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연인'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에게서 많은 이슈들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2023년 MBC 드라마를 빛낼 수 있었던 '연인'이 가져온 신드롬은 전작 '검은 태양'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애절한 해피엔딩과 함께 많은 찬사를 일으켰다. 김성용 감독은 사극 장르에 대한 남다른 각오와 자부심을 갖고 조연출 때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사극 전문' 연출자로서의 꿈을 이뤘고 '연인'으로 그 방점을 찍었다.
김성용 감독은 지난 28일 서울 상암동 모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연인'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8일 종영한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멜로. '연인'은 남궁민 안은진 등 주역들의 애절한 멜로 케미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13%대의 시청률과 함께 종영 이후에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김성용 감독은 남궁민과의 작품에서의 2번째 호흡을 비롯해 여주인공 안은진의 캐스팅 논란, 이청아 파트2 투입 이슈, 파트1과 파트2 엔딩 비하인드와 MBC 연기대상 이슈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모습을 보였다.
-연출자로서 '연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은 어떠한가.
▶사실 이렇게까지 시청자 반응이 뜨거울 것까지는 예상이 안 됐습니다. 드라마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이야기가 워낙 이제 힘이 있고 재밌어서 이 정도 이야기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어떤 확신과 자신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뜨거울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방송이 진행되면서 조금 즐겼어야 되는데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까지 지속이 되고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걸 잘 유지하고 잘 마무리가 돼야 될 텐데라는 생각이 우선이 됐고 그만큼 되게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사극 연출 경력에 있어서 잔뼈가 굵은 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나.
▶'계백'부터 '화정', '옥중화' 조연출을 하며 사극의 매력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현대극은 제약도 많고 주어진 환경에서 해야 한다면 사극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만드는 매력이 있죠. 역사와 관련된 내용을 보여주는 재미 요소도 있어서 조연출 때 준비하며 많이 재미를 느꼈고요. '대장금' 정자 세트장을 내려다보며 '내 구역이구나'라고 생각했었던 게 기억납니다. 세트장을 보면서 이 공간에서 내 이야기를 펼쳐도 잘할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연출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오만이긴 했어요. 하하.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성공적으로 잘 마쳤을 때도 비슷했던 분위기였어요. 이번에도 '연인'이 잘 됐기 때문은 절대 아니겠지만 촬영을 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사극 장르가 얼마나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걸 알게 되는데 되게 많았죠. 그만큼 사극의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연인'의 마무리는 잘 한것 같은지.
▶OTT가 워낙 유행하고 사전제작도 많이 되는 분위기에서 처음 제작할 때의 집중도와 밀도와 완성도가 끝까지 유지된다는 건 굉장히 힘든데 '연인'도 파트1과 파트2 목표 지점이 달랐어요. 파트1은 시간적으로 공을 들일 여유가 있었는데 파트2는 그러지 못했죠. 그래서 파트1은 완성도와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파트2는 이야기와 연기와 표현력에 중점을 뒀어요. '검은 태양'도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초반의 임팩트를 가져가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연인'을 통해서 남궁민과는 2번째로 작품에서 만났다.
▶일단 제가 '검은 태양'이 끝나기 전에 이 작품을 제안을 받았어요. 대본을 보기 전에 '일단 하겠다'라고 손을 들었었고 끝나고 나서 대본을 읽었죠. 자연스럽게 (당시) 남궁민 배우와 거의 1년이 넘는 시간을 매일 통화하고 매일 부대끼고 마주하다 보니 남궁민의 연기를 제 꿈에도 봤고 오늘도, 어제도 꿈에 나올 정도로 이제는 거의 이제 떼려아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는데요. 하하. 그러다 보니까 '연인' 대본을 처음 딱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 남궁민 배우였죠. 심지어 너무 잘 어울리는 거죠. 잘 어울리고 남궁민 배우가 이렇게 하겠거니라고 생각을 하면서 읽다 보니까 더 재밌었어요. 그런데 사실 부담스러웠죠. 선뜻 제안드리기가 바로 연달아 하는 거이기도 하고 또 제가 이렇게 제안드리면 분명히 부담을 느낄 거라서 조금 조심스러웠죠. 이후 제가 남궁민 배우에게 '너무 선배님 생각이 나서 한번 보여드리고는 싶었다' 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건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후 3일 만에 연락이 와서 '저 이거 너무 하고 싶다'라고 해주셨어요. 그러니까 이게 좀 운명적이었던 것 같아요. 대본과 이 캐릭터의 주인은 남궁민 배우이지 않았나. 그렇지 않았으면 이제 제가 작품에 참여하고 여기저기 막 이렇게 제안들을 넣고 그런 과정들이 있었을 텐데 그런 거 없이 재고 따지지 않고 대본만 보고 하겠다라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 와서 아주 자연스럽게 캐스팅을 했던 것 같아요.
