다가 천추골(엉치뼈) 골절을 입어 무려 전치 12주가 나왔다.

장건재 감독은 "고아성 배우는 개인 일정 소화하시다가 다쳤다. 이번 영화제를 꼭 오고 싶어 하셨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셨는데 해결이 되지 않은 사정이 있어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 같이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많이 아쉬워한다. 지금 회복 중이다"라며 "천추골 골절은 시간이 지나야 회복될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에서 '계나'가 취하는 삶에 대한 태도도 마음에 들었다.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해주고, 희망을 주는 태도가 아니었나 싶다. 손쉽게 뭔가를 포기하고 얻을 수도 있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그녀가 선택한 방식은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윤희영 프로듀서는 "영화의 제목 때문에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국이 싫어서 이후에 마침표나 느낌표로 끝나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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