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배우 한효주가 "연기는 점점 재밌어진다"면서도, 유명인으로서의 삶은 여전히 버겁다고 털어놨다.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액터스 하우스가 개최된 가운데, 한효주가 참석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독전2'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지난 2018년 개봉해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독전'(2018)의 후속작으로, '뷰티 인사이드'(2015)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받은 백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효주는 새로운 캐릭터 큰 칼로 작품에 합류하며 파격 변신에 나선다.
한효주는 "제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옷이었다.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고민 됐고, 사실 옷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원래 남자 캐릭터였는데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 하기 위해 여자로 바꾸셨다. 선택하기까지 큰 부담이었고,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옷을 입기 위해 외적으로, 내적으로 많은 연구를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살도 많이 빼고, 근육도 만들고 독하게 준비했다. 이 영화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제가 이 캐릭터를 맡아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남거나 그런 느낌은 없지만,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는 면을 꺼내서 발전시키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아예 없는 부분을 연기해야 했다. 오히려 연기할 때 더 재밌는 부분도 있었다. 하얀 종이에 밑그림부터 그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정도 선이 있는 상태에서 색을 칠하는 느낌이 아니라 밑그림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라서 이것대로 재밌는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적으로는 분명하게 나와있는 지문이 있었고, 말랐지만 잔근육이 있고, 흉터가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효주는 악역 그 이상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연민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성격 장애에 대한 책들도 많이 찾아보고, 경계성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을 가져와서 캐릭터에 집어넣으려고 했다. 점점 더 그런 과정이 재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효주는 데뷔 당시를 회상하기도. 한효주는 "저는 연극영화과에 가긴 했지만, 들어가자마자 데뷔해서 공부를 많이 못 했다. 그래서 늘 제 연기에 자신감이 부족했다. 제가 알아서 부딪히고, 배우고, 다시 또 부딪히고, 배우는 과정을 이어왔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를 못해서 매일 울었다. 인정하기 싫은데 제가 연기를 못하더라. 제 데뷔작인 '봄의 왈츠'에 김해숙 선생님이 엄마로 나오셨다. 선생님은 너무 연기를 잘하시니까 '저는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할까요? 너무 힘들어요'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근데 선생님께서 '내가 20~30년 동안 한 걸 한 번에 하려고 하면 안 되지'라고 하셔서 수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그때는 진짜 너무 잘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차 문을 열어서 카메라 앞에 서기가 무서울 정도로 자신이 없던 때가 있었다. 그걸 카메라 공포증이라고 하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우울증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호되게 첫 작품을 하고 나서 나는 앞으로 계속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는 영화를 만났다. 아주 적은 예산의 독립 영화였는데 그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캐릭터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데뷔 20주년을 맞은 한효주는 "찬란했던 20대를 보내고 30대에 들어서면서 선배의 위치가 됐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저한테 선배님이라고 하면 화들짝 놀란다"며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을 찍을 때 여자 두목 역할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영향을 받으니까 현장에서도 리드해야 할 것 같고, 영화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 늘 책임감이 있었지만, 그때는 남달랐다. 선배님들 생각도 많이 나고, 좋은 선배가 되는 건 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효주는 배우와 스타 사이, 그 간극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실 좀 버겁다. 연기하는 건 너무 좋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대중 앞에 서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내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삶은 아니다. 저는 똑같이 배우 일하고 연기하는데 점점 유명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저를 좋다고 하면 '제가 왜 좋아요?'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사는 것과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 같다. 감사하면서도 불편하고 힘든 순간이 많다"고 전했다.
일하며 힘을 얻는다는 한효주는 "그래서 쉬지 않고 일하지 않았나 싶다. 근데 이제는 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사람을 연기해야 해서 사람을 많이 알아야 하는데 촬영장에만 있으면 작아지고, 갇힌다는 생각도 들더라. 그래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한다. 저는 점점 더 평범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액터스 하우스가 개최된 가운데, 한효주가 참석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독전2'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지난 2018년 개봉해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독전'(2018)의 후속작으로, '뷰티 인사이드'(2015)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받은 백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효주는 새로운 캐릭터 큰 칼로 작품에 합류하며 파격 변신에 나선다.
한효주는 "제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옷이었다.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고민 됐고, 사실 옷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원래 남자 캐릭터였는데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 하기 위해 여자로 바꾸셨다. 선택하기까지 큰 부담이었고,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옷을 입기 위해 외적으로, 내적으로 많은 연구를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살도 많이 빼고, 근육도 만들고 독하게 준비했다. 이 영화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제가 이 캐릭터를 맡아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남거나 그런 느낌은 없지만,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는 면을 꺼내서 발전시키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아예 없는 부분을 연기해야 했다. 오히려 연기할 때 더 재밌는 부분도 있었다. 하얀 종이에 밑그림부터 그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정도 선이 있는 상태에서 색을 칠하는 느낌이 아니라 밑그림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라서 이것대로 재밌는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적으로는 분명하게 나와있는 지문이 있었고, 말랐지만 잔근육이 있고, 흉터가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효주는 악역 그 이상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연민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성격 장애에 대한 책들도 많이 찾아보고, 경계성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을 가져와서 캐릭터에 집어넣으려고 했다. 점점 더 그런 과정이 재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효주는 데뷔 당시를 회상하기도. 한효주는 "저는 연극영화과에 가긴 했지만, 들어가자마자 데뷔해서 공부를 많이 못 했다. 그래서 늘 제 연기에 자신감이 부족했다. 제가 알아서 부딪히고, 배우고, 다시 또 부딪히고, 배우는 과정을 이어왔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를 못해서 매일 울었다. 인정하기 싫은데 제가 연기를 못하더라. 제 데뷔작인 '봄의 왈츠'에 김해숙 선생님이 엄마로 나오셨다. 선생님은 너무 연기를 잘하시니까 '저는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할까요? 너무 힘들어요'라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근데 선생님께서 '내가 20~30년 동안 한 걸 한 번에 하려고 하면 안 되지'라고 하셔서 수긍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그때는 진짜 너무 잘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차 문을 열어서 카메라 앞에 서기가 무서울 정도로 자신이 없던 때가 있었다. 그걸 카메라 공포증이라고 하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우울증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호되게 첫 작품을 하고 나서 나는 앞으로 계속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는 영화를 만났다. 아주 적은 예산의 독립 영화였는데 그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캐릭터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데뷔 20주년을 맞은 한효주는 "찬란했던 20대를 보내고 30대에 들어서면서 선배의 위치가 됐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저한테 선배님이라고 하면 화들짝 놀란다"며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을 찍을 때 여자 두목 역할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영향을 받으니까 현장에서도 리드해야 할 것 같고, 영화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 늘 책임감이 있었지만, 그때는 남달랐다. 선배님들 생각도 많이 나고, 좋은 선배가 되는 건 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효주는 배우와 스타 사이, 그 간극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실 좀 버겁다. 연기하는 건 너무 좋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대중 앞에 서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내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삶은 아니다. 저는 똑같이 배우 일하고 연기하는데 점점 유명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저를 좋다고 하면 '제가 왜 좋아요?'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사는 것과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 같다. 감사하면서도 불편하고 힘든 순간이 많다"고 전했다.
일하며 힘을 얻는다는 한효주는 "그래서 쉬지 않고 일하지 않았나 싶다. 근데 이제는 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사람을 연기해야 해서 사람을 많이 알아야 하는데 촬영장에만 있으면 작아지고, 갇힌다는 생각도 들더라. 그래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한다. 저는 점점 더 평범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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