-남궁민의 연기를 옆에서 지켜보며 어땠는가.
▶그 예민함은 확실히 있어요. 그 예민함이 사실 성공의 요소이기도 하고요. 그 집중도가 거기에서 발현되는 것 같아요. 예민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집요하게 파고들고 그러니까 어떤 예술가적 예민함이 분명히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예술도 이제 연기도 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 같고 대본이든 연출에 관여를 한다기보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공을 해요. 굉장히 대본과 연출에 충실하려고 하면서도 더 좋은 걸 끊임없이 찾는 그 집요함이 있어요. 당장 '이것보다 더 좋은 게 혹시 없을까요?'라고 말하고 제가 이제 동선을 짜거나 설계를 했을 때도 '감독님 혹시 이거는 어떠세요?' '저는 이게 더 좋은 것 같은데요' '그럼 그렇게 가시죠'라고 말하고요. 반대로 배우 의견이 좋았을 때 저 역시도 그런 데에 대한 반감이 없기 때문에 '의견이 너무 좋은데요' '한번 고민을 해볼게요' 라고 대화하고 그랬죠.
-다음 작품에서도 남궁민과 호흡을 맞출 생각이 있는가.
▶남궁민 선배가 두번 다시 보지 말자고 했어요. 더 이상은 안 봐도 될것 같다고 서로 지긋지긋해했어요. 하하. 그만큼 서로를 잘 알게 됐고 그럼에도 또 같이 하게 되면 너무 영광이죠.
- '연인'이 파트1과 파트2로 나눠져 제작됐다. 비하인드가 있는지.
▶파트1과 파트2를 나눌 때 사실은 의도하고 나누지는 않았고요. 어찌 보면 이야기 구조가 조금 비슷했어요. 1부부터 4부까지가 갖는 어떤 이야기의 힘과 밀도와 방향성 등이 배경하고 사건은 다르지만 12부부터 14부까지와 비슷하고 그랬어요. 11부는 심양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또 새로운 이야기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약속의 4부를 겪었듯이 또 14부에서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어떻게 하다 보니까 좀 데칼코마니처럼 돼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요즘 시청자들의 어떤 시청 패턴을 고려하고 후반 작업과 촬영에 시간을 조금 더 벌고자 기획됐던 이 파트제가 조금은 의도한 것 이상으로 더 시청자들이 보는 재미가 있기도 했던 것 같아요.
-파트1 엔딩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말들이 많았다.
▶원래 파트1 엔딩은 이제 이장현(남궁민 분)이 떠나는 배 위에서의 장면이었어요. 그걸 지켜보는 유길채(안은진 분)와 떠나는 이장현의 모습이 원래 엔딩이었는데 그냥 이야기가 자칫 그냥 그대로 끝날 것 같은 분위기인 거예요. 뭔가 새드엔딩으로 되게 사랑할 법했던 어떤 두 남녀가 그냥 이뤄지지 않고 헤어지는 데서 이야기가 끝나는데 여운은 남겠으나 기대감은 사실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제가 EP님과 상의해서 어쨌든 5주간의 휴지기가 있는데 시청자들한테 마냥 그냥 기다리라고 하는 거는 너무 죄송한 이야기고 조금이라도 기대를 더 불러 일으키고 기다릴 법한 어떤 요소를 우리가 만들어서 제공하는 건 어떻겠냐 등 다양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죠. 그와중에 각화(이청아 분)라는 인물이 파트2에서 또 큰 역할을 했고, 배우 캐스팅도 제가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매우 훌륭한 배우가 선뜻 작업에 참여해 주셨다 보니 이제 그런 차원에서 기대감을 주고자 그런 엔딩을 만들어서 또 제공을 했는데 후폭풍이 컸네요. 하하.
-파트2 엔딩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파트2는 이 드라마의 엔딩이잖아요. 사실 고민이 엄청 많았죠. 그러니까 제가 고민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었지만 물론 이제 작가님께서 멘드 어떻게 쓰실지에 대한 고민이 엄청 많았어요. 많은 시청자들이 초반 이장현이 바다에서 1대100으로 싸우는 장면이 이제 나름의 임팩트를 가지고 소개됐다 보니 새드엔딩에 대한 우려가 컸죠. 저도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다 물어봤어요. 그런데 제가 답을 못 해드렸죠. 사실 작가님도 워낙 고민을 많이 하셨고 대본을 거의 다 쓰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고민 때문에 마지막까지 사실 이렇게 썼다 저렇게 썼다 하셨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원했었고요. 이 드라마의 정체성이 송추와 이랑에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했었어요. 작가님께서 어떤 형식의 엔딩을 바라느냐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으셨는데 저는 그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길채가 했던 이야기가 저한테는 너무 와닿았고 이 드라마의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대사 같았어요. 송추와 이랑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봄 되면 꽃 구경하고 여름에 물에 발 담그고 가을에 담근 머리주를 겨울에 꺼내 먹으면서 정말 소소하지만 늙어서까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둘의 모습이 결국에 이 드라마의 정체성이라고 촬영을 하면서도 그 이야기를 했거든요. 송추와 이랑의 이야기가 사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아마 로맨스적인 측면에서의 중요한 지점일 거다 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거기에 작가님께서 더 풍성하게 이제 멋지게 써주셔가지고 저는 너무 기뻤죠. 시청자들도 엔딩에 대해서만큼은 많이 좋아해 주셨던 것 같고요.
