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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불구경 NO"..'소년들', 실화가 주는 강력한 울림 [종합]

  • 용산CGV=김나연 기자
  • 2023-10-23
실화의 울림과 진실을 추적하는 수사 과정의 장르적 재미까지 다 잡았다.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영화화한 '소년들'이 베일을 벗었다.

23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 '부러진 화살'(2012), '블랙머니'(2019)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1999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한 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주인 할머니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9일 만에 동네 소년 3인이 사건의 용의자로 검거되고 범행 일체에 대한 자백과 함께 수사는 일사천리로 종결된다. 그러나 사건에 관련된 모든 증거와 자백은 조작된 것이었고, 소년들은 살인자로 낙인찍힌 채 억울한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이른바 '삼례나라슈퍼 사건'으로 불리는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재구성한 영화다.

정지영 감독은 "많이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 사건은 그냥 강 건너 불구경 하는 게 대부분인데 절대 그렇게 지나가서는 안 될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더 다시 보고, 잘 들여다보자고 생각했다. 다른 실화 사건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화를 영화화한 데 대해서는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많은 관객과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며 "실제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극적 장치를 만드는 사람 같다. 이 영화에서도 사실대로 가면 '황준철'이라는 인물은 나올 수 없다. 근데 한 사람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황준철'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사실을 영화화하면서 극적장치를 도입했는데 뼈대를 왜곡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실존 인물을 만나 캐릭터를 보강했다는 정지영 감독은 "시나리오를 시작할 때는 이미 나와 있는 자료를 가지고 시작했고, 시나리오를 다 쓴 이후에 캐릭터를 보강하기 위해 실존 인물을 만났다. 그것이 시나리오를 고치거나 바꾸는 데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만난 이후에 '내가 캐릭터를 잘 썼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년들'은 의문의 제보 전화를 계기로 우리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설경구 분)이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전북청 수사계장 '최우성'(유준상 분)을 비롯해 당시 사건의 책임자였던 이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수감된 소년들을 위해 싸우는 '황준철'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현실 공감과 공분을 자아낸다.

설경구는 "촬영 전에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알게 된 그 순간에는 분노하고 화났지만, 그냥 흘려보냈던 사건이라고 반성하고 있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황준철'은 실제 사건과는 무관한 인물"이라며 "저를 통해서 이 사건을 정확하게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년들'의 대본을 받기 전에 정지영 감독님을 사석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같이 한번 작업하자. '강철중' 같은 역할을 한 번 더 해야 하는데'라고 하시더라"라며 "그 이후 일주일 만에 책을 보내셨는데 '소년들'이라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고발'이라는 제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공공의 적' 이후에 '강철중' 같은 캐릭터가 많이 들어왔는데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밀어냈다. 근데 '소년들' 속 역할은 다소 정리된 '강철중'이라고 이해했고, 극 중 현재인 17년 이후의 '황준철'의 모습이 중요했던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고, 술에 의존하는 등 과거와 대비되는 모습에 중점을 두고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와 대립각을 세우는 유준상은 "영화를 시작하면서 많은 자료를 검토하면서 악의 명분을 정확하게 고민하고, 17년 후의 모습에 신경을 많이 썼다. 허성태 배우고 펑펑 울고 나와서 눈이 부었는데 저도 영화를 보고 너무 많이 울었다. 제가 한 거라고는 안 믿길 정도로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아서 좋았다"고 전했다.

진경은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피해자 '윤미숙' 역을 맡아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이고, 허성태는 '황준철'을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박정규' 역을 맡아 친근하고 유쾌한 매력을 뽐낸다. 염혜란은 재수사에 나선 '황준철'을 지지해 주는 아내 '김경미' 역으로 생활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진경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했던 부분에 있어서 바람직한 인물이지 않나 생각한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 있었을지 생각했다. 무엇보다 외적인 부분보다는 그 인물의 진심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며 "실존 인물을 토대로 만든 역할. 진심과 닿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성태는 "정지영 감독과 설경구 선배님께서 다 열어주셔서 애드리브도 많이 하고, 노는 기분으로 촬영했던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스스로 '흥행 요정'이라고 칭한 염혜란은 "'소년들'도 흥행이 되면 행복할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정지영 감독님, 설경구 선배님과 호흡을 많이 맞출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면서 떨리고 부담이 됐다. 제대로 못 해낸 것 같은데 두 번째 만남에서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저도 이 사건에 대해서 대충 알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 사건이 1999년에 일어났다는 것에 놀랐다. 제가 대학교를 졸업했을 땐데 억울한 일은 거의 없어지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했다. 내가 편하게 생활하고 있을 때 어느 한 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놀라웠다. 이 역할이 보시는 분들과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용산CGV=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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