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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시련은 무조건"..원위 기욱이 그린 청춘 로맨스 [★FULL인터뷰]

  • 이승훈 기자
  • 2023-11-18
믿고 듣는 음악성에 대중성까지 더해지니, 말 그대로 '귀호강'이다.

2023년 솔로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보이 밴드 원위 멤버 기욱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청춘과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

기욱은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두 번째 미니앨범 '現像(현상) : 소년의 파란'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4월 미니 1집 'Psycho Xybernetics : TURN OVER'(사이코 사이버네틱스 : 턴 오버)를 발매하며 솔로로 데뷔한 기욱은 7개월 만에 '現像(현상) : 소년의 파란'으로 돌아왔다. 청춘이 매 순간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녹여낸 신보로 전곡 자체 프로듀싱에 나서며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를 연상케 하는 8곡의 자작곡을 담았다.

타이틀곡 '내 영혼에 낸 Scratch'는 소중했던 추억이 기억에 바래져 가는 모습을 노랫말로 풀어낸 트랙으로, 강렬한 연주와 대비되는 화자의 애절하고 절실한 감정선이 색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23세 기욱이 바라본 '청춘'이란


-'現像(현상) : 소년의 파란'은 어떤 앨범인가.

▶'영화'라는 키워드로 내 감정을 하나하나 영화 장르에 녹여낸 앨범이다. '현상'은 말 그대로 영화 필름을 의미한다. '파란'은 색이 밝지 않나. 또 밝지만 어느 한구석은 우울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내 청춘을 빗대어, 순탄하지만 어수선했던 청춘의 기억과 추억들을 표현해 봤다.

-솔로 데뷔 앨범의 주제는 '시간 역행', 이번 신보는 '청춘'과 '사랑'이 키워드다.

▶전작을 작업할 때는 실험 정신이 강했다. 이번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듣기 좋고 대중성도 있는 음악들을 좋아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대중성이 있는 곡들을 나열해봤다.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나 나의 청춘을 그려봤다. 실제로 내가 겪은 가사들도 있고, 소설도 많다. 대중분들이 '이 친구 괜찮다'라는 생각을 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기욱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내 청춘에는 약간 힘듦과 고난이 있는 것 같다. 시련과 고난을 무조건 겪어야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청춘일 때 고난을 겪어야 미래가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청춘은 조금 슬펐으면 좋겠다. 그래야 세상을 알 것 같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타이틀곡 이름도 독특하다.

▶'내 영혼에 낸 Scratch'는 처음으로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 애절하고 처절한 가사다. 또 장조다. 메이저 키라서 밝은 느낌이 있지만, 메인 테마인 피아노 라인은 서글픈 느낌이다. 사운드도 강하다. 남자 주인공인 내가 기억을 잃는 병에 걸린 후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을 잊지 않겠다는, 내 영혼에 스크래치라도 내서 거기에 너와 내 추억과 기억을 담겠다는 슬픈 내용의 곡이다.

-무슨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건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라는 일본 영화다. 친구 집에 모여서 남자 4명이 같이 봤는데 굉장히 슬퍼서 다 울었다. 여자 주인공이 기억을 잃는 병에 걸렸다. 매일매일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없어서 일기장을 펼쳐서 어제 뭐했는지 등을 보고 다 외워서 하루를 시작한다. 남자 주인공은 그런 여자 주인공을 사랑해서 '나는 너가 어제와 내일의 기억을 잃어도 사랑한다'라고 말한다. 나중에 남자 주인공이 죽는 슬픈 러브스토리 영화다.

-소중했던 추억이 기억에 바래져 가는 모습을 표현한 곡인데 기욱의 23년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추억은 무엇인가.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원위 형들을 만났을 때가 가장 소중한, 없어서는 안 될 기억이다. 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원위 형들이 아니었으면 음악을 계속 했을까?'라는 생각을 올해 초부터 했다. 원위가 아니었으면 나도 음악을 안 했을 거다. 원위를 만난 게 가장 소중한 기억이자 추억이다. 없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전작에 비해 대중성에 중점을 둔 것 같다.

▶사실 처음 솔로로 데뷔했을 때는 앨범 발매 후 잘 안 들었었다. 발매되고 나서는 잘 안 듣는 편이다. 그러다가 '내 곡이지만 나중에 앨범을 낸 후에도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과 수록곡들이 그러하다. 그래서 지난 앨범보다 대중성이 장착돼있다.


