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예계 대표 아빠들이 '녹색 아버지회'를 통해 지구 지키기에 앞장선다.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 '옆집 남편들 - 녹색 아버지회'(이하 '녹색 아버지회')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녹색 아버지회'는 연예계 대표 아빠 4인방이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환경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정글의 법칙'과 '공생의 법칙' 시리즈로 야생과 자연의 생생한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전한 김진호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날 김진호 PD는 "'정글의 법칙'을 10년 정도 연출하면서 전 세계를 다니다 보니까 이런 문제에 관심이 안 생길 수가 없더라"며 "'공생의 법칙'에서 다뤘던 주제를 좀 더 넓히고 싶었다. 좀 어려운 주제다 보니까 재밌고 진정성 있게 접근하기 위해 아버지들을 모시게 됐다. 생활 밀착형으로 편하게 캠페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최장원PD도 "'환경 얘기가 어렵고 딱딱하게 들리지 않으려면 어떤 화자가 있을까. 아버지들이 하면 진정성이 느껴지면서도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녹색 아버지회'에는 배우 차인표와 정상훈, 류수영, 인테리어 디자이너 출신 방송인 제이쓴이 캐스팅됐다. 최 PD는 "아버지를 떠올렸을 때 처음 기획안에 올렸던 네 분 그대로다"며 "다른 분은 생각도 안 했다. 좋은 뜻을 알아주셔서인지 흔쾌히 섭외에 응해주셔서 좋은 기운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며 출연진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녹색 아버지회' 회장이자 맏형인 차인표는 "'녹색 아버지회' 섭외를 받았을 때 정말 기다리던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며 "지구에서 산 지가 56년이다. 지구가 준 혜택을 너무 받고 살았는데, 후세에 살아갈 지구를 위해 아무것도 한 게 없더라. 어느 순간 그것에 대한 부채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차인표는 또한 "'남은 커리어 동안 보람 있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딱 '녹색 아버지회' 기획안이 와서 '와 이거구나'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세 아들의 아빠인 정상훈은 "아이가 셋이다 보니 아이 때문에 출연한 거 같다"며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들이 이 지구에서 살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나' 생각하게 되더라. 때마침 출연 섭외가 와서 '이건 당연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섭외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류수영은 '녹색 아버지회' 출연을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엔 '가능할까' 생각을 먼저 했다"며 "'환경인데 어떻게 예능으로 할 수 있을까.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을까' 망설였다"고 전했다. 류수영은 이어 "우리가 환경에 대한 어마어마한 정보 홍수 속에 살고 있는데 마음만 대충 느끼고 있지 겁을 하나도 안 먹고 있더라"며 "기후학자들이 아무리 얘길 해도 우린 잘 모른다. 그래서 겁먹으려고 ('녹색 아버지회'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류수영은 또한 "프로그램 시작하면서 관련 책이나 뉴스를 보면서, 출연자들, PD들과 얘기하면서 완전 겁을 먹었다"며 "생각보다 무섭더라. 겁먹으려고 들어왔는데 실제로 겁을 먹었다. 겁을 먹으니까 행동이 바뀌더라. 물을 마시고 싶은데 PT병에 든 물을 사 마시는 게 두렵더라. 그런 것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렇게 시작하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제이쓴은 평소 분리수거를 하면서 자원의 재생과 순환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제이쓴은 "아이가 태어나서 분리수거를 해야하는 횟수가 많이 늘어나더라"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편인데 '이것의 끝은 어딜까. 과연 어디서 어떻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아이 장난감을 봤는데 이걸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도 있지만 분해를 해보니 철, 건전지, 플라스틱 등이 혼합된 걸 보고 이걸 어떻게 쓰레기로 버려야 하나 생각이 들더라. 결국 우리가 일상에 살다 보면서 환경에 대해 많이 듣는데 멀게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제이쓴은 또한 "프로그램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이걸 누군가를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하기 보다는 나부터 경각심을 가지고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차인표와 정상훈은 티격태격 '케미'로 제작발표회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차인표는 정상훈과 남다른 인연을 언급하며 "거의 20년 전이다. 내가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 보스로 출연했는데, 정상훈은 2시간 영화 출연하면서 나랑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부하였다. 역할도 쭈꾸미였다"고 말해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차인표는 당시 정상훈의 연기에 대해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계속할 거라 생각은 못 했다"고 치켜세우면서 "20여 년이 흐르고 식당에 갔는데 내 앞에 딱 앉더라. 한편으로 굉장히 반가우면서도 '상훈이가 대기만성해서 왔구나. 아닌가? 내가 떨어진 건가' 중간에서 만난 느낌이 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상훈도 "많은 대중이 잘 아실 거 같다. 내가 얼마만큼 올라왔는지"라고 맞장구치며 "과거에 계속 계신 형님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정상훈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아직도 나를 쭈꾸미로 알고 계신다"고 전해 폭소를 안겼다. 정상훈은 차인표가 짓궂은 장난도 잘 받아준다며 "형이랑 케미가 잘 맞는 거 같다. 앞으로도 방송이 계속 갈 거 같은데 둘의 케미를 지켜봐 달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녹색 아버지회' 4인방은 '아이들의 교통 안전은 녹색 어머니가! 지구 안전은 녹색 아버지가 책임진다!'는 슬로건 하에 국내외 환경 이슈를 직접 찾아가 살펴보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녹색 아버지회'는 25일 오후 10시 4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