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ARTIST AWARDS News Photo Content

News

전청조 밈·패러디 우르르, 피해자 고통은 안물안궁인가[★FOCUS]

  • 김노을 기자
  • 2023-10-31
전 펜싱선수 남현희와 재벌 3세를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인 전청조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인 가운데,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하지 못한 패러디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31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전청조에 대해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과 통신내역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동부지검에 신청했다.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전청조는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실제 사업 및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 전혀 없음에도 대출을 권유하고, 돈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전청조의 만행은 남현희와 결혼 발표 과정에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남현희가 자신과 재혼할 남자라며 전청조의 존재를 알렸고 'P호텔 혼외자' '재벌3세' '다이아몬드 수저' 등 으리으리한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청조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속속 목소리를 높이면서 남현희와 전청조는 파국을 맞았다.

남현희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성인 전청조와 결혼을 발표하게 된 전말 관련 "어느 날 제 옆에 누워서 본인이 남자라는 것을 노출시켰다. 보여주는 노출이 아니라 저를 당황시킨 스킨십이 먼저 있었다. 분명 남성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제로 남녀 사이 행위가 많이 이뤄진 것도 아니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는 제가 성관계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처럼 말을 했더라. 저도 그 사실을 최근 알았다. 트렌스젠더들이 사용하는 기구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주요 부위를 뺀 나머지 신체는 봤다. 무언가를 착용하고 있진 않았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전청조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며, 전청조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재벌의 혼외자이자 재벌 3세가 아니라고 인정하고 "죗값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청조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여 편취한 금액만 수십 억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현희의 가족,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 회원들, 아직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피해자의 면면도 다양하며 그들이 입은 경제적, 심적 피해는 짐작할 수도 없다.

이런 가운데 일명 전청조 밈(meme)을 이때다 싶어 코미디 소재로 사용하는 상황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미디언 엄지윤은 자신의 SNS에 "OK.. Next Time... I am 엄청조"라는 글과 함께 전청조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선글라스를 낀 엄지윤이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의 경호를 받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전청조가 재벌 3세 행세를 하며 경호원들과 찍은 사진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사기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이걸 웃음 소재로 쓰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엄지윤은 이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했다.

29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도 전청조 밈이 등장했다. 이날 '런닝맨' 멤버들은 가수, 비가수 팀으로 나뉘었고, 지석진은 "나는 가수 팀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하자 유재석은 "형이 가수는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에 지석진이 "나 가수야"라며 발끈하자 'I am 가수에요'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이 역시 미국 뉴욕 출신인 척 행세하며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사용한 전청조 밈의 패러디다.

이외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유튜브 채널 등에서 전청조 밈이 물타기 식으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희대의 사기극이 전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큰 피로감을 안기는 와중에 일각에서는 이런 전청조의 모습을 패러디하며 화제에 탑승한 모양새다. 하지만 수많은 피해자가 존재하는 이번 사안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토록 가벼운 전청조 패러디는 시기상조가 아닐까.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Go to Top
2019 Asia Artist Awards

투표 준비중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