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그동안의 영화 인생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6일 부산시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가 열린 가운데, 배우 윤여정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인터뷰 자리를 일부러 피했다. 내가 말을 잘 거를 줄도 모르고, 그건 행복한 사고 같은 거였기 때문에 제가 이렇다 저렇다 소감을 밝히는 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고 밝했다.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이후 변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뭘 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 그걸 피하고 있고,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거기서 상금을 받은 것도 아니고, 달라진 건 없고 달라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대표작에 대해 "남들이 얘기해 주는 거 아니냐. 내가 내 대표작을 어떻게 꼽냐"며 "얼마나 힘들었고, 고생했고, 얼마나 더러운 감독과 일했는지만 기억이 남지 반응을 기억하진 않는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은 게 용할 정도다. 기존에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게 맞지 않았다. 반항적이었고, 이상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는 이상한가보다' 하고 살았다"고 말했다.
액터스 하우스의 진행을 맡은 김도훈 평론가는 '바람난 가족', '돈의 맛' 등 임상수 감독의 영화를 윤여정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윤여정은 '바람난 가족'의 출연에 대해 "임상수 감독의 솔직함이 좋았다. 50세가 넘었을 때인데 노출신도 있어서 '내가 몇 번째 제안받는 거냐'라고 물었는데 그 사람이 두 번째고, 정혜선 씨가 첫 번째 였다고 하더라. 난 정직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수 감독에게 난 바람이 안 날 여자라고 했지만, 윤 선생님 나름대로 해석을 해주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난 바보를 싫어하는데 바보는 아니더라.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며 "당시 집 수리 할 돈이 모자라기도 했는데 감독이 별로였으면 안 했을 거다. 저 사람 굉장히 따진다. 저는 소속사가 생기기 전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요즘과는 다르다.
그러면서 김기영 감독에 대해서는 "참 많이 배웠다. 천재적인 감독을 만났고, 사람은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야 발전한다"고 말한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을 만나서 영화를 시작했기 때문에 감독의 인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근데 늙어서는 더더욱 사람을 보게 됐다. 사람의 인품이 괜찮으면 그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인품이 없는 사람은 좀 그렇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인품이 좋은 사람은 '미나리'의 정이삭이다. 한국말을 못 하는 거에 대해서 미안해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의 핏줄을 가진 사람이 서양 교육을 받아서 잘 융화되면 이런 사람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다"며 "'미나리'의 글을 보면서 기뻤다. 다들 할리우드를 놀랍게 생각하는데 '미나리'는 독립 영화였고, 감독이 받는 대우가 말도 못 한다. 감독 앞에 모니터도 없고, 그때 '내가 이 감독을 위해서 뭐든 다 하리라'라는 생각을 했다. 제가 그렇게 물색없는 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이삭 감독을 계기로 코리안 아메리칸은 다 좋아하기 시작했다. 근데 다 정이삭 감독 같지 않더라. 실패의 연속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윤여정은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언급하며 "나는 모험 정신이 있지는 않고, 꾸준하게 미인이 아닌데 배우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제 시대는 특출난 미인만 배우가 되는 시절인데 저는 특출난 미인이 아니었다. 내 처지를 빨리 읽은 거다. 배우로서 낭만적이지도 않고, 목소리도 별로고 너무 나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내 위치를 잘 알기 때문에 남들이 안 하는 역할에 대한 제안이 왔고, 난 순응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냥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연기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데 예능에서 본 나를 더 인상 깊게 보는 것 같다. 나는 존경받을 사람은 못 되고, 지금 잠깐 빛나는 건 오스카에서 상을 받은 것 때문인데 운이 좋았던 거다. 오히려 그게 나한테 족쇄가 됐다. 너무 이상한 데서 전화가 많이 오고, 존경한다는 말도 들으니까 그 상을 괜히 받았나보다 싶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연예인은 이유 없이 치켜세워지고, 한순간에 매도당할 때가 있다. 그게 가장 무서운 거다. 그래서 공개석상에 나서는 걸 꺼리고, 거침없는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서 쉽게 말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배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자식이 없었으면 목숨 걸고 안 했을 거다. 나는 동물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게 책임이었다. 두 아들이 학교에 다니고, 직장 가진 다음에 난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PD들이 건물이 없냐고 물어보는 데 없다고 한다. 우리 세대는 교육이 중요하다. 걔네들이 없었으면 그렇게 열심히 안 했을 거다. 어떻게 보면 아들들한테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여정은 배우를 꿈꾸는 관객에게 "연기를 계속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음식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한다. 특출난 배우들은 외부적인 조건을 잘 갖췄을 거고, 장점을 가졌을 거다. 저같은 경우도 그렇지 않았다. 우리 엄마도 '연기는 김혜자가 잘하지'라고 말씀하셨다. 근데 저는 그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김혜자처럼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모든 배우들이 특출난 연기를 하는 김혜자 선배처럼 되려고 하면 안 된다. 나만의 길이 필요하고, 그냥 나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6일 부산시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가 열린 가운데, 배우 윤여정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인터뷰 자리를 일부러 피했다. 내가 말을 잘 거를 줄도 모르고, 그건 행복한 사고 같은 거였기 때문에 제가 이렇다 저렇다 소감을 밝히는 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했다"고 밝했다.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이후 변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뭘 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 그걸 피하고 있고,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거기서 상금을 받은 것도 아니고, 달라진 건 없고 달라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대표작에 대해 "남들이 얘기해 주는 거 아니냐. 내가 내 대표작을 어떻게 꼽냐"며 "얼마나 힘들었고, 고생했고, 얼마나 더러운 감독과 일했는지만 기억이 남지 반응을 기억하진 않는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은 게 용할 정도다. 기존에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게 맞지 않았다. 반항적이었고, 이상한 아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는 이상한가보다' 하고 살았다"고 말했다.
