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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캐 만난 서인국.."한치의 망설임 없었다" [이재, 곧 죽습니다][★FULL인터뷰]

  • 이승훈 기자
  • 2023-12-23
동명의 웹툰을 보자마자 드라마화를 원해 회사에 판권을 사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또한 당초 캐스팅된 역할은 특별 출연이었지만, 감독으로부터 주인공 캐릭터를 다시 제안받았다.

배우 서인국과 '이재, 곧 죽습니다' 이야기다. 이보다 더 운명 같은 작품이 있을까. '이재, 곧 죽습니다'와 최이재 역할을 서인국의 인생작, 인생캐라고 부르는 이유다.

최근 서인국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박소담 분)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

극 중 최이재는 대학 졸업 이후 약 7년 동안 구직에 실패하고 좌절을 겪던 나머지 인생을 포기해버린 취업준비생이다. 스스로 생을 놓아버렸지만, 되레 초월적 존재인 죽음의 분노를 사고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인물이다.


◆ 특별출연에서 주인공으로 다시 캐스팅.."부담감 보다 욕심 앞섰다"


서인국은 CG가 포함된 완성본을 보니 "상상 그 이상이었다"면서 감탄했다. 알고 보니 서인국은 동명의 웹툰 '이재, 곧 죽습니다'의 엄청난 팬이었다고. "원작을 완결까지 보진 않았다"는 그는 "드라마에서는 최이재의 성격도 많이 바뀌고 상황도 추가됐다. 우리 작품만의 특별한 점, 최이재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원작 팬이었던 터라 부담감과 설렘을 동시에 안고 '이재, 곧 죽습니다'를 시작한 서인국. 그는 최이재를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감정 컨트롤을 손꼽았다. 서인국은 "감정 소모가 너무 컸다. 울다 지치는 걸 매일 같이 한 작품이다. 제일 극한의 감정이 죽음과 있는 신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더 심해진다. 그 신들은 한 달 내내 은신처에서 몰아 찍었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보통 촬영할 때는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닭가슴살을 먹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울고, 촬영이 끝나면 초콜릿으로 당충전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최이재를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뽐낸 서인국은 "주변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칭찬도 많이 해주고 반응도 좋다고 알려주더라. 기분이 좋다"라며 '이재, 곧 죽습니다'를 향한 호평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서인국은 죽음 은신처, 지옥을 보는 신, 피바다 신이 가장 궁금했다면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CG가 포함된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됐다.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도 능력을 쓰긴 했지만 이번 작품처럼 그린 스크린에서 촬영한 건 아니었다. 확실히 재미는 있었지만, 오직 내 상상으로만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꼈다. 신기하기도 했고, 많은 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라고 말했다.

"몇 년 전에 웹툰을 처음 접한 후 대표님한테 전화해서 '이건 드라마로 나올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어요. 근데 그때 이미 기획 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죠. 아시다시피 저는 원래 다른 역할로 특별출연이었어요. 이후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감독님께서 '최이재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러고나서 나중에 후회했죠. 부담감을 생각 못했어요. 원작을 너무 재밌게 봤던 터라 재밌을 것 같다는 욕심이 앞선 거였죠. 캐스팅이 끝났을 무렵 덜컥 '왜 이렇게 부담스럽지?'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 '암 투병' 박소담의 배려.."오히려 더 잘해줘, 아픈 티 안 냈다"


앞서 박소담은 2021년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진행, 건강 회복 후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박소담은 "정말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쳐드렸던 거 같다. 솔직히 회복 과정에서 힘들기도 했다"면서 서인국으로부터 많은 배려와 위로를 받아 작품을 무사히 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인국은 박소담에게 어떤 배려를 했냐고 묻자 "사실 나는 전혀 못 느꼈었다. 소담이가 처음에 '혹시 모르니 촬영 중 컨디션 난조가 있을 때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니까 나랑 감독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라. 전 스태프들도 같은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했는데 촬영이 시작되면 전혀 아픈 티를 안 냈고 힘들다고 하지도 않았다. 소담이는 내가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하는데 난 스스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만큼 배려를 해준 상황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담이가) 잘 해줬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서인국은 "죽음이라는 캐릭터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사람의 모습과 감정이 있긴 하지만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라서 나에게 따로 이야기하길 '많은 고민이 들어가 있다'라고 하더라. 순간의 집중력으로 죽음의 행동, 목소리 톤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걸 보고 '집중도가 큰 배우고 그 안에서 자유자재로 디테일을 조절하는 배우구나'를 느꼈다"라며 박소담의 연기 집중도를 극찬했다.

