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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딘 "노래 왜 잘하냐고 다들 놀라..'10년째 재발견' 소리 들어"[인터뷰①]

  • 한해선 기자
  • 2023-11-08

"예전엔 고민이 있었어요. 예능 친화적인 사람이다 보니 음악이 나와도 '예능인 아님?'이라고 댓글이 달리는 게 힘들었거든요. 어느 순간 대중을 탓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훅 까놓고 말해서 몰라주게 행동을 해온 거죠. 방송을 주로 하면서 뮤지션으로 인정받으려 했어요. 그래서 '입맞춤'도 '더 콜'도 '스케치북'도 나갔고 사람들이 제 노래를 좋아해 주셨어요."

"예전의 저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저희 누나들도 '너 정말 사람 됐다'라고 해요. 얼마나 건강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까가 앞으로도 기대돼요."

가수 딘딘이 올해 데뷔 10년을 맞이했다. 예능이 주 무대고 노래는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가끔 내나보다 생각한 이들이 많았을 테지만, 사실 딘딘은 매해 앨범을 내고 자전적인 얘길 꾸준히 다이어리처럼 써왔던 성실한 가수다. 스스로도 자신의 근본을 '가수'에 두고 있는 딘딘은 요즘엔 다시 발성과 랩 공부를 하고 있단다. 또 그에 대한 막연한 인식은 랩만 하는 가수가 아니냔 건데, 그간의 앨범을 들어보면 노래의 비중이 상당히 많고 심지어 보컬 실력이 좋다.

딘딘은 지난 19일 새 싱글 '울었어 (feat. 정승환)'를 발매하고 감성적인 이별곡을 선보였다. '울었어'는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록발라드 곡으로, 연인과의 이별의 감정을 담아냈다. 이번 신보도 딘딘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딘딘은 오는 18일 오후 7시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2023 딘딘 콘서트 'Dinvitation:Double Party(딘비테이션 : 더블 파티)'를 열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기도 하다. 그는 KBS 2TV '1박 2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 하이' 등 방송 역시 부지런히 활동 중이다.

딘딘은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슈퍼벨컴퍼니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자신의 10년 활동기와 음악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전했다.


-요즘 근황은 어땠나.

▶11월에 공연 준비와 발매 안 한 신곡을 들려드릴 예정이어서 그 작업 막바지로 바빴다. 10주년이다 보니 앨범 관련 콘서트보다 10주년에 초점을 맞춰서 '쇼미더머니' 때 제가 했던 곡도 하나 하려고 한다. 음악방송 처음 한 흑역사 노래도 하려고 한다. 그걸 팬분들이 듣고 싶다고 하셔서 새롭게 편곡해서 보여드릴 예정이다. 저의 과거, 현재, 미래가 담긴 콘서트가 되겠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감은?

▶주변에서 '벌써 10년이에요'라고 하니 저도 신기하더라. 제가 어떤 일을 10년 동안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한 3년 한 것 같은데 아직도 더 하고 싶은 게 많다. 나만 조심하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할 수 있겠다 싶다.(웃음) 활동 20년이 되면 그때 명함을 내밀어볼 생각이다. 제가 10주년 축하파티를 미국에서 했는데 슬리피, 조현영, 이상민 형 등이 왔다. 다들 나보다 연차가 훨씬 많은데 나는 아직 10주년인데도 막내 느낌이 있어서 아직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0년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느낌이 어떤가.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예전에 어떻게 이런 노래를 냈을까' 싶었다. '소주 1차로, 맥주 섞어줘'라는 노래로 음악방송을 한 제가 너무 생각 없어 보이면서 그 패기가 되게 부럽더라. 이때의 얘는 아무것도 없는데 패기만 있던 아이였구나 싶었다. 지금은 패기가 많이 사라졌고 좀 더 성숙하려고 해서 그때의 내가 살짝 부럽다. 그때에 비해 내가 세상에 너무 맞춰진 것 같다.

-10년 동안 위기가 찾아올 때면 어떻게 극복했나.

