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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민 KBS 사장, 불공정 보도 사과..대규모 인사 개편 "개입 NO"[종합]

  • 여의도=안윤지 기자
  • 2023-11-14
박민 제26대 KBS 사장이 불공정 보도에 사과하면서도 대규모 인사 개편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식의 말로 해명했다.

박 사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박민 사장을 비롯해 이춘호 전략기획실장, 김동윤 편성본부장, 장한식 보도본부장, 임세형 제작 1본 부장, 조봉호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박 사장은 "국민 여러분께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을 만들겠다. 공영방송으로 출발한 지 반세기가 됐다. 지금 KBS는 절체절명 위기에 존재하고 있고 그 중심엔 신뢰가 있다. 공정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박 사장이 사과한 대표적 사례는 검언유착 사건 오보로 하루 만에 사과해 사법당국의 수사로 관련 기자가 기소된 사태, 고(故) 장자연 사망 사건과 관련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자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 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 펼치게 했던 사건 및 2021 4.7 재보권 지방선거 직전 오세훈 서울시장 생태탕 의혹, 2022년 조작된 내용으로 드러났던 김만배 녹취 보도 건이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김만배 보도와 관련해 과징금 3000만원이란 중징계를 내렸다.

박 사장은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거나 편향된 부분을 보였다. 어떤 프로그램은 방심위로부터 40건 제재받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공정성에 질문을 받아도 과오가 되풀이됐다. 불공정 편파보도로 해당 기자와 PD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엄중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철저하게 규명할 것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 살피고 추가 조처를 할 것이고 강도 높은 대책도 피할 것이다. 무분별한 속보를 하지 않고 익명 보도도 자제할 것이다.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그래도 오보가 발생하면 바로 사과할 것"이라며 "의도적이고 중대한 오보는 국장과 본부장까지 문책하겠다. 제작자는 논쟁이 되는 사안에 대해 취재, 보도가 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해야겠다.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라고 얘기했다.

"KBS에 대한 또다른 비판은 '방만 경영'"이라고 언급한 박 사장은 "KBS는 국민으로부터 지난해 7000억원 수신료를 받았다. 지난해 100억 원 적자를 내고 올해는 8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국민 신뢰 상실로 인한 수신료 분리 징수는 IMF 보다 더한 비난 상황을 마주했다.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는 만큼 특단의 경영 혁신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본인과 임원진의 임금 30%를 삭감하겠다는 것에 이어 "동참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며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국민의 회초리를 받을 준비가 됐다. 당장 지금부터 맞겠다. 진정한 공영방송 KBS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했으며 주요 뉴스의 앵커도 전면 교체했다. 이에 KBS 1TV 평일 'KBS 뉴스9'에는 박장범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가 새로운 진행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고, 주말 'KBS 뉴스9'의 메인 앵커로는 김현경 기자가 발탁됐다. 이외에도 'KBS 뉴스광장' 'KBS 뉴스라인W' 'KBS 뉴스 12' 등의 진행자가 교체됐다. 또한 주진우 기자는 '주진우 라이브'에서 하차 통보받았다.

이날 박 사장은 "사실 KBS 직원이 4100명 정도 된다. 본부가 6개고 국장급이 46명이다. 내가 이걸 다 파악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 원칙을 세웠다. 공무, 정무를 준비하면서 KBS 안팎 분들과 정보를 교환하면서 경영의 원칙을 생각한 게 KBS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흔들려있다. 의사 결정 구조에서 제 역할을 못 한다"라며 "분야별로 책임자가 있는데 절차로 해야 하는데 외부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능력과 성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난 본부장 중심으로 성과, 능력, 사내 안팎 평가를 중심으로 정한 다음에 전면적으로 정권을 갖고 인사까지 하도록 했다. 실제로 각 본부에 개입한 사람은 없다. 본부장이 자기 본부에 대한 책임을 갖게 된다. 실제로 인사한 건 본부장급과 일부 본부에 속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지금 본부장이 잘했을 걸로 믿는다. 이후 상황은 모른다"라고 말했다.

또한 "특정 프로그램 폐지, 방향 등은 내가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도 없다. 보도나 일부 프로그램이 공정성 관련해 많은 지적 받았고 수신료 분리 징수를 포함한 위기를 맞게 됐다. 지금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확인해 정체성을 상실했거나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적당한 대처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박 사장은 거듭 KBS 적자 상태가 심각하다면서 "(적자가 계속 진행될 시) 인원이 많아 임금을 20% 대로 낮추려면 전체 임금을 20% 삭감해야 임금 비중이 29%다. 29% 삭감하면 경영력을 가질 수 없다. 도저히 안 될 때는 명예퇴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기대와 성과가 나오면 구조조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원칙적으로 가급적 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으며, 법조 언론인클럽 회장 및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다. 그의 임기는 김의철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2월 9일까지다.
여의도=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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