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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 경찰서 스웨그..'마약 양성' 부메랑 되지 않기를[윤상근의 맥락]

  • 윤상근 기자
  • 2023-11-07

자신만만함의 끝이었다. 경찰서 포토라인에서마저 스웨그(SWAG)로 가득했다. 시종일관 뒷짐을 지고 입꼬리를 연신 가만히 냅두질 않았다. 고개는 왔다갔다, 피식 웃음에 건들건들, "웃다 끝났다"는 장난까지. 마약을 안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고는 하나 다르게 보면 건방이 하늘을 찔렀다. 진지함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빅뱅 지드래곤(35, 권지용)은 지난 6일 인천 논현경찰서에서의 자진 출석 일정을 마무리했다.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고 정밀 조사도 요청했다. 지난 10월 25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지 12일만에 진행된 첫 소환 조사는 4시간 정도 소요됐다.

입건 직후 지드래곤은 3차례에 걸처 법률대리인을 앞세워 "마약을 한적이 없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자진출석 요청과 함께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인 선임, 거액의 선임료 지급 등 여러 소문도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동안 공식석상에 보이지 않았던 지드래곤은 자신이 모델로 협업한 BMW의 i7 xDrive 60 차량을 타고 검은 양복에 푸른 셔츠와 뿔테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그간 스타들이 범죄 혐의로 경찰서 포토라인에 섰을 때 옷차림이 검은색 정장 차림에 가끔은 마스크 착용까지 하며 자신의 외모를 철저히 가리고 의상의 톤을 낮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너무도 빛나 보였다. 지드래곤의 모습이 공개된 직후 지드래곤이 착용한 안경이 무려 127만원에 달하는 자크마리마지 한정판 제품이라는 비하인드가 전해지기도 했다.

누가 봐도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온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지드래곤 특유의 자신감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드래곤은 그간 자신의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과 패셔니스타로서 위풍당당한 인플루언싱으로 K팝 신을 넘어선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빅뱅 해체는 그렇다 치고, 솔로 가수 활동도 사실상 올스톱인 가운데서 인스타그램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건 꾸준히 표현해왔고, 누군가는 퇴물이라고 한다지만 그 클래스는 아직까진 유효해보였다.


그랬기에 이번 마약 혐의 경찰 출석은 지드래곤 입장에서는 아티스트 커리어에 있어서 치명타가 될 수 있을 법했다. 2011년 대마초 관련 혐의 기소유예 전력까지 재조명될 만큼 30대 중반을 넘어서서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었던 지드래곤의 스타로서 다음 행보에 마약 스캔들은 그 자체로 적지 않은 데미지가 되기에 충분했다.

경찰의 과잉 수사라는 지적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지드래곤을 마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하며 어떤 유의미한 단서를 확보했다고는 하나 지드래곤도 직접 "조사에서 경찰이 제시한 증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하고 있고 마약사범 적발의 타깃이 연예인이 상당수였다는 점도 일단 지금까지의 분위기에선 과잉 수사가 아니었나 하는 의문점을 들게 하고 있다.


물론 반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드래곤은 경찰 수사를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유흥업소에 출입한 적이 없냐는 물음에 "두고 봐야죠"라고 뭔가 이상한 대답을 내놓았다. 뭔가 답변이 명확하지 않았거나 회피한 것 같아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었다. 만에 하나 정밀 검사 결과 양성이라도 뜨게 되면 지드래곤이 보여줬던 화려한 경찰서 스웨그는 앞서 대국민 거짓 기자회견으로 한순간에 나락에 빠진 박유천을 넘어선, 허무맹랑한 거짓부렁 망신 쇼가 될 수도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화려한 옷차림에 산만한 태도를 넘어선 농담까지 뽐냈던 지드래곤이 쳐다도 보지 않았던 차분함과 진지함이 뒤늦게 양성 결과로 대중으로 하여금 '대신 낯뜨거움'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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