▶솔직히 얘기하면 매년 위기였던 것 같다. 바뀐 상황에 맞춰서 적응하고 보여줘야 하는데 제대로 된 관리를 못 받았던 것 같다. 진짜 운 좋게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이제야 지금 사람으로서 정서적으로 멘탈적으로 잘 자리잡힌 것 같다. 앞으로의 제가 기대된다. 저는 제 옛날 방송을 못 본다. 제작진은 이렇게 오래 갈 줄 모르시고 섭외했던 것 같은데 그때는 늘 신나있었다. 일을 갈 때 '오늘은 얼마나 잘하지?', '잘하고 와야지'란 생각이 컸다. 제 능력치를 벗어난 일이어도 막 했다. 말실수도 많이 했던 것 같다.

-과거 방송 중 기억나는 흑역사 발언이 있다면?

▶지난주 방송도 흑역사인 것 같다. 저 말을 하지 말 걸 싶었던 게 있다. 지난주 '라디오스타'는 내가 보면서 '마스터피스'란 생각을 했다.(웃음) 정말 잘했구나 싶었다. 늘 이날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외에는 어떤 방송을 봐도 부끄럽고 후회를 한다. 가장 흑역사는 '쇼미더머니'다. 지금도 가끔 취하면 친구들이 '딘딘 영상 봐야지'라면서 튼다. 저건 장례식에서도 못 보겠는데 싶다. 너무 못 하는데 살려고 발악을 하던데, 애가 매 방송에서 발악하는 게 보이니까 슬프더라. 그래서 고마운 느낌도 있다. 당시엔 '찢었다'라면서 기분이 좋은데 시간이 지나고선 '왜 그랬을까' 싶다.


-활동 10년 중 자랑하고 싶은 영광의 순간은?

▶지난 '라스'는 베테랑의 품격이 느껴지더라.(웃음) 애가 완급조절이 정말 소름끼쳤고 '나 너무 잘하네?'란 생각을 그때 했다. 예전엔 자기 혼자 돋보이려고 노력했다면, 이번엔 모두 어울리면서 끌어가는 모습이었다. 작년에 K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탔을 때도 아직까지 제가 받을 상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배꼽 빠지게 만드는 사람이 받아야 했다고 생각했고, 그때 눈물이 좀 나더라.

-오랫동안 출연하고 있는 '1박 2일'은 어떻게 임하고 있나.

▶제작진이 잘 이끌어 주시는 것 같다. 극한의 상황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인데, 컨디션이 안 좋으면 촬영 가기 전부터 되게 불안하다. 방송이지만 그걸 잊을 정도로 몰입할 때가 있다. 진짜 삐치고 하는데 그게 화면에 나가면 좋은 게 아니다. 촬영 이틀 전부터 '체력 관리 잘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방송에서 멘트를 미리 준비하고 얘기하는 편인지?

▶나는 생각하고 얘기하면 잘 안 되더라. 유식해 보이는 말을 생각하고 현장에 가면 문맥이 앞 뒤가 안 맞고 결국 편집이 됐다. 수상소감을 할 때도 단 한 번도 생각하고 간 적이 없다. 오늘 인터뷰도 생각하고 오려고 했는데 어떤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겠더라. 그런데 '매일 행복한 게 되게 이기적인 생각이다'란 말은 준비했다. '오늘만 행복하자란 주의로 살면 그래도 행복하지 않을까요'란 말도 생각했다.(웃음)

-가사를 쓰는 건 또 다른 영역일까.

▶가사를 쓰는 건 생각을 정리해서 편한 작업이다. 여자친구에게 화난 부분이 있으면 써놓는다. 제가 연애할 때 화가 나면 장문의 톡을 보내는 편이었다. 저는 글로 쓰는 게 편한 사람이다. 수정에 수정을 더해서 마음을 함축시킬 수 있더라. 가사 쓰는 게 되게 재미있다.

-최근 신곡 '울었어 (feat. 정승환)'를 발표했다. 경험담이 반영된 곡인지.

