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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하세요" 외친 이영애표 '마에스트라'..김명민 넘을까 [종합]

  • 구로=윤성열 기자
  • 2023-12-06
배우 이영애가 '마에스트라'로 돌아왔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가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극본 최이윤·홍정희, 연출 김정권)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를 담은 작품이다. 이영애, 이무생, 김영재, 황보름별, 박호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영애는 타이틀롤인 차세음 역에 캐스팅됐다. 이영애의 연기 활동은 지난 2021년 12월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 이후 2년 만이다.

이영애는 차기작으로 '마에스트라'를 선택한 이유로 '음악'을 꼽으며 "클래식 음악과 지휘자가 영화에선 있었지만,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 지휘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이어 "내용 전개도 상당히 재밌었다"며 "같이 연기한 배우들과, 감독님과도 꼭 일해보고 싶었고, 삼박자가 잘 맞았던거 같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김정권 감독은 이영애 캐스팅에 대해 "모든 연출자들이 같이 하고 싶은 배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나는 기다리는 입장이었고, 배우님이 좋은 선택을 해주셨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이영애가 연기하는 차세음은 극 중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마에스트라다. 이영애는 지독하게 완벽주의자인 차세음으로 분하기 위해 지휘 연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김 감독은 "가장 중요했던 건 지휘였다"며 "지휘하는 분들의 유형이 다 다르다. 전 세계 유튜브를 찾아봐도 너무 다양한 지휘 방식이 있어서, 같은 곡을 하더라도 지휘 몸선이 다 달라서 배우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영애는 마에스트라 진솔의 지휘 코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굉장히 젊으신 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5% 안에 드는 마에스트라다. 그분이 느낌이 좋았다. 배우님도 많이 만족해했다. 퍼포먼스 자체가 기존의 전형적인 틀에 벗어난 방식이어서 배우님이 좋아해 주셔서 나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너무 열심히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영애는 캐릭터 설정상 바이올린 연기도 소화했다. 이영애는 "작년 이맘때 11월부터 시작했다. 음악이니까 빨리 시작해야겠더라. 차세음은 아주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하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는 관계로 지휘로 돌아섰다. 바이올린 하는 것도 초반, 후반부에 나온다. 소개를 받아 박진희 선생님과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빨리 비브라토를 하고 바이올린과 지휘를 계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영애는 또한 "베토벤, 모차르트, 헨델 등 많은 곡들을 배우분들의 감정 연기선과 함께 보며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드라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나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도 같이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그분들의 노고 없이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었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영애는 지난 2008년 11월 인기리에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비교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지휘자 강마에와 석란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배우 김명민이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마에 역으로 열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에 이영애는 "그 작품이 좋은 작품이지만 꽤 방송된 지 오래됐더라"며 "그 사이에 클래식이나 지휘에 대한 드라마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작품도 좋지만 나는 자신 있다. 기대하셔도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무생과 김영재는 함께 연기한 '선배' 이영애에 대한 존경심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극 중 UC 파이낼션 회장 유정재 역을 맡은 이무생은 "화면에서 보던 것과 실제 모습의 싱크로율이 100%인 사람은 처음이었다"며 "그게 바로 이영애 선배님이었다. 그런 느낌이 너무 좋아서 선배님을 계속 바라봤고, 촬영할 때도 항상 바라봤다. 내 캐릭터조차 바라보는 거였기 때문에 처음엔 선배님도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이무생은 또한 이영애와 첫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지하주차장에서 유정재와 차세음이 막 싸우는 신이었다"며 "딱 뵙는데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더라. 속으로 (자신에게) '너나 잘하세요'를 외쳤다. 나한테 차세음으로 있어 주셔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차세음 그 자체였다"고 치켜세웠다.

차세음의 남편이자 작곡가 겸 대학교수 김필 역을 연기한 김영재도 "이무생 씨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대본 리딩 현장부터 차세음으로 있었다.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무생 씨 말처럼 '너나 잘하세요'더라. 나만 잘하면 되겠더라. 템포를 천천히 올리는 스타일인데 선배님 만나 뵈면서 극에 바로 빠져들어갔다. 현장에 가면 그렇게 편하게 해줄 수가 없다. 나한테 다 맞춰주시고 배려해 주신다. 선배님하고 할 때 너무 편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이루나 역의 신예 황보름별은 선배들과 연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경력도 별로 없는데 멋진 선배들과 작품을 한다는 게 안 믿겼다. 그렇게 부담감과 걱정을 안고 현장에 갔는데, 막상 현장에 가니까 정말 따뜻하게 챙겨줬다. 마지막 촬영 때 펑펑 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영애는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기부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영애는 "나도 아이 엄마니까 우리나라가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며 "연기 (활동) 이후에 아이도 낳고 그러니까 작품 고르는데도 크게 많이 관여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과 출산 이후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고 했다. 이영애는 "아이들한테 크게 영향을 끼치는 건지, 너무 잔인해도 걱정이 된다. 엄마가 되니까 가족을 생각하고 아이를 생각하면서 합의점을 찾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영애는 지난 9월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 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영애의 기부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며 비판을 제기했다.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를 꼼꼼하게 살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영애 측은 "과오를 감싸자는 것이 아니라,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화합하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마에스트라'는 오는 9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한다.
구로=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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