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는 말 이외에는 하지 못한 유아인(본명 엄홍식)이다.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첫 재판에 출석한 가운데, 거듭 고개를 숙였다.

1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유아인의 지인이자 미대 출신 작가 최 씨도 출석했다.


이날 유아인은 초호화 변호인단과 재판에 출석했다. 당초 유아인의 첫 재판은 지난달 14일이었으나 변호인 변경에 따른 기일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져 오늘(12일)로 연기됐다.

사건 초기 유아인이 선임했던 인피니티 법률사무소가 사임서를 제출, 유아인은 법무법인 해광을 추가로 선임했다. 현재 유아인의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동진, 법무법인 해광 등으로 고등법원 부장판사, 대검찰청 마약 과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인은 지난 10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씨에게는 대마흡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범인도피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회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았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유아인은 취재진을 향해 "정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면서 할 수 있는 소명들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 나로 인해서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마약류 상습 투약을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또한 유아인은 공판기일을 한 차례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재판이 끝난 후 다시 취재진 앞에 선 유아인은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면서 정확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한 첫 공판기일을 변경한 이유를 묻자 유아인은 "열람등사라는 과정이 있는데 그 기록을 보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됐다. 아직까지 해당 자료를 다 전해받지 못한 걸로 전해들었다"면서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한 차례씩 유아인의 구속을 시도했지만 모두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