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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상보' 지드래곤, 악몽의 2달+날린 2023년..누가 책임져주나[★FOCUS]

  • 한해선 기자
  • 2023-12-22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GD)은 결국 마약 투약을 한 박유천 꼴이 아닌 마약과 관련 없는 억울한 이상보 꼴이었다. 그의 마약 투약 의혹이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논란의 타격은 고스란히 지드래곤의 몫이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지드래곤에 대해 지난 18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경찰이 지난 10월 25일 지드래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한지 약 2달이 지난 후의 결과다. 누군가에겐 짧은 기간이었을 테지만, 지드래곤은 자신의 35년 인생에서 가장 긴 두 달을 보냈을 터다. 자신은 수차례 "아니"라고 억울함을 주장했음에도 세간의 시선은 그를 범법자로 몰아넣었다.

지드래곤이 오해를 받은 계기는 유흥업소 실장 A씨의 발언 하나로부터 출발했다. 지드래곤이 자신의 업장에 왔고, 화장실을 갔다 나오더니 비틀댔고 화장실엔 의문의 포장지가 있었다는 것. 이번 무혐의의 결과에서 다시 보자면 이미 마약 전과가 있던 A씨가 자신의 감형을 위해 애먼 지드래곤의 머리채를 잡고 온 것인데, 마약 수사가 관련인의 진술 하나에만 의존하고 수사한다는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 케이스다.


그간 지드래곤은 외로운 싸움을 했다. 자신의 SNS에 "사필귀정"이란 말도 써보고, 연합뉴스와 개별 인터뷰를 하며 "(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떳떳하게 호소했다. 지드래곤의 누나 권다미와 김민준도 '지드래곤 가디언즈 오브 데이지'(G-DRAGON Guardians Of Daisy) 캠페인에 동참하며 오죽 답답하면 동생 대신 욕까지 썼는데, 그럼에도 지드래곤의 무혐의를 믿지 않(으려)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한동안 연예인의 마약 사건이 증폭했던 터라 가요, 방송 업계에서도 지드래곤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겠냐는 설왕설래,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드래곤 마약 의혹 사건의 초기 흐름은 억울함을 주장하고 기자회견 연극까지 펼친 박유천의 행보와도 꽤 닮아 '제 2의 박유천'이 아니겠냔 말들도 많았다. 지드래곤은 결국 마약 누명을 쓴 '제 2의 이상보'로 정리되며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지만, 이 결과 나름대로 씁쓸함과 찝찝함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지드래곤이 올해 중 신보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해 하반기 무렵 그의 컴백이 예상됐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드래곤의 1년이 허투루 버려져 또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가 경찰 조사를 받던 2달의 여파가 2023년 한 해를 통째로 '악몽의 해'로 남긴 것이다.


지드래곤은 2024년 가요계 컴백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경찰이 지드래곤의 마약 무혐의를 공식 발표한 후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이별 발표, 새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전속계약 발표가 순차적으로 이뤄졌고 지드래곤의 향후 활동 가닥도 보인 것.

지드래곤은 음악 활동 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특별한 움직임도 예고했다. 그는 지난 21일 갤럭시코퍼레이션을 통해 발표한 자필편지에서 "이번 사태를 지나며 저는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한 곳을 보게 됐다"라며 "뉴스를 보며 한 해 평균 마약 사범이 2만명에 달한다는 사실과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무섭게 증가한 사실, 그리고 이들 중 치료 기관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는 사람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과 무섭고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이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하고 근절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라며 "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힘이 없고 약한 존재가 겪는 억울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누군가의 오빠, 형, 동생, 동료로 보호하는 시스템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드래곤은 "이 활동을 진심으로 또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재단에서 우리는 세상의 편견 불공정으로 고통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고 공정하게 존중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아티스트 권지용이 좋아하고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 예술 활동을 통해 마약 규칙, 불평등 불공정과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가 없는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는 후원을 하며 나와 같은 미래의 세대를 양성하는 활동을 펼치려 한다"라며 "저는 저의 책임을 다하며 컴백하여 아티스트로서의 책임도 사회적 책임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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