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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거란 전쟁' 도끼 참수 거란황제, 알고보니 '벡터맨'[★FOCUS]

  • 윤성열 기자
  • 2023-12-06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이 정통 사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탁월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작품을 완성해가고 있다. 특히 짧은 분량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 신스틸러들의 활약도 한몫하고 있는데, 그중에도 거란 수장으로서 고려와 대립하는 야율융서(성종)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극 중 야율융서는 어린 나이에 거란의 황제가 된 인물로, 고려를 침략하기 위해 40만 대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넌다. 제2차 여요전쟁을 다룬 '고려 거란 전쟁'의 사실상 메인 빌런이다. 야율융서 역은 배우 김혁이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국적이고 선 굵은 외모를 지닌 김혁은 거란의 절대 권력자로서 묵직한 포스를 풍기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 3일 방영한 '고려 거란 전쟁' 8회에서 아율융서는 포로로 잡아온 고려 장수 강조(이원종 분)를 도끼로 난도질해 살벌한 광기를 보였다. 강조 살해 후 피범벅이 된 야율융서의 얼굴은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혁은 고려를 정복하려는 야율융서의 야심을 탁월하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야율융서를 연기한 김혁은 올해 데뷔 29년 차 베테랑 배우다. 1995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 -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데뷔한 그는 1998~1999년 인기리에 방영한 KBS 특촬 드라마 '지구용사 벡터맨'에서 베어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당시에도 레슬링과 유도 기술을 이용해 악당들과 싸우는 힘이 센 캐릭터였다. '지구용사 벡터맨' 출신 유명 배우로는 김혁 외에도 기태영, 김성수, 엄지원 등이 있다.

이후 김혁은 2002~2003년 방송한 SBS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청년 이정재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밖에 '무인시대'(2003), '제5공화국'(2005), '강이 되어 만나리'(2006), '왕과 나'(2007~2008), '대왕의 꿈'(2012), '궁중잔혹사 꽃들의 전쟁'(2013), 영화 '화산고'(2001), '슈퍼스타 감사용'(2004)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2015년 드라마 '가족을 지켜라'를 끝으로 긴 공백기를 보냈고, 결혼 이후 지난 2021년 광양제철소에서 안전관리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근황이 공개됐다.

연기 활동이 뜸했던 김혁은 '고려 거란 전쟁'을 통해 오랜만에 지상파에 복귀했고, 인상 깊은 열연으로 다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살벌하고 묵직한 카리스마로 안방극장을 압도한 그가 향후 전개되는 '고려 거란 전쟁'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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