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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유'→'정신병동' 박보영 "나이 드는 제 모습이 좋아요"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3-11-11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정다은 간호사도, 이를 연기한 배우 박보영도 또 한번 성장했다. '뽀블리' 이미지가 고민이 아닌 기쁨이 됐다는 박보영은 최고의 타이밍을 기다리며 성숙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박보영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박보영은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아 3년 차 간호사의 능숙함과 새로운 곳에서 좌절하고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다은의 인간적 면모를 세심하게 표현한다.

이날 박보영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따뜻한 작품을 꼭 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좋게 좋은 대본을 받게 됐다. 제가 다은이와 맞닿아 있는 부분도 있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제가 했던 모든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도 저의 한 구석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힘든 캐릭터였지만, 제가 캐릭터에서 잘 못 빠져나오는 편은 아니다. 뒷 부분은 마음이 힘들긴 했지만, 금방 극복하고, 상담하는 신에서 많은 걸 느끼고 같이 잘 성장한 것 같다"며 "다은이가 정신 상담받는 장면이 있는데 좋았던 점은 저 또한 다른 사람의 취향을 잘 아는데 제가 좋아하는 건 잘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극 중 칭찬 일기 쓰는 게 도움이 많이 돼서 사람들에게 추천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 중 정다은은 우울증을 앓기도 하는 만큼, 세심한 열연이 필요했을 터. 박보영은 "누구나 살면서 힘들 때가 있는데 그걸 잘 표현하려고 했다. 제가 힘들 때 목소리에서부터 생기가 없어지는 게 가장 크다. 하얀 병동에 있을 때는 입이 마르고 목소리가 생기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물도 잘 안 마시고, 촬영하기 전에 입으로 숨을 쉬었다. 입으로 숨을 쉬면 입이 마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도 안 마시고, 말을 안 하다가 한 마디를 내뱉을 때 나오는 목소리의 갈라짐을 표현하려고 했다. 저에게 말도 잘 못 붙이게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기를 하며 가장 중점에 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환자라고 생각했다. 에피소드를 그릴 때 환자가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저희는 늘 같은 스태프와 촬영하니까 편안한 상태지만, 환자들은 좀 낯선 환경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드리자고 했는데 나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간호사 역할을 잘 표현하기 위해 직접 병원에 방문해 관찰했다고. 그는 "회진을 도는 아침에 방문해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병실로 들여보내고, 창문을 열어두는 사소한 행동을 파악했다. 간호사들은 한 발짝 뒤에서 모든 걸 파악하더라. 누구보다 한발 앞서있으면서도 어떨 때는 한 걸음 뒤에서 모든 걸 파악하려고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이어 "또 환자들의 사소한 기분까지 다 인계하더라. 누구랑 친하게 지냈다든지, 어떤 환자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다는 것도 다 말해서 나도 이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매장면 공들였다는 박보영은 "간호사 역할도 그렇고, 정신 질환을 표현하는 것도 어쩌면 조심스러워야 하는 부분이라서 매회 공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촬영은 다른 촬영보다 심적으로도 벅찬 감정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진짜 간호사처럼 보이는 데 집중했다는 박보영은 "제가 감독님께 '우리는 혈압 재는 걸 왜 자동화 기기로 하지 않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매일 스태프들 만나면 앉아보라고 해서 혈압 재는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공들인 만큼 체력 소모도 심했다는 박보영이다. 그는 "촬영 초반에 앉을 새가 없더라. 스테이션에 앉아있을 시간이 없고, 업무가 많아서 다리가 너무 아팠다"며 "연우진 선배가 구석에 가서 손으로 발바닥을 치는 제 모습을 보고 '많이 힘들구나'하고 다시 돌아가셨다"고 웃었다.

박보영은 작품 속 러브라인에 대해 "저는 대본을 봤을 때도 그렇고, 작품을 다 봤을 때도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방해받지 않는 정도의 로맨스라고 생각했다"며 삼각관계에 대해서는 "다은의 입장에서는 유찬이의 마음은 끝까지 모른다. 다은이에게는 유찬이는 좋은 친구이자 동료고, 오로지 동고윤 선생님밖에 없기 때문에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삼각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뷔 17년 차, 박보영은 배우와 일상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살면서 힘든 일은 거의 배우라는 직업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을 배제한 저의 삶에 집중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형부 카페에서 일하고, 조카를 데리고 놀러 다니고, 또 배우 일하지 않는 친구들과 자주 얘기하면서 리프레시하려고 한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을 벗어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부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까지. 박보영에게 올 한해는 참 특별했다. 그는 "예전에는 밝고 사랑스러운 '뽀블리' 이미지에 대한 한계도 느꼈다. 어떻게 하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지금은 괜찮다. 너무 좋다"고 웃으며 "또 올해 저한테는 큰 의미가 있는 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봉하고, '정신병동'이 나왔다. 지금까지 봐주신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결의 캐릭터를 보여드렸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다. 점차 나이를 먹어가는 제 모습을 대중들도 받아들여 주신다는 걸 느끼는 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더 보여줄 수 있는 게 생기겠구나'라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도 감정을 꾸며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박보영은 "언제는 제가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카페에 가서 웃으며 주문하는 모습을 보고, 친구가 충격받았다. 저한테 불쌍하다고 하더라. 저는 사람들이 저를 조금이라도 나쁜 이미지로 보는 게 싫다고 했는데 이제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서 '그렇게 봐주셔도 할 수 없지. 이것 또한 내 모습'이라는 생각에 애써 밝게 하려고 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좀 달라졌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그럴 수도 있지'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더라"라며 "이제는 욕심내지 않고, 길을 잃지 않으면서 제가 생각한 방향대로 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걸어왔던 길을 잘 걷다 보면 타이밍에 맞는 제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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