작가님도 엔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은데 가끔 엔딩에 대해서 엔딩뿐만 아니라 이제 서로를 지켜내는 어떤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장현은 죽음을 불사하고 사실은 사랑하는 사람을 이제 지켜내는 캐릭터라면 길채는 캐릭터는 살아냄으로써 삶으로써 그걸 지켜내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아마 엔딩 고민도 많으셨던 것 같고 캐릭터적인 엔딩이 가다 보면 또 해피엔딩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그 지점에서 약간 이 어떤 엔딩이 이 드라마의 정체성도 담고 있고 캐릭터적으로도 해소되지 않고 작품의 의미도 이렇게 할 수 있는 그 사실 어느 작가님이나 엔딩은 그렇게 고민이 될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여자 주인공 유길채를 연기한 안은진을 두고서 논란이 좀 있었는데.
▶(여주를) 교체할 의도도 없었고 그럴 어떤 내용도 아니었는데 의도치 않게 이게 그런 식으로 가다 보니까 안은진 배우도 아마 확인은 안 했지만 굉장히 힘들었을 거고 덩달아 이청아 배우도 굉장히 어려웠을 거예요. 본인의 어떤 캐릭터대로 움직이고 그 첫 어떤 대면과 관계의 엮임이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간 건데 (이청아가) 어떤 빌런이 돼가지고 걸림돌처럼 막 이렇게 여겨져서 시청자들이 기다렸다 보니까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해서 그런 부분들이 좀 죄송하죠. '연인' 초반 안은진이 길채와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에 대해서도 굉장히 괴로웠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데 1, 2부 방송이 나오고 나서도 자신은 있었어요. 이 드라마가 잘 될 거고 이야기의 힘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배우들이 연기가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잘 될 거다라고 생각을 했고, 심지어 제작진 입장에서는 1부부터 6부까지의 대본을 미리 보고 시작을 하는 거다 보니까 어찌 보면 쭉 보면 길채의 캐릭터나 이런 게 다 이해가 되고 나중에 보완이 될 지점이라는 게 계산이 되기 때문에 걱정은 안 했는데 1, 2부만 보고 이제 시청자들이 너무 크게 반응을 했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들이 나를 되게 아프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안은진 캐스팅 관련해서 비하인드가 있는지.
▶연출자로서 연기자의 캐스팅은 사실 이제 연기에 항상 포커스를 맞춰요. 인지도나 어떤 가능성이나 이런 것도 물론 중요하고 또 작품에 도움이 되는 어떤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배우는 연기로 평가를 받고 그 표현력이 작품에 도움이 될 거기 때문에 연기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길체라는 인물이 너무 서사가 방대했어요. 그래서 글로 써야 되고 표현의 범주도 굉장히 넓었고 이걸 표현하려면 진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에 초반 길채에 포커스를 맞추면 후반 길채가 아쉬워질 수 있고 또 후반에 맞추면 초반이 아쉬워질 수도 있고 그러니까 되게 다양한 요소가 충족이 돼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캐릭터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안은진 배우는 사실 3~4년 전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면서부터 되게 눈여겨 봤었어요. 처음 보던 시점부터 연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잘 해내는 걸 보고 '저 배우랑 나중에 꼭 한번 작업해봤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번 캐스팅 과정에서 떠올랐던 거죠. 그래서 이제 그중에 이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후반부 길채였던 것 같아요. 피난 시절의 길채도 중요했지만 포로로 끌려왔을 때의 길채, 환향녀의 어떤 손가락질을 받는 길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삶을 꿋꿋이 버텨내는 길채가 너무 중요해서 머리칼이 흐트러진, 되게 단정하지 않고 정갈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서사가 느껴지는 여배우였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게 안은진 배우와 맞아떨어졌고 제안을 했는데 또 흔쾌히 하겠다라고 해서 이장현처럼 되게 주인을 잘 찾아간 것 같아요.
-'연인'이 원래 24부작이었다고 들었다.
