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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잘생긴 정우성 연출, 이정재에 질 수 없죠"[인터뷰③]

  • 김나연 기자
  • 2023-11-17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이 정우성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13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서울의 봄'의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과 인터뷰를 나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첫 영화인 '서울의 봄'은 '비트', '태양은 없다', '감기', '아수라' 등 선 굵은 영화를 만들어 온 김성수 감독의 연출작이다.

정우성은 극 중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 반란군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으로 분해 스크린을 장악한다. 그는 김성수 감독과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에 이어 '서울의 봄'으로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날 김성수 감독은 "'비트'를 같이 해서 잘 됐기 때문에 항상 '저 사람이랑 하면 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있다"고 웃으며 "(정) 우성 씨가 '비트'를 했을 때만 해도 굉장히 내성적이면서도 순수하고, 괜찮은 인간이었기 때문에 아주 친하게 지냈다. 이런저런 사적인 얘기와 고민도 얘기하면서 여러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의 봄'에서 황정민 씨가 '전두광'이 되고, 이태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실존 인물은 불같은 분인데 제가 캐릭터를 바꾸고, 이름도 바꾸면서는 활화산 같은 '전두광'에 비해 혼자 외롭게 남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혼자 남아도 흔들림 없고, 지조 있는 선비 같은 모습이었으면 했다"며 "요즘 관객들이 볼 때도 마초 같고, 크게 소리 지르는 강력한 리더보다는 오히려 이런 사람이 더 설득력 있고, 믿음이 가고,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실제 정우성 씨가 그런 사람이다. 남한테 화내거나 훈계하는 것도 없는 선한 사람이기 때문에 정우성 씨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고쳤다. '헌트' 때문에 망설이길래 한다고 할 때까지 계속 괴롭혔다"고 덧붙였다. 또 정우성의 멋진 비주얼이 돋보인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제가 '헌트'의 이정재 감독한테 지면 안 된다"고 농담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정우성과 작업 과정에 대해서는 "연기는 배우가 90% 하는 거지만, 감독도 함께 만들어가는 거다. 우성 씨와 저는 협업하는 느낌이 강하다. 저와 함께 일할 때는 아이디어도 많이 낸다. '서울의 봄' 때도 초반부에는 좀 그랬는데 중후반부 고립화될 때 고독할 정도로 외롭다고 하더라"라며 "저는 '당신은 그렇게 느껴야 해. 그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정우성이 외로움을 잘 연기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넘볼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자꾸 낭떠러지에 떠밀리면서도 거기에 서 있어야만 하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해서 얘기했는데 정우성은 '왜 내 평상시의 행동에 관해 이야기하냐. 나로부터 출발해서 '이태신'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긴 여행을 떠나고 있는데 자꾸 실제 모습을 투영하라는 디렉션이 어렵다'고 불만을 표시하더라. 사실 냉랭한 분위기가 유지되기도 했는데 철저히 고립되고, 혼자가 된 모습으로 연기하는 데 감탄이 나왔고, 마지막에는 진짜 '이태신'처럼 보이더라"라며 "지금은 사이가 좋다"고 웃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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