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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자체가 오은영, 금쪽 같은 '티처스'[김노을의 선셋토크]

  • 김노을 기자
  • 2023-12-23
프로그램 하나가 통으로 오은영 박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예능 방송이 있다. 스타 강사 정승제, 조정식을 필두로 내세운 '티처스' 이야기다.

지난달 5일 첫 방송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이하 '티처스')는 공부와 성적이 고민인 중·고등학생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진이 직접 코칭해 성적을 올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에듀 솔루션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티처스'의 기본 포맷은 단순하다. 전교 등수와 관계 없이 성적이 고민인 학생들과 부모가 각 회차마다 한 팀씩 출연해 정승제, 조정식에게 약 한 달 동안 수업을 받고 목표 점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정승제와 조정식 중 누구에게 티칭을 받을지는 학생이 판단하지 않고 강사가 결정한다. 선택 기준은 학생의 포텐셜, 즉 잠재력과 가능성이다.

그동안 출연자들은 각양각색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저조한 성적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학생부터 전교 1등이라는 압박감에 자퇴한 학생까지 천차만별이다. 다만 그들은 '성적 향상'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프로그램에 용기 있게 출연해 솔루션을 받았고, 누군가는 성공적으로 미션에 성공했다. 한편 다른 누군가는 성적 향상이라는 목표에는 골인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며 새 출발을 다짐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여느 교육 예능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티처스'이지만 이 방송의 특별한 점은 오은영 박사가 출연 중인 '금쪽 같은 내 새끼' 제작진이 기획했다는 데 있다. 이에 '티처스'는 곳곳마다 금쪽이의 향기가 묻어난다. 어떤 회차는 학생이 금쪽이고, 어떤 회차는 학부모가 금쪽이다. 정승제와 조정식이 졸지에 오은영 박사의 롤을 맡아 당황할 때면 MC 전현무가 "우리는 금쪽 같은 티처스"라고 정리하는 유쾌함도 갖췄다.

특히 강압적인 태도로 성적 향상을 압박하거나 현 시점에 맞지 않는 교육 방식을 강권하는 부모와 묵묵하게 이를 따르는 자녀들 간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은 '티처스'를 시청하는 묘미 중 하나다. 시청자들은 누가 봐도 강압적인 태도를 고집하는 부모를 보며 혀를 내두르다가도 이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서열에 굴복하지만 마음엔 앙금이 쌓인 자녀들의 모습에서는 안타까움을 느끼고 반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승제와 조정식도 그런 부모, 자식 관계를 보며 자신들의 과거를 떠올리곤 한다. 불통으로 점철된 부자(父子) 사이를 보던 두 사람은 "내 10대를 보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공부와 성적 향상보다 중요한 건 가족 간 관계 회복이라는 '티처스'의 기획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승제는 '티처스'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나 성적이 올라갈 수 있다는 걸 국민들이 안 믿어서 증명해보고 싶었다. 한 5년 전부터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고, 좋은 교훈이 되겠다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런 그의 말대로 '티처스'는 성적 향상은 물론 관계성에 대한 회복을 꾸준히 실천해 보이는 교육 예능의 좋은 예로 남게 됐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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