"(박소담과 연기하다가) 카메라가 꺼지면 정말 장난꾸러기예요. 먹는 얘기밖에 안 하죠. 박소담의 극 중 캐릭터는 제가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에요. 개미도 건드리면 도망가다가 앞을 계속 가로막으면 깨물잖아요. 본인이 할 수 있는 발악을 하는 선에서 이재가 개미라면 손가락이 죽음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어떤 걸 해도 이길 수 없지만 이재가 가질 수 있는 감정선에 최대한 집중했죠. 현장에서 촬영이 시작되면 각자의 캐릭터 등에 집중하다 보니까 잘 나온 것 같아요."

서인국은 극 중 환생한 역할 중 가장 만족한 배우로 갓난아기를 지목했다. "우리 모두 이야기한 게 있다. 아기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는 서인국은 "눈썹 연기 보셨냐. '저 장면은 진짜 스태프분들이 엄청 노력했겠다' 싶었다. 타이밍을 계속 기다린 거지 않나. 그 정도 갓난아기면 말도 안 통해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카메라 켜놓고 앞에서 계속 재롱을 떨다가 드라마 소스에 맞는 게 나올 때까지 계속 촬영한 거다. 최고의 만족도를 느꼈다"라며 웃었다.

뿐만 아니라 가장 절절했다고 생각하는 인물로는 고윤정과 이도현을 손꼽으며 "파트2에서도 어마어마하게 슬픈 신이 나온다. 감독님이 나에게 스포를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말을 아꼈다.


◆ 서인국 인생캐=최이재?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최이재는 다른 작품 속 캐릭터보다 유독 입체감이 선명하고 감정선 역시 섬세함이 필요함은 물론, 동명의 웹툰 원작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서인국의 연기력을 향한 궁금증은 최고조였다. 다행히 그는 최이재를 본인만의 느낌으로 100% 완벽 소화했고, 글로벌 시청자들로부터 호평 세례를 받았다. 새로운 인생캐를 달성했다는 댓글들도 주를 이뤘다.

서인국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감독님과 나의 욕심이 있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서인국의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했다. 이제까지 내가 했던 캐릭터를 보면 캐릭터성과 색깔이 있지 않나. 멋있고, 웃기고, 사랑스럽고, 무섭고, 악역 등 여러가지를 했지만 최이재는 찌질함과 삶, 죽음에서 왔다갔다하는 모습들이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라서 나도, 감독님도 '기존의 서인국에서 볼 수 없었던 연기 모습과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작업해서 나 또한 나의 인생캐 달성에 대한 욕심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재, 곧 죽습니다'가 서인국에게 '인생캐', '인생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OST에도 직접 참여했기 때문. 그는 지난 15일 '이재, 곧 죽습니다' 두 번째 OST인 '기적은 없어도'를 발매했다.

서인국은 "감독님께서 'OST는 어때?'라고 물어보셔서 '원하시고 필요하시면 하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했었다. 이후 한참 뒤에 결정이 나서 부르게 됐다"면서 "약간 록적인 요소가 있는 노래다. 록적인 노래를 콘서트 말고는 안 했어서 부담은 없었지만 '과연 내가 이런 강렬한 음악의 록 발라드를 하는 게 시청자들에게 방해가 되진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자 감독님께서 '서인국이 부른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만 최이재가 부른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음악 감독님도 '최이재가 독백하듯이 불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담담하고 라이트하게 불렀는데 많은 분들이 '정말 최이재가 부른 것 같다'고 해주셔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재, 곧 죽습니다'를 제외, 본인이 생각하는 인생작과 인생캐도 공개했다. "너무 많다. 다 얘기해도 되나"라며 깊은 생각에 잠긴 서인국은 "순위를 꼽을 순 없지만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는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속 김무영 캐릭터다. 절절한 로맨스를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절절한 로맨스를 해 본 건 그거 말고 없다. 난 슬픈 걸 잘 못 본다. MBTI가 T인데도 슬픈 걸 보면 운다. 눈물을 흘리면 가슴이 꽉 막히고 먹먹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감정이 너무 힘들어서 잘 안 보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내가 연기한 걸 내가 봤는데도 희한한 감정이 들더라. 당시 권수현, 몇몇 배우들과 내 집에서 마지막회를 같이 봤다. 그때도 울었다. 내 작품을 보고 운 건 처음이다. 재밌었고 그 당시 연기했을 때 배운 게 많았어서 다시 해보고 싶다. '38 사기동대' 속 까불거리면서 사기 치고 다니는 캐릭터도 좋았고, 키워드를 정하자면 브로맨스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1은 지난 15일 공개됐으며, 파트2는 내년 1월 5일 공개된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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