◆ 영케이→기리보이에 협업 제안? "좀 더 유명해지면.."


-데이식스 영케이가 뮤즈다. 그래서인지 음악적 스타일이 점점 닮아가는 것 같다.

▶뮤즈로서 닮아가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좋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영혼에 낸 Scratch'는 영케이가 불러도 어울렸을 것 같은 노래다. 영케이와 원위 형들이 전역하면 다같이 밥 먹자고 했다. 아마 내년쯤에는 먹지 않을까 싶다.

-기리보이도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손꼽았다. 협업 제의는 안 해봤나.

▶아직까지 내 위치가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더 올라가서 피처링 제의를 해보고 싶다. 나중에 내가 앨범을 내고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을 때 그때 한번 부탁을 드려봐도 안 늦을 것 같다.

-그 위치가 어느 정도인 건가.

▶솔로 앨범이 여섯 장 정도 있고, 원위로도 정규앨범을 더 내고 싶다. 나도, 원위도 음악 신에서 더 유명해졌을 때, 그때가 아닐까 싶다. 나는 유명의 기준이 절대 차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페스티벌과 행사에서 반응이 좋은가'가 유명의 기준인 것 같다. 지금 사실 원위도 유명하다고 생각한다. 내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원위는 좋은 곡들이 많다. 그래서 내년 원위 완전체 활동이 기대된다. 다들 음악적인 능력치가 괴물 정도로 올라왔다. 강현이 형은 군악대다. 기타를 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원래 기타를 잘쳤는데 지금은 걷잡을 수 없이 실력이 좋아졌다. 기타로 클래식을 치고 있더라. 내가 봐도 무서운 사람들인 것 같다.

-이번에는 김도훈 대표에게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

▶원래 3번 트랙 '보도블록123 (Block123) (Feat. 문별 of 마마무)'이 타이틀곡이었는데 대표님이 '이 노래도 좋은데 한 곡만 더 써보자'라고 하셔서 작업한 게 지금의 타이틀곡이다. 사실 처음에는 '내 영혼에 낸 Scratch'에 정이 안 갔다. '보도블록123'을 워낙 좋아했었다. 하지만 점점 작업할수록 '내 영혼에 낸 Scratch'가 너무 좋아지고 있더라. 지금 내 1등곡이다. 아마 팬분들도 '내 영혼에 낸 Scratch'를 타이틀곡 1순위로 뽑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도 지난 앨범 작업 때와 마찬가지로 많이 양보를 해주셨나?

▶이번에는 양보 수준이 아니라 나한테 맡기시는 느낌이 들었다. 타이틀곡 말고는 대표님이랑 얘기할 접점이 없었다. 그냥 '좋다'라고만 해주셨다. 이번 앨범 아트도 내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편하게 했다. 다행히 대표님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진짜 아니었으면 피드백을 해주셨을텐데, 좋으신 것 같다.

-마마무 문별뿐 아니라 원어스 이도와도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 문별 누나가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너무 행복했다. 나도 별이 누나를 도와준 적이 꽤 많기 때문에 '이번에 한 번 부탁을 해볼까?' 생각했다. 누나가 좋아하는 장르기도 해서 들려줬는데 '와, 너무 좋다. 나 당장 할래'라고 하셨다. 녹음도 나 모르게 서너번은 더 했다고 들었다.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믹스도 여러가지 버전으로 받아봤다고 하더라. 난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 작곡가 입장에서 도와주는 분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와주면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문별 누나가 '왜 '보도블록123'이 타이틀곡이 아니야?'라고 했는데 대표님이 '타이틀이 더 좋아'라고 하셨다. 두 곡 모두 좋다. 이도 형과는 이미 같이 작업한 게 많다. 쉬는 날이면 '뭐 하나 올리자' 하면서 사운드 클라우드, 믹스테이프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내 작업실에서 쉽고 빠르게 작업했다.

-원위 멤버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뮤직비디오 찍는 날이 휴가여서 촬영장에 놀러왔다. '들어봤는데 좋다'고 했다. 타이틀곡을 좋아하더라. 형들이 '이번에는 대중성이 있는 것 같네?'라고 말했다. 물론 전작도 좋았지만 솔로 데뷔곡보다 지금 타이틀곡이 더 좋은 것 같다.