▶제 곡은 거의 경험담이다. 영화 보고 영감 얻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울었어'처럼 살면 안 되겠다. (전 연인) 상대가 노래를 들으면 본인인 걸 알 텐데, 언제는 화가 났던 친구는 '내가 이렇게까지 했냐'고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제가 '너 아냐'라고 했다.


-과거 '힙합 잘하는 예능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바라던 대로 이뤄졌다고 생각하나.

▶생각 없이 다 뱉을 때 했던 말이었다. 저는 어쨌든 시작이 음악인이었고 음악을 계속하는 이유도 '이걸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가끔 저랑 안 맞는 방송이 있으면 '안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도 드는데 음악은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없다. 방송 끝나고 되게 피곤해도 작업실에 가는 걸 보면 저에게 취한다. '얘가 그래도 열심히 한다'라고 생각한다.

-'울었어'도 그렇고 랩과 노래 파트를 같이 하는 가수다.

▶제가 랩을 특출나게 잘해서 이 바닥을 뒤집을 수 있겠단 생각은 없다. 랩은 악기의 요소인 것 같다. 여기엔 랩이 들어갔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면서 랩을 요소로 본다. 제가 방송에서 노래를 했을 때 대중 분들이 '노래 잘하네'라고도 하시던데, '나는 래퍼인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게 편협한 생각이었다고 생각이 들더라. 요즘 제가 제 음악을 자신 있게 하고 있다.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방향이다. 둘 다 완벽하진 않아서 다시 발성과 랩 공부를 하고 있다. '나 생각보다 근본 있는 녀석이었구나' 싶다.(웃음) 이비인후과에서 발성 치료를 하는 게 있어서 그걸 병원에서 다시 배우고 있는데, 제가 목이 빨리 가는 발성으로 부르고 있더라.

-발성을 다시 배우는 게 MBC '복면가왕' 출연의 영향인가.

▶'복면가왕'은 아무 생각 없이 나갔고, 그땐 '가왕이 되면 어떻게 스케줄을 조정하지?'라고 생각했다.(웃음) '더 콜'에선 선배들 앞에서 제가 노래를 평가 받았는데 린 누나, 윤종신 형, 하동균 형 등 선배들이 제게 '너 왜 노래 안 하냐'라고 하더라.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매 무대마다 칭찬을 해주시니 '나 노래해야 하겠다'라고 생각했다. 노래를 하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방식이 늘어나는 것 같더라.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최고 무대는?

▶2017년 KBS 연기대상에서 '김과장' OST를 불렀는데, 이전에 엄마가 새해 첫 날은 회개를 해야 한다고 했었다. 시상식 끝나고 교회에 가는데 연락이 많이 오더라.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제야의 종소리'를 제치고 제가 노래 부른 게 포털사이트에서 1위가 됐더라. '늘 하던 일인데 왜 이런 반응이지?' 싶었다. 방송에서 노래를 하면 반응들이 '왜 잘하지?', '재발견'이라고 하더라. 10년을 노래했는데.(웃음) 제가 노래 부른 걸 합치면 4000만 조회수 정도 될 텐데 전 국민이 다 봤을 건데도 10년째 '재발견'이다. 또 다른 무대는 KBS 파일럿 '입맞춤'에서 이하이의 '한숨'을 부른 적이 있는데 저에게 의미가 있었다. 제가 힘들었을 때 가사를 썼고 처음으로 보컬을 내질렀는데 산들이가 잘 받쳐줬다. PD님도 편집하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고 하더라. 나도 가사로 울림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가사를 쓰기 위해 책도 읽으려 하는지.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미드 보고, '그알'(그것이 알고 싶다) 보고 영화 보는 것밖에 안 했다. 올해 책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e북을 샀고 많이 읽었다. 중반부쯤 되면 저자가 저와 마음이 안 맞나 싶더라.(웃음) 자기계발서는 별로 안 좋아하고 통계학, 여행기 책을 좀 읽었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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