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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기소유예 이후 12년..GD 마약, 이젠 놀랍지도 않다[★FOCUS]

  • 윤상근 기자
  • 2023-10-25

"대마초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대마초와 담배를) 구분할 수 없었다. 구분이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생긴 것이 제가 피우는 담배였다. 나이도 어리고 반성의 기미가 보이고 조사에 순하게 응한 걸 좋게 봐줘서 기소유예판결을 받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제 마음으로는 반성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이 통한다는 게 말이 안 되고,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 사람들을 못 봤을 것 같다. 가수는 팬들을 무대에서 직접 만나는 직업이기 때문에 (거짓말이라면)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


2세대 K팝 신을 호령했던 인기 아이돌 빅뱅 멤버 지드래곤(35, 권지용)은 2012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자신의 마약 이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드래곤은 지난 2011년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지드래곤이 초범이고 마약 사범 양형 처리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의 성분이 나왔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이러한 처분을 두고 극소량의 마약을 의도치 않게 처음 흡입하면 기소가 되지 않는게 말이 안된다며 솜방망이 처벌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이내 지드래곤이 본업으로 보답(?)하며 사그라들기에 이르렀다. 지드래곤은 이 이슈 외에도 현역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열애설 등으로(열애설의 경우 법적 문제가 될 소지는 없지만) 수많은 설왕설래를 낳았지만, 지드래곤 스스로 자신만의 셀럽으로서 영향력과 음악성으로 이를 짓눌렀고 지워나갔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이게 먹힌 듯 보였지만, 2023년 10월 25일 전해진 소식은 이제 전 소속사가 된 YG엔터테인먼트마저 즉각 손절이나 다름없는 공식입장 속에 지드래곤에게도 사실상 '까방권'이 사라졌음을 의미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드래곤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 이선균의 충격적인 마약 및 유흥업소 관련 이슈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등장한 핵폭탄급 뉴스다.

SBS 8시 뉴스는 이에 더해 "경찰은 앞서 구속한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로부터 지드래곤의 마약 진술을 확보했으며 해당 유흥업소는 연예인들과 재벌 3세 등이 단골 고객이다. 유흥업소 관계자는 '4명이서 오면 기본적으로 1000만 원 이상 나오는데 어떻게 일반 사람이 오겠냐. 일반 직장인이나 웬만한 회사 임원들도 못 온다'라고 설명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선균이 출입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 유흥업소의 실장은 향정 혐의로 구속됐으며, 이선균을 협박해 3억5천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고 유흥업소 종업원 1명이 입건된 데 이어 재벌가 3세·작곡가·가수지망생 등 5명은 내사를 받고 있다. 항간에는 이선균과 지드래곤에 이어 걸그룹 출신 여성 2명이 연루됐다는 루머도 떠돌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이에 대해 일단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이선균 이후 지목된 유명 연예인이 지드래곤임이 드러난 이후 대중의 반응은 오히려 "놀랍지도 않다"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고 비난 섞인 시선도 있겠지만 분명 2012년 대마초 기소유예 사건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임도 분명할 것이다. (여기에 지드래곤 뿐만 아니라 탑, 비아이, 박봄, 쿠시 등 YG를 약국으로 불리게 했던 동료 아티스트들의 마약 관련 전력도 어느 정도는 영향도 있었다.)

사실 지드래곤에게 2023년은 팬들의 기대감이 컸던 해로 기억하고 있었다. 직접 YG 유튜브에 출연해 근황을 알리고 조만간 신곡 발표를 하겠다는 선언에 SNS로 작업 중인 사진까지 내놓았기 때문. 하지만 어느 순간 이 기대감은 깜깜 무소식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YG와의 전속계약도 만료된 채 매니지먼트 업무만 주고받는 관계로 슬그머니 자리잡더니 미국 워너뮤직 레코드 LA 사무실을 방문한 사진을 떡하니 내놓기도 했다. (이번 YG의 '당사 아티스트가 아니다'라는 발언과 함께 사실상 지드래곤과의 관계도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은 자타가 공인하는 K팝 최고 솔로 아티스트였다.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딴 'G-Dragon'으로 가요계에 존재감을 알린 이후 연습생 기간을 거쳐 2006년 5인조 힙합 아이돌 그룹 빅뱅의 일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드래곤은 빅뱅 리더로 팀을 이끌면서 '거짓말', '하루하루', '마지막 인사', '착한 사람', '붉은 노을', 'Number 1', '배드 보이', '뱅뱅뱅', '베베', '루저',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에라 모르겠다', '판타스틱 베이비', '라스트 댄스', 'IF YOU'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고 솔로로도 활동을 병행, '디스 러브', '하트브레이커', '크레용', '원 오브 어 카인드', ''굿 보이', '무제', '개소리' 등을 만들었으며 자신의 곡 뿐만 아니라 빅뱅을 비롯해 동료 뮤지션들의 곡들도 피쳐링 또는 프로듀싱으로 참여해 작곡가로서도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다.


패셔니스타로서도 지드래곤은 여타 아이돌과 다르게 뮤지션으로 끌어올린 자신의 셀러브리티로서 입지를 국내외 유력 패션쇼를 통해서도 뽐냈으며 남달랐던 패션 센스는 자신의 아티스트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마약 혐의로 적발되고 여러 스타들과의 염문설에도 휩싸이는 등 우여곡절도 컸지만 그럼에도 지드래곤은 뮤지션으로서, 패셔니스타로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쌓아온 업적을 앞세워 대중적인 인기를 유지했고 롱런했다.

하지만 이 업적들도 이번 마약 혐의 입건과 함께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될 것 같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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