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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유준원, 아이돌 업계 유례없던 분쟁史

  • 김노을 기자
  • 2023-12-24
올 한 해 가요계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소속사와 전속계약, 정산 갈등 문제다. 그 중심에는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판타지보이즈에서 이탈한 유준원이 있었다.

우선 피프티 피프티로 데뷔한 새나, 시오, 아란, 키나는 지난 6월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정산 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관리 의무 등 소속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이 동의한 거래 구조로 의도적인 매출액 누락은 없었으며,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는, 즉 템퍼링(Tampering)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서 외부 세력으로 지목된 것은 외주 용역업체였던 더기버스와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 등이다. 의혹이 제기되자 더기버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법원은 어트랙트의 손을 들어줬다. 피프티 피프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8월 기각한 것. 법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이에 불복해 즉시 항고를 냈다. 법원은 10월 이 항고마저도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 키나는 항고를 취하, 소속사 어트랙트로 복귀했다. 어트랙트는 진심 어린 반성을 보인 키나를 다시 품었다.

어트랙트로 복귀한 키나는 지난달 18일 데뷔 1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직접 손편지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저의 부족했던 행동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허니즈에게 죄송스럽고, 기약 없는 시간 속에서 저를 믿고 기다려 주신 허니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난 1년은 제게 있어 많은 것들을 배우고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모든 순간에도 저를 일어나게 했던 건 허니즈에 대한 생각, 허니즈와 함께한 순간들이었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키나를 제외한 새나, 시오, 아란은 이제 더이상 피프티 피프티가 아닌 전(前) 멤버에 불과하다. 어트랙트는 이달 19일 세 사람에 대해 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과 위약벌을, 전속계약 부당파기에 적극 가담한 더기버스, 안성일과 백진실, 3인 멤버들의 부모 등에게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각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음을 알렸다.

어트랙트가 산정한 손해배상액과 위약벌은 수백억 원에 이른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의 추후 손해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우선 소장 제출 단계에서는 명시적 일부청구 방식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유) 광장 박재현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피해회복의 차원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소송 수행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판타지 보이즈로 데뷔를 앞뒀던 유준원 역시 법원으로부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지난달 24일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유준원이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소송 비용 역시 유준원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준원은 펑키스튜디오가 제작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소년판타지-방과후 설렘 시즌2'(이하 '소년판타지')에서 1위를 차지해 보이 그룹 판타지 보이즈 센터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팀을 이탈했다. 매니지먼트를 맡은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와 '소년판타지' 제작사 펑키스튜디오가 불합리한 계약조항을 요구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판타지 보이즈는 유준원을 제외한 11인조로 데뷔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펑키스튜디오가 제시한 계약의 내용에 대해 대부분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대중문화예술인(가수)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유준원이 지적하고 나선 내용들이 표준전속계약서와 비교해 특별히 부당하게 불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

재판부는 "펑키스튜디오가 유준원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거나 이로 인해 신뢰를 훼손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는 그야말로 '중소의 기적'을 일궈낸 유일무이한 팀이었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신인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가 빌보드,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원 차트에서 인기를 끌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기 때문. 하지만 이들의 화양연화는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 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저물고 말았다.

'센터' 부심을 놓지 못한 유준원도 마찬가지다. 데뷔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속사에 수익 분배 요율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등 소위 '1위 혜택'을 고집하다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업계에 유례없는 분쟁을 제기한 피프티 피프티와 유준원의 사례는 결국 그들을 응원하는 팬심(心)만 멍들게 했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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