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의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 배우 정우성이 출연해 비하인드를 밝혔다.

1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서울의 봄'의 배우 정우성, 김성수 감독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의 봄'이 8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주연 배우 정우성은 "관객들이 영화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최고의 경험을 하고 있다"며 "매일 배우 정우성의 관객 기록을 깨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천만이 되면 더 감사할 것 같다. 요즘 약간 더 욕심부려도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 또한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면서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줄까?'라고 생각했다. 무겁고, 배드엔딩이라서 걱정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우성은 "종영관 무대인사에 가면 반란군 역을 맡은 배우들이 여지없이 사과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관객들이 영화를 재밌게 봐주셨는데 욕은 먹으면서 기분은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이태신 역에 대해 "제가 생각하기에는 인간의 마음속에 여러 자아가 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이태신에 대한 의지를 응원하고 싶은 것"이라며 "앵벌이 연기를 하면서 무기력함의 끝을 느낄 수 있었다. 이태신 장군이 끊임없이 부대를 출동시켜달라고 사정하고, 상황에 대한 위중함을 설명하는데도 너무 힘든 거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연기의 방향성도 헷갈리더라. 연기를 끝낸 다음에도 공허함에 빠져서 '내가 연기를 잘한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길을 잃고 헤매고, 고립되는 우성 씨의 모습이 곧 영화 속의 이태신이었기 때문에 저는 흡족했다. 저는 그대로 내버려 뒀다"고 말했다. 극 중 이태신의 침착함에 대해서는 "(전두광에게) '네가 지금은 이겼을지 모르지만, 잘못한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그 사람의 잘못을 제대로 지적하는 것이 영화를 만든 목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 속 가장 신경 쓴 장면에 대해서는 "광화문에서 진압군과 반란군이 대치했을 때 이태신이 전두광 앞에 가서 말하는 장면을 찍을 때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이 영화를 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해당 장면에 대해 "감독님이 극적인 감정보다는 담백한 모습을 주문했다. 마지막에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자격 없다'라는 얘기할 때 담백하게 내뱉기를 원하셨다. 그때는 감정적으로 변할 만한데 그 감정을 계속해서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김성수 감독은 "많이 찍었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지친 마음과 육체의 상태가 돼야 했다. 찍은 필름을 보니까 너무 많이 찍었더라. 그 장면만 이틀 촬영했다"며 "이태신 장군과 우성 씨가 비슷하다. 연기 철학이 그 감정에 도달해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라서 제가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또한 김성수 감독은 이태신 역할에 정우성을 염두에 두고 썼다면서 "정우성 씨가 안 한다고 하니까 엎는다고 하면 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고 했고, 정우성은 "감독님의 제안이 왔을 때 마음속으로는 70~80%는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인연이다. 마음속 첫 번째 감독님이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