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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의 2번째 승소..'병역기피' 꼬리표 지워질 수 있을까[★FOCUS]

  • 윤상근 기자
  • 2023-11-30


가수 유승준이 2번째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에서도 대법원까지 간 끝에 승소하면서 한국행 여부가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 같다. 관건은 당국의 재량권이고, 병역 기피자로 낙인이 찍힌 스타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일단 밝지 않다.

대법원 특별3부는 30일 유승준이 주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했던 사증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해당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이에 따라 2심 판결이 확정됐고 유승준의 승소로 결론났다. 심리불속행기각이란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의 경우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는 지난 7월 13일 유승준이 주 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판결선고기일을 열고 "재심 판결 취소하고 사증 발급 거부를 취소한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모두 부담한다"라고 밝혔고 이에 LA 총영사가 불복, 상고장을 제출한 바 있다.

판결 직후 유승준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법원 확정 판결 소식을 직접 공유하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1990년대 인기 가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병역 기피 의혹에 휩싸이며 2002년 대한민국 입국을 거부당하고 현재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유승준을 둘러싼 병역기피 소송은 일명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으로 명시돼 왔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인 끝에 입국이 거부됐고 당시 방송 가요계를 휩쓸며 인기 가수이자 연예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스타는 한순간에 병역기피 연예인으로 찍히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다.





첫 소송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승준은 2015년 10월 21일 주 LA 총영사를 상대로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함으로써 사실상 병역의 의무를 면탈했다는 이유로 병무청장이 입국 금지를 요청, 법무부장관이 입국 금지 결정을 내렸고 유승준은 재외동포 자격에 해당하는 F-4 사증발급을 신청했다 거부를 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병역의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유승준이 입국해서 방송 연예활동을 계속할 경우 군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시키며, 입대를 앞둔 청소년들에게 병역의무 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어 헌법 제39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국방의 의무 수행에 지장을 가져오고 나아가 영토의 보전을 위태롭게 하며 대한민국의 준법 질서를 어지럽힘으로써 대한민국의 이익, 공공의 안전, 사회질서 및 선량한 풍속을 해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1심 항소, 2심 상고를 거쳐 넘겨진 이 소송은 2017년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었다. 결국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된 이 소송은 유승준에게 유리한 판례로 이어져 2020년 3월 결국 대법원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대법원 판결 결과 직후 유승준은 당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동안 사회에 심려를 끼친 부분과 비난에 대해서는 더욱 깊이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중들의 비난의 의미를 항상 되새기면서 평생동안 반성하는 자세로 살아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최종 판결과 관련, 외교부는 입장을 통해 "유승준의 사증심사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적법한 재량권 행사를 통해 유승준의 사증발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한 이후 결국 "대법원의 판결 취지가 비자발급 거부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는 근거를 들고 유승준의 비자 발급 신청을 재차 거부하면서 한국행은 다시 무산되고 말았다.

소송 포기 직전까지 갔던 유승준은 변호인의 설득 끝에 다시 주 LA 총영사를 상대로 2020년 10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에도 여러모로 유승준에게는 불리한 분위기였다. '병역기피자'라는 사회적 낙인에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던 데다 외교부와 법무부까지 직접 나서서 유승준을 향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1심 재판부는 지난 2022년 4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1심 선고에 불복해 2심으로 넘겨진 이번 재판에서도 양측의 주장은 크게 달라진 건 없어보였다.

