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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가 '나혼산' 탓? 시청자 어리둥절[★FOCUS]

  • 김노을 기자
  • 2023-12-09
시청자들에게 10년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나 혼자 산다'가 저출산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언뜻만 들어도 황당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출생률 저하에 대해 "온통 MBC '나 혼자 산다', 불륜·사생아·가정 파괴 등 드라마가 너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방송사 프로그램 편성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합계출산율이 3분기 기준 0.7명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4분기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며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방송사가)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많이 개발해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도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맡았던 지난해 11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가 어떤 프로그램을 흉보는 거는 아니지만 '나 혼자 산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걸로 너무 인식이 되는 것 같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인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부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을 접한 시청자들은 황당무개한 소리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2013년 첫 방송한 '나 혼자 산다'는 올해 10주년을 맞기까지 수많은 스타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조명하며 MBC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평소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1인 가구살이를 조명한 덕분에 '나 혼자 산다'는 언제나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고, 그들이 혼자서도 알차고 멋지게, 안정감 있게 살아가는 모습은 젊은 시청층의 소구점을 제대로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 같은 싱글 라이프를 조명하는 방송이 젊은층의 결혼 및 출산 기피의 주범이라는 식의 주장은 그다지 공감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치인들의 책임 전가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1인 가구를 추켜세우는 방송이 유행하고, 그 유행에 편승한 젊은층이 결혼은 물론 출산까지 기피해 인구 증가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인 것.

요즘 청년층은 온라인을 통해 자기 주장을 펼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렇기에 이들은 정치권의 이런 발언들에 대해 "결혼 2년 차 신혼인데 아내랑 '나 혼자 산다' 잘만 챙겨보고 있다" "1인 가구 연예인들이 혼자 취미도 즐기고 커리어를 쌓는 모습을 보며 더 자극을 받는데 무슨 소리냐" "'나 혼자 산다' 나온 연예인 중에 결혼 안 하고 싶다고 말한 사람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일 뿐" 등 반응을 보이며 반발했다.

어떤 이들은 나아가 "'나 혼자 산다' 때문이 아니라 사회 제도나 시스템 때문에 결혼 안 하는 거다" "당장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벌이인데 어떻게 결혼을 하라는 건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 박히게 들어온 '안정적인 4인 가족' 스토리를 2023년에 또 듣다니" 등 생각을 전하며 현실과 동 떨어진 발언을 하는 정치권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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