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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루시 색깔..상징곡은 '개화'·'아지랑이'" [인터뷰④]

  • 이승훈 기자
  • 2023-12-12

보이 밴드 루시(LUCY)가 화려했던 2023년을 마무리하고 2024년 다시 한번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루시(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는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여섯 번째 싱글 '부기맨(Boogie Man)'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루시가 매체 혹은 기자들과 공식적인 자리를 가진 건 2020년 8월 첫 번째 미니앨범 '파노라마(PANORAMA)' 발매 당시 개최한 쇼케이스가 전부다. 당시 루시는 데뷔한지 3개월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설렘과 긴장 가득한 눈빛을 드러내며 루시 탄생 배경부터 앞으로의 음악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루시는 추후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로 아이유, 데이식스, 고영배, 레드벨벳 조이를 언급한 바 있다. 루시는 연차가 쌓이면서 활발한 활동을 한 덕분에 데이식스, 고영배와는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며 음악적 교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아이유, 조이와의 컬래버레이션은 감감무소식이다.

이와 관련해 조원상은 "사실 연예계 생활을 하면 인맥이 생기다보니까 한 다리만 건너면 (아이유, 조이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되더라. 하지만 우리가 원해서 그분들을 찾기 보다는, 그분들은 우리보다 더 높은 위치에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이 우리를 먼저 찾아주셔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인이 목표라고 했던 사실에 대해 "여전히 되면 좋을 것 같다. 성적이 잘 나오면 당연히 좋고 안 나오면 속상하긴 하지만 이제는 그게 목적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으로 리스너들을 만족시키는 게 좋은 것 같다. 데뷔 초에는 '나는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입니다'라는 명함 같은 음악이 있었으면 했다. 이제 104곡이 쌓였으니까 자존감도 높아지고 스스로를 칭찬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네 멤버가 생각했을 때 루시의 명함 같은 상징곡은 무엇일까. 세 멤버는 '개화', 한 멤버는 '아지랑이'를 손꼽았다.

신예찬은 "데뷔곡이면서 제일 많이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또 메시지도 희망적이어서 가장 좋은 곡이 아닌가 싶다", 최상엽은 "이 곡을 통해 우리를 알게 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신광일은 "루시 곡 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기도 하고 예찬이 형의 바이올린으로 전주가 시작될 때부터 환호성이 유난히 크더라"라며 '개화'를 지목했다. 조원상은 "제일 좋아하는 곡은 '엔딩'인데 루시를 잘 표현하고 있는 노래는 '아지랑이'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향후 루시의 방향성과 지향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원상은 "흔한 말이긴 한데 '믿고 듣는 밴드'가 됐으면 한다. 김이나 작사가님이 가사를 쓰면 사람들이 무조건 들어보지 않나. 그런 밴드이고 싶다. 한국에서 밴드를 물었을 때 루시 이름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예찬은 "네 명 다 친구 같은 사이로 좋은 밴드가 되고 싶다.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 최상엽은 "딱히 욕심이 있는 편이 아니라서 지금 상황도 충분히 만족한다. 어떤 밴드라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라며 웃었다.

특히 조원상은 "이제는 리스너들이 우리에게 안기는 느낌이다. 우리를 직접적으로 보러 오고 따라와 주는 왈왈이(팬덤명)가 아니더라도 한두곡 정도 알고 있는 라이트 리스너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루시 노래 듣고 힘을 얻었다', '출근길이 다른 날보다 괜찮았다', '최근에 헤어져서 힘들었는데 루시 음악 듣고 괜찮아졌다'라고 하시니까 '우리의 음악이 위로가 되고 있구나'를 느끼고 있다. 때문에 사람들이 안겨있을 수 있는 밴드 같다. 자체 콘텐츠를 보면 루시는 만만한 이미지다. 우린 그게 좋다. 그래야 사람들이 더 편하게 생각하고, 마음이 편해야 기대고 위로받을 수 있지 않나"라며 루시만의 매력을 어필했다.

"루시의 색깔은 이미 찾았어요. 찾았기 때문에 정규앨범을 낼 수 있었죠. 제가 만든 음악과 바이올린, 보컬, 드럼만으로 저희만큼 이런 루시 장르를 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생각해요. '부기맨'도 저희가 지금까지 한 적 없는 장르인데 루시 음악 같잖아요. 그게 저희의 색깔 같아요." (조원상)


끝으로 조원상은 "다 욕심이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소소하게 건강하고 늘 꾸준하고 성실한 걸 바란다.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루시의 메시지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루시의 메시지를 듣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고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도 되니까 메시지가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라며 루시의 최종 꿈을 고백했다.

"생각보다 감이 죽을 줄 알았어요. 예찬이 형이 28세 때 저희에게 '하루하루가 다르다'고 했었는데 지금 제가 그걸 느끼고 있거든요. 올해부터는 하루하루 몸이 다르더라고요.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건강하지 않는 작업 스케줄, 불규칙적인 수면 습관 등 때문에 감이 떨어질 줄 알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능력이 더 향상되는 한 해였어요. 2024년에는 더 좋은 곡을 들려드릴 수 있는 자신감이 붙었으니까 더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안심하시고 더 좋은 노래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언제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원상)

"'열' 앨범이 끝나고 짧은 시간이었는데 공연을 안 해서 그런지 팬분들을 못 본 지 오래 됐다고 느끼고 있어요. '부기맨'을 하면서 오랜만에 봤는데 너무 많은 힘을 받았고 왜 음악을 하고 있는지, 왜 무대를 좋아하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됐어요. 너무 너무 보고싶어요." (신예찬)

"연말 잘 보내시고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 사실 저희가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모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명언이 있어요. '농구라는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건 팬들 때문이다. 팬들이 없으면 공놀이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저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죠.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이 없으면 소음공해에 불과할 뿐인데 저흴 사랑해주시는 마음 덕분에 음악으로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를 존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상엽)

"왈왈이분들과 함께라면 루시는 어떤 걱정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신광일)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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