이 와중에 유승준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다 되려 "군대를 갈 생각이 없었다"라는 망언까지 뱉었다.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라는 궤변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여기에 유승준은 자신이 최고 인기스타로 군림하던 당시 함께 활동했던 해외파 출신 교포 가수들의 실명을 끄집어내고 "왜 나만 갖고 그래?" 논리도 펼쳤다. 이미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고 군 입대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으로 출국했다 돌아와 입국 거부를 당했을 때 유승준이 "군 입대로 인해 가수 활동에 공백이 생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 역시 군 입대를 할수 없었다는 걸 이해해달라는 논리라고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취합한 이후 1심 판단에 대한 법리적 해석과 관련한 부분과 재량권 행사 쟁점, 유승준의 외국인 또는 재외국민 신분에 대한 내용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재개된 항소심 변론기일에서 주 LA 총영사 변호인은 이전 유승준의 입국 목적에 대해 재차 의문을 제기하고 "과연 유승준 측의 입국 목적이 이번 소송에서 주장하는 것과 맞는건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에 유승준 변호인은 "재외동포이지만 특혜를 제공해선 안된다고 하는데 입국 목적에 대해 우리가 권유했다. 재외동포 체류 자격이 아니면 다른 사증을 신청해서 판단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재외동포 체류 자격 사증을 신청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 상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외국인이 된 경우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발급이 가능하다. 특히 41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 가능한데 현재 유승준은 43세로 이에 대한 제약에서도 자유롭다.

특히 유승준이 발급을 원했던 F-4 비자의 경우 선거권만 제외하고 사실상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권리를 받을 수 있다. 유승준은 이 비자를 통해 경제 활동도 가능하고 건강보험 혜택, 금융거래 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다만 이 비자는 3년마다 갱신이 필요하다. 이 비자를 받게 될 경우 유승준의 연예계 컴백도 사실상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2심 재판부는 이날 판시에서 "원고가 2002년 병역 면탈을 했고 이러한 행동이 재외동포법 상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사증발급 제외 사유에 해당되지만 이는 2017년 개정 이전 구 재외동포법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역 기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에는 사증발급 제외 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나 38세가 된 이후에 일반적인 체류 사유가 있지 않다면 (사증발급을 거부할 이유가) 있지 아니하다"라며 "재외동포법 한에서 (외국 국적을 취득했더라도) 38세가 넘었다면 일반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 한 체류 자격을 허용한다. 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서에 병역면탈 행위 그 자체만 적혀 있고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별도의 사유가 적혀 있지 않아 거부처분은 위법하다. 이는 앞선 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취지와도 맞다"라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2002년 병역 면탈 행위를 한 것 이외에 별도의 (사증발급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 상황이 없었으며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원고가 광범위한 사회적 공분을 받았고 이후 외국 국적을 가진 재외동포에 대한 국내 체류를 둘러싼 비판적인 여론이 존재하지만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사안을 판단할 의무가 있다. 현행법에 따라 재외동포법 상 병역기피라 해도 일정 나이를 넘었다면 일반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은 이상 체류 자격을 허용한다"라고도 판시했다.

당시 적용된 재외동포법에는 5조 2항에 체류자격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요건 중 2호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한 경우'가 있었는데 '다만 외국국적동포가 만 38세가 되면 그러지 않는다'는 예외가 있었고 유승준은 신청 당시 연령 기준을 넘겼었다. 또한 3호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한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주 LA 총영사는 2020년 7월 유승준의 신청을 재심사하며 5조 3항을 근거로 거부 처분을 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2번째 소송의 1심도 이를 근거로 주 LA 총영사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3호를 적용하는 게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

재판부는 "거부 처분서에 적힌 사유는 유승준이 2002년에 병역의무를 면탈했다는 것이고 2호에 정면으로 해당한다"라며 "2호가 예정·포섭하는 범위를 벗어난 별도의 행위나 상황에 관한 언급은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역시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승소로 가져왔다 하더라도 외교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무조건 없어진다는 보장 역시 현재로선 별로 없다. 아직도, 그리고 이번 승소로 다시 들끓어오르게 될 여론의 공분도 존재한다. 이 역시 상관없다는 유승준이라고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놓고 병역을 의도적으로 기피하려 한 대한민국의 한 유명인 남성을 두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도 분명 충분했고,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반발은 작지 않다. 이제 공은 비자 발급의 최종 결정을 내릴 당국으로 돌아갔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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