-연예계 절친인 더보이즈 선우에게도 들려줬나.

▶아직 안 들려줬는데 이번 활동이 겹친다. 활동이 아니어도 자주 만나니까 그때 들려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음악방송을 하면 들을 것 같아서 그때 피드백을 받아보려고 한다. 좋으면 먼저 연락이 온다. 그걸 기다리고 있다. 사실 영감을 받은 영화도 선우와 같이 봤다. '이 곡 들으면 뭐가 떠올라?'라며 시험해보고 싶어서 일부러 안 들려줬다.


◆ 홍대 버스킹부터 예스24라이브홀까지..다음 목표는?


-본인이 생각하는 기욱의 강점은?

▶곡을 잘 쓰고, 베이스 치면서 랩도 하는 귀한 포지션이다. 이번 앨범을 들어보시면 랩보다 노래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이게 베이시스트인지 보컬리스트인지 헷갈리는 매력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다. 또 아이돌이지만 힙합의 이미지도 챙겨가는, 그런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지닌 아티스트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카멜레온처럼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에서는 연기에도 도전했다.

▶맞다. 강점에 연기도 추가해야한다. (웃음) 사실 걱정이 많아서 회사에 '남자 배우를 쓰는 게 작품상 낫지 않을까요?'라고 물어봤는데 밴드신 밖에 안 나오면 뮤비 분량이 너무 적더라. 이번에 연기 수업도 받아서 '내가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여자 주인공분께서 워낙 잘해주셔서 잘 따라갔다. 이전에 연기 수업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또 오랜만에 받았다. 연기 선생님께서는 '이정도만 하면 될 것 같다. 괜찮다. 가서 분위기 보고 해봐라'라고 피드백을 주셨다. 연기 수업은 살면서 총 세 번 받았다.

-스스로 연기에도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난 배우분들을 리스펙한다. 우리 누나도 연영과를 졸업해서 영화, 드라마를 보면 연기적인 부분을 많이 본다. 대단하다. '저런 캐릭터를 어떻게 이렇게 이해를 잘하지'라고 생각하며 배우를 리스펙한다. 연기는 좋아하는데 내가 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 작품에 해가 되는 건 상상만 해도 싫다.

-뮤직비디오 촬영 중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

▶슬픈 내용이다 보니까 촬영하면서 입꼬리가 올라갔던 적은 없었다. 연기를 하다가 어느 한 직원분이 우셨다. 그 상황이 너무 슬퍼서 우셨다고 하더라. 촬영장 분위기는 울적했다. '노래 너무 슬프다'라는 분위기였다. 나도 슬프더라. 특히 여자 주인공이 병원 침대에 누워계시고 내가 마지막인 듯이 슬퍼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신에서 실제로 슬퍼서 울먹울먹했던 감정이 생각난다.

-이번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내 청춘이다. 나의 모든 걸 표현한 앨범이다. 리얼 스토리가 아닌 약간의 소설 같은 곡들도 많다. 평소에 소설 쓰는 걸 좋아한다. 서른 살이 됐을 때 시집이나 소설책 한 권 써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소설책을 출간해보고 싶다.

-몇 살까지 청춘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

▶개인적으로 29세까지가 청춘인 것 같다. 사실 아직 어려서 어디까지가 청춘인지 잘 모르겠다. 오래 살다보면 '내 청춘은 여기까지였고, 여기서부터는 어른이다'라는 게 생길 것 같다. 오래오래 살겠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11월에는 솔로 앨범 활동, 12월에는 원위 멤버로 공연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록 페스티벌'에만 안 나가봤다. 꼭 무대에 서보고 싶다. 내 기준 '록 페스티벌'이 가장 큰 공연인 것 같다. 내년에는 가능할 것 같다. 자신감이 아주 많이 있다.

-입성하고 싶은 공연장도 있나.

▶예스24 공연장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 항상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좋다. 홍대 놀이터 버스킹을 시작으로 소극장, 홍대 롤링홀을 넘어 지금 예스24까지 왔다. 올림픽홀, KBS아레나홀도 좋을 것 같다. 3~4년 뒤에는 고척돔에 입성하고 싶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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