▶정말 막바지 한두 달은 진짜 끝나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고 정말 해도 해도 끝이 안 나더라고요. 찍어도 소화가 안 되고 워낙 이야기를 방대하게 쓰시기도 했지만 또 그간에 해온 어떤 공들였던 완성도에 대한 유지도 필요했고 이야기가 훌륭한데 완성도도 무너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걸 신경 쓰느라 되게 힘들었는데 원래 이 작품에 제가 참여했을 당시에는 24부작으로 이야기가 돼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요즘 시청 패턴을 고려해서 너무 길게 되면 늘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다라는 의견과 이제 의견들이 모여져서 작가님도 동의하시고 해서 20부작을 줄이기로 하게 된 거죠. 20부작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길었어요. 길었는데도 이 방대한 이야기를 담기에는 배려가 조금 더 부족하지 않았나 해서 22부작까지 연장을 했고 후반부에 조금 더 포로들이든 다른 어떤 함께 조선으로 건너왔던 환향녀라고 지탄받았던 어떤 캐릭터들이든 그 초반에 이제 뿌려놨던 어떤 떡밥들에 대한 회수 등 더 밀도 있게 될 수 있었을 텐데 22부작으로 잡고 조금 더 메인 중심의 이야기로 마무리된 것 같아서 그 지점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최근까지 MBC 드라마가 전체적인 침체인데 올해 MBC 연기대상에서 '연인'이 여러모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참 뼈아픈 이야기죠. '검은 태양' 때도 어찌 보면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MBC가 다시 드라마로 위상을 찾고 시청자들한테 계속 사랑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은 MBC에 소속된 연출자로서 너무 당연한 생각인데 그때도 연기대상에 참여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더 풍성하게 더 많은 작품이 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연기대상에서의 볼거리가 생겨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어찌 보면 사실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 드라마가 없다 보니까 그 드라마가 시청자들한테 좋은 반응을 받고 또 연기대상이 충분히 볼거리가 제공이 되고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근데 막상 또 연기대상은 뚜껑이 열려봐야 아는 거니까요. 물론 상이 주어진다면 너무 기분 좋고 영광스럽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이 드라마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전에 방영됐던 드라마들도 다들 작품마다의 성과를 냈고 '열녀 박씨'도 지금 또 스타트가 저는 좋다고 보고 있고요.
-'연인'을 촬영하며 현실 고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제가 드라마를 볼 때에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연출하면서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이제 또 현실감인데 현실감이 깨지면 몰입감이 떨어지더라고요. '연인'은 병자호란의 17세기 조선을 다뤄야 되는데 이게 막 현실감이 없으면 그냥 현대인인 배우들이 사극 복장을 입고 그냥 연기하는 장면이 될 수가 있다 보니까 조금 가급적 그 시대의 어떤 세계를 시대를 좀 잘 보여주고 싶었어요.그래서 이 시대가 잘 자리를 잡으면 거기에 있는 어떤 캐릭터로 사실은 사람들이 소비를 할 것이기 때문에 그 시대가 자연스러워야 되고 현실감 있어야 되고 진짜 같아야 된다라는 게 이제 원칙이었고 그걸 촬영 감독님뿐만 아니라 미술 감독님 이상 감독님 등등 전문가들께 요구를 많이 지속적으로 했어요. 고증에 신경을 써서 현실감을 높여달라고요. 그렇게 하다 보면 배우들의 어떤 연기가 훨씬 더 집중력이 생길 거라 생각했고 되게 중요한 요소였던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라도 저 역시도 더 집중할 수 있었고 그리고 이게 이제 다른 차원에서는 사극은 되게 책임감을 가져야 되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도 역사를 다루는 내용이다 보니까요. 길채와 장현이라는 가상 인물이 있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또 실존 인물들도 있잖아요. 인물들을 다룰 때 고증을 따지고 그렇지 않을 때는 고증을 따지지 않는다면 이거는 원칙이 되게 중구난방 드라마가 될 수 있으니까 이런 차원에서도 사실 인물의 고증 그 시대의 고증이 역사적으로 충실해야 시청자들한테도 의미가 있고 사기의 어떤 책임감을 다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놀면 뭐하니' 멤버 유재석 하하가 특별출연에 나선 것도 화제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이어요. 성덕된 느낌이랄까요. 저도 '무한도전'을 보며 청춘을 보낸 입장이었고 위로를 받았는데 유재석 하하 선배님이 내 리액션을 받고 연기를 하니 영광이었고 설렜죠. 방송 경력도 많아서 연기 부족함도 없었고 한번에 OK가 될 정도로 유려했고 연기에 집중해주셨어요. 예전 꽁트하시는 걸 보다보면 드라마를 하기 전에도 '연기 못하네'라고 반응했는데 이번에 너무 자연스럽고 제 역할에 충실해주셨어요. 다만 출연자가 유명하니 몰입이 깬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었다고, 잘해주셨다고 생각해요. 서로 윈윈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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