액터스 하우스의 진행을 맡은 김도훈 평론가는 '바람난 가족', '돈의 맛' 등 임상수 감독의 영화를 윤여정의 대표작으로 꼽았다. 윤여정은 '바람난 가족'의 출연에 대해 "임상수 감독의 솔직함이 좋았다. 50세가 넘었을 때인데 노출신도 있어서 '내가 몇 번째 제안받는 거냐'라고 물었는데 그 사람이 두 번째고, 정혜선 씨가 첫 번째 였다고 하더라. 난 정직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수 감독에게 난 바람이 안 날 여자라고 했지만, 윤 선생님 나름대로 해석을 해주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난 바보를 싫어하는데 바보는 아니더라.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며 "당시 집 수리 할 돈이 모자라기도 했는데 감독이 별로였으면 안 했을 거다. 저 사람 굉장히 따진다. 저는 소속사가 생기기 전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요즘과는 다르다.
그러면서 김기영 감독에 대해서는 "참 많이 배웠다. 천재적인 감독을 만났고, 사람은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야 발전한다"고 말한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을 만나서 영화를 시작했기 때문에 감독의 인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근데 늙어서는 더더욱 사람을 보게 됐다. 사람의 인품이 괜찮으면 그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인품이 없는 사람은 좀 그렇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인품이 좋은 사람은 '미나리'의 정이삭이다. 한국말을 못 하는 거에 대해서 미안해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의 핏줄을 가진 사람이 서양 교육을 받아서 잘 융화되면 이런 사람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다"며 "'미나리'의 글을 보면서 기뻤다. 다들 할리우드를 놀랍게 생각하는데 '미나리'는 독립 영화였고, 감독이 받는 대우가 말도 못 한다. 감독 앞에 모니터도 없고, 그때 '내가 이 감독을 위해서 뭐든 다 하리라'라는 생각을 했다. 제가 그렇게 물색없는 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이삭 감독을 계기로 코리안 아메리칸은 다 좋아하기 시작했다. 근데 다 정이삭 감독 같지 않더라. 실패의 연속이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윤여정은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언급하며 "나는 모험 정신이 있지는 않고, 꾸준하게 미인이 아닌데 배우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제 시대는 특출난 미인만 배우가 되는 시절인데 저는 특출난 미인이 아니었다. 내 처지를 빨리 읽은 거다. 배우로서 낭만적이지도 않고, 목소리도 별로고 너무 나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내 위치를 잘 알기 때문에 남들이 안 하는 역할에 대한 제안이 왔고, 난 순응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냥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연기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데 예능에서 본 나를 더 인상 깊게 보는 것 같다. 나는 존경받을 사람은 못 되고, 지금 잠깐 빛나는 건 오스카에서 상을 받은 것 때문인데 운이 좋았던 거다. 오히려 그게 나한테 족쇄가 됐다. 너무 이상한 데서 전화가 많이 오고, 존경한다는 말도 들으니까 그 상을 괜히 받았나보다 싶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연예인은 이유 없이 치켜세워지고, 한순간에 매도당할 때가 있다. 그게 가장 무서운 거다. 그래서 공개석상에 나서는 걸 꺼리고, 거침없는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서 쉽게 말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배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자식이 없었으면 목숨 걸고 안 했을 거다. 나는 동물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게 책임이었다. 두 아들이 학교에 다니고, 직장 가진 다음에 난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PD들이 건물이 없냐고 물어보는 데 없다고 한다. 우리 세대는 교육이 중요하다. 걔네들이 없었으면 그렇게 열심히 안 했을 거다. 어떻게 보면 아들들한테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여정은 배우를 꿈꾸는 관객에게 "연기를 계속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음식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한다. 특출난 배우들은 외부적인 조건을 잘 갖췄을 거고, 장점을 가졌을 거다. 저같은 경우도 그렇지 않았다. 우리 엄마도 '연기는 김혜자가 잘하지'라고 말씀하셨다. 근데 저는 그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김혜자처럼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모든 배우들이 특출난 연기를 하는 김혜자 선배처럼 되려고 하면 안 된다. 나만의 길이 필요하고, 그냥 나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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