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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전율"..'운수 오진 날', 이성민X유연석의 오지는 만남[종합] [28회 BIFF]

  • 부산=김나연 기자
  • 2023-10-06
이성민이 순박한 택시기사로, 유연석이 잔인한 연쇄살인마로 변신했다. '운수 오진 날'이 오지는 연기 호흡을 완성했다.

6일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CGV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의 특별 GV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필감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성민, 이정은, 유연석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운수 오진 날'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됐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유연석 분)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는 스릴러 시리즈다. 여기에 아들을 죽인 자를 처절하게 추적하는 엄마 황순규(이정은 분)이 가세해 긴장을 더할 전망이다.

이날 필감성 감독은 "사실 차기작은 스릴러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저와 잘 어울린다고 제안을 주시더라. 웹툰을 다 보지는 못했고, 대본을 보니까 매혹됐다. 대본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제가 가장 끌렸던 건 좁은 공간 안에서 극단적인 공포의 순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이었다. 두 사람이 어떤 감정의 변화를 보여줄지 표현하고 싶었다"며 "또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고 싶은 열망이 컸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돼지꿈을 꾼 날, 100만 원에 묵포행을 제안받은 택시 기사 '오택'을 맡았다. 매 작품 압도적 연기력으로 대중의 절대적 사랑을 받는 이성민은 깨져버린 일상, 벗어날 수 없는 목숨의 위협에서 극한의 감정을 오가는 오택의 내면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그는 "폐쇄되고, 한정된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라는 점이 새로웠고, 매력적이었다. 또 캐릭터도 흥미로워서 하게 됐다"며 "아직 원작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범하고 순박하고, 겁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며 "계산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연기할 때 계산을 잘 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 캐릭터는 흐름이 있었고, 사건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순서대로 촬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산을 해야 했고, 감독님이 많은 컨트롤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필감성 감독은 "저는 그저 선배님이 연기하는 걸 보는 게 좋았다. 한 번 더 갔을 때 저와 또 다른 화학작용을 일으켜서 변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며 "다만, 연기하면서 선배님 성격이 순간순간 튀어나와서 화를 내고, 욱하는 모습이 있었다. '재벌집 막내아들' 속 진양철, '형사록' 속의 모습이 나오더라"라고 했고, 이성민은 "그 지점은 감독님을 믿고 갔다. 조금만 엇나가도 잘 잡아줬다. 내 성격대로 못했다"고 웃었다.

또한 유연석은 "제안을 받았을 당시 의학 드라마를 촬영하고, 그런 젠틀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해오다 보니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열정이 있었다. 저에게 새로운 얼굴보다 기존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가 들어오다 보니까 저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이제 나를 보면 의사가 떠오르나?' 싶을 정도였고, 다른 얼굴을 찾고 싶었다. 그 타이밍에 이 작품의 제안을 받게 됐고, 웹툰을 보면 이해가 빠를 거라고 해서 봤는데 캐릭터의 매력에 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감독님과 이성민, 이정은 선배님이 검토 중이라고 하더라. 거절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너무 하고 싶었다. 처음 제안된 분들이 바로 수락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기획 자체를 봤을 때는 누구한테도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빌런으로 보이기 위해 고민했다. 금혁수가 오택을 만나 본인의 과거나 악행을 얘기하는 게 학교에서 재밌었던 일을 집에 돌아와서 아빠한테 말하는 느낌이었다. 그게 섬뜩하게 느껴졌다"며 "빌런으로서 무서운 표정, 강렬한 눈빛을 가지고 접근하기보다는 천진함을 가지고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이코패스 범죄자를 인터뷰한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공통점이 눈을 선명하게 뜨고 얘기한다. 눈을 과하게 뜬다기 보다는 또렷하게 쳐다보고, 약간의 천진함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이성민과 호흡에 대해 "일찌감치 주변 배우들에게 너무 좋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꼭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하게 돼서 원없이 붙어있었다. 며칠 안 보면 보고 싶더라. 징글징글할 정도로 붙어있다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이성민은 "일을 좀 즐겁게 하는 편이다. 이번 작품은 좀 힘들었다. 그날 소화해야 할 인물의 감정, 연기에 대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현장을 즐겁게 가는 날이 별로 없었다. 현장에서도 늘 다운돼 있고, 예민했다. 유연석 군하고 즐겁게 연기하지 못한 게 미안했다. 즐거운 날도 있긴 했다"고 웃었다.

아들을 죽인 자를 처절하게 추적하는 '황순규'는 이정은이 맡아 열연한다. 그는 "'기생충' 이후에 반전을 원하는 역할을 주시고, 성비에 있어서도 여성과 남성으로 편향됐던 역할을 주시면서 인물의 폭을 넓게 하는 저를 통해 많이 해주시더라"라며 "이번에 제안받았을 때는 환하게 웃는 모습 말고 무미건조하고 기름기가 빠진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시도해 볼 만하고 재밌을 것 같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인물을 구축하는 데 변수가 생긴다. 그때마다 가장 부모답게 반응하는 걸 체험하고 싶었다. 보편적인 사람이 총을 갖게 됐을 때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특히 필감성 감독은 배우들의 앙상블에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이성민, 이정은 선배님의 연기 앙상블을 한 화면에서 보고 있다는 게 기쁘더라. 일부러 호흡을 안 끊고, 계속 가면서 관찰했던 것 같다. 그걸 제 작품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전율이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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