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질란테'가 한국형 다크히어로물을 표방하며 글로벌 안방극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유지태와 이준혁, 김소진 등 주연 배우 3명과 연출을 맡은 최정열 감독이 참석했다. 군 복무로 인해 이날 참석하지 못한 배우 남주혁은 영상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남주혁 분)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치열하게 맞서는 액션 스릴러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유지태는 "영상화 작업하기 전에 웹툰으로 관심 있게 봤던 작품"이라며 "세계적으로 유행할 거란 확신이 있던 콘텐츠다"고 '비질란테'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실제 주변 지인들에게 '비질란테'를 추천하기도 했다는 그는 "이후 몇 년 뒤 돌고 돌아 나에게 좋은 역할로 '비질란테'가 오게 됐다. '이건 운명이다'고 생각하면서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질란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당시 독특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었다는 이준혁은 "'그 해 우리는'이라는 작품을 하고 있을 때 였는데 반듯한 캐릭터라, 상대적으로 이런 걸 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소진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며 "뭔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인물들의 에너지가 굉장히 강하고 힘 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웹툰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찾아서 좀 더 현실감 있게 그려보고 싶다는 모험심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극 중 비질란테를 추격하는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 역으로 분했다. 유지태는 조헌 역을 위해 체중을 20kg 증량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배역이 다 그렇듯이 캐릭터를 맡게 되면 외형부터 캐릭터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조헌은 '넘사벽' 피지컬을 가져야 해서 20kg 증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도 작품 때문에 이렇게 증량한 적은 있지만 근육량을 키우는 작업은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외형이 중요해서 보디빌더처럼 키우고, 대사, 대본에 집착하면서 캐릭터 분석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준혁은 극 중 재벌 2세 조강옥 역을 맡았다. 조강옥은 굴지의 기업인 DK 그룹의 젊은 부회장으로, 돈과 정보력을 이용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비질란테를 추종하는 인물이다. 어린시절 히어로를 꿈꾸던 그는 비질란테의 등장을 다룬 뉴스를 본 후 현실에 나타난 진짜 히어로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고 비질란테의 광팬이 되어 그를 추종하기 시작한다.

이준혁은 조강옥에 대해 "돈이 많고 모든 걸 자기 맘대로 해도 혼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모든 게 과장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걸 준비하면서 다큐, 예능, 리얼리티 같은 걸 많이 봤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정형화된 대로 살지 않고 뮤지컬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조강옥을 준비할 때 그런 걸 참고했다. 자칫 작품의 리듬감을 해칠 수 있으니 감독님한테 '그러면 제한을 걸어달라'고 말하고 즐기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준혁은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에서 마약 사건에 연루된 메인 빌런 주성철 역으로 등장해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이준혁은 "'비질란테'와 비슷한 시기에 '범죄도시'를 찍었기 때문에 서로 반대되는 캐릭터의 느낌이 오히려 양쪽에 좋은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범죄도시3'에서 배우 마동석과 대립각을 세웠던 그는 "마동석의 액션에서 벗어나니 유지태를 만났다"는 MC 박경림의 말에 "다행히 (유)지태 형한테는 안 맞았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소진은 방송 기자 최미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최미려는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비질란테를 보며 특종임을 감지하고, "지금 사람들은 이런 다크 히어로를 원합니다"라며 비질란테라는 이름과 함께 그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캐릭터다.

김소진은 "최미려는 지금 대중이 뭘 원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목표로 하는 일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전투적으로 나가고, 비질란테를 취재하는데 아주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며 "지치지 않는 사람이라 텐션을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사냥개 같은 집요함, 끝장을 보겠다는 강한 집념, 확고한 자신감, 기자로서 나름의 신념과 소신을 마지막까지 지켜나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비질란테'는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악마판사' 등을 집필한 판사 출신의 작가 문유석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최정열 감독은 "(문유석 작가가) 웹툰 원작을 각본으로 만드는 데 있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를 줬다"며 "아무래도 판사 경력이 있기 때문에 균형 있는 시각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비질란테'는 지난달 개최된 2023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되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할리우드 대표작 '배트맨'의 광팬이라고 밝힌 유지태는 "'비질란테'가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서 박쥐를 잡으러 갔으면 좋겠다"며 "'배트맨'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배우로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제는 한국형 액션 히어로물이 나올 때가 됐다. 그 작품은 '비질란테'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자신했다.

최 감독은 "각자 다른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나오고, 그들이 다 다른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주제를 전달해야겠다는 목적보다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과연 지금 이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 작품의 재미 속에서 지금 이야기하는 법이 정당하게 잘 작동하고 있는지, 이런 행위가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다양한 질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비질란테'는 오는 8일 첫 공개되며, 매주 수요일 2편씩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