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용이 사업 실패로 우울증을 겪었다고 밝혔다.

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개그맨 김용이 출연해 일상과 트라우마를 공개했다.

당시 최연소 공채 개그맨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용은 "스물한 살에 내가 한 달에 3천만 원 정도 벌었다. 밤업소, 대학교 축제 다 하고, 방송은 기본 6개씩 했다. 돈이 어떻게 들어오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요식업 사업가로 바쁜 삶을 살았던 김용은 "포차부터 갈빗살, 주꾸미까지 많이 했다. 청담동에서 소문이 났었다. 하루에 800만원씩 들어오니까 돈이 돈처럼 안 보였다"며 "요식업 해서 돈을 많이 벌 때 투자한 거다. 사업을 많이 했고, 지금으로 따지면 10억 원 이상 날아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망해서 지하까지 내려갔다가 서울역도 가봤고 용산역도 가봤다.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 기피, 조울증까지 겪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며 "전기 끊기고, 물도 끊겨 3일 동안 굶었다. 자존심이 있어서 후배들이 뭐하냐고 물어보면 레스토랑에서 파티하고 있다고 했다. 너무 떴다가 나락으로 가니까 꿈꾸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돈 빌려주고 잘해줬던 사람들은 내가 망한 걸 아니까 곁을 떠나더라. 그때 충격이 셌다"고 밝혔다.

또한 고(故) 최진영의 묘소를 찾아 "13년 만에 왔다"며 "고맙고 미안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군대에서 만나 각별한 사이로 지냈다. 제 고민을 많이 들어주고, 동생이지만 친형처럼 해줬다. 나를 만나면 그렇게 즐거워했고, 나도 무슨 일 있으면 가장 먼저 전화했다. 진영이는 의젓하고, 나는 장난스러우니까 잘 맞았다. 반쪽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용은 "어느 날 자정이 넘어서 최진영이라는 이름이 뜨니까 전화를 받았고, 갑자기 나한테 온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형 나 좀 웃겨주면 안 돼?'라고 했고, 재밌게 깔깔대고 웃더니 '형 고마워'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 나갔다. 그 뒷모습이 마지막이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이 만난 다음 날 비보가 들려온 것.

그는 "(소식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진짜 미안한 건 내가 진영이를 못 잡았다는 것"이라며 "고 양종철이 형도 마지막까지 술 먹고 다음 날 사고 나고, 그들의 마지막 눈빛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죄책감 아닌 죄책감이 밀려오는 거다. 내가 봐도 지구상에 나 같은 사람이 몇 명 없을 거다. 이럴 수는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