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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때리는 배우? '7인의 탈출'이 소환한 '리턴'의 악몽 [이승훈의 드세권]

  • 이승훈 기자
  • 2023-11-10
"그깟 상 몇 개 받았다고 대감독이나 된 줄 아나 본데 내 눈에 아직 넌 애송이다"

"온갖 갑질로 유명하던데 나한텐 그런 거 안 통해"

주동민 감독이 연출을 맡은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에 나온 극중 배우, 감독의 대사 일부다. 주동민 감독은 5년 전 '7인의 탈출' 극중 상황과 똑같은 경험을 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7인의 탈출' 12회에서는 촬영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다툼을 벌이는 한모네(이유비 분), 미쉘(유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극중 한모네는 톱배우, 미쉘은 감독 역할이다.

이날 미쉘은 대기실에서 여유롭게 피부 관리를 하고 있는 한모네에게 "연기가 한참 부족하다", "회당 2억짜리 대배우인데 돈 받은 값은 해야하지 않냐"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러자 한모네는 "나랑 주도권 싸움이라도 하려는 거냐. 그깟 상 몇 개 받았다고 대감독이나 된 줄 아나 본데 내 눈에 아직 넌 애송이다. 내가 자르겠다고 하면 넌 바로 아웃이다. 이 영화 확 엎어버릴까"라고 경고했다.

이를 들은 미쉘은 "너 아니어도 나이스하고 연기 좋은 배우는 널렸다. 걸핏하면 '감독 바꿔라', '대본 바꿔라', 다른 배역 캐스팅까지 간섭하고 영하 20도에 스태프들 벌 세우면서 2시간 지각은 기본, '하루 다섯 신 이상은 안 찍겠다', '첫 신, 마지막 신도 빼라' 온갖 갑질로 유명하던데 나한텐 그런 거 안 통해"라며 한모네와 갈등을 일으켰다.

결국 미쉘은 한모네가 대기실을 나가려는 자신의 팔목을 붙잡자 뒤돌아서더니 한모네를 벽에 밀치며 멱살을 잡고 목을 졸랐다. 한모네 역시 이에 질세라 미쉘의 뺨을 후려친 후 똑같이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르며 폭행을 이어나갔다.

주동민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7인의 탈출' 이외에도 '펜트하우스' 시리즈, '황후의 품격' 등이 있지만 그중 최고의 화제작은 '리턴'이다.

'리턴'은 2018년 방송 도중 감독과 배우의 불화설, 폭행설 등으로 주인공이 교체되는 전무후무한 사태를 겪었다. 같은해 2월 7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주동민 감독과 여자 주인공인 고현정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당시 보도들을 종합해보면 '리턴' 촬영 중 두 사람은 거듭되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촬영을 이어나가다 결국 고현정은 촬영을 거부했고, 심지어 주동민 감독을 폭행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주동민 감독이 고현정에게 갑질을 했다", "고현정이 촬영장에서 대본을 외우지 못해 프롬프터를 보고 연기를 했다", "다수의 제작진이 보는 앞에서 고현정이 주동민 감독을 밀치고 욕설을 했으며 멱살을 잡고 정강이도 발로 찼다", "고현정의 잦은 지각으로 촬영이 지연됨은 물론, 제작진이 영하의 날씨에 야외에서 오랜 시간 대기했다", "자신의 캐릭터 등에 불만을 품은 고현정 때문에 방송 중에도 대본이 계속 수정됐다"라는 등 현장 스태프들의 주장들도 이어졌다.

결국 고현정은 "연출진과의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는 이유로 출연 중이던 '리턴'에서 중도 하차했고, 여자 주인공은 박진희로 교체됐다.

'7인의 탈출'이 5년 전으로 '리턴'한 셈이다. '어딘가 익숙하다'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7인의 탈출'에서 고현정이 보인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막장 드라마'라고 치부하기엔 리얼리티 요소까지 느껴진다.

주동민 감독의 노림수인지는 모르겠으나, '7인의 탈출' 속 대사와 행동들을 살펴보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리턴' 사태임은 분명하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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