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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세븐틴·뉴진스·스트레이키즈..2023 K팝 빅4 커리어하이

  • 윤상근 기자
  • 2023-12-24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은 2023년 12월 12일을 기점으로 완전체 군백기에 돌입했다. 이들이 모두 사회로 돌아오는 시점은 2025년 6월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즈는 이에 대해 "BTS의 재결합 콘서트까지 547일, 4700만초가 걸린다"라고 짚고 당시 국내 병역특례 이슈와 관련해 팝스타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입대가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멤버 전원이 공교롭게도 팬덤 이름처럼 ARMY(군인)가 된 2023년에도 방탄소년단은 여전히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과시하며 빌보드 차트와 국내 연말 시상식에서 맹위를 떨쳤다. 팀으로서 빌보드 핫100 차트와 빌보드 200 차트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지민과 정국이 나란히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등극했으며 제이홉 뷔 슈가 역시 일찍 떠난 진과 솔로 활동이 뜸했던 RM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어떻게 2023년까지는 그래도 BTS의 힘으로 빌보드에서 결과가 좋았는데 이들의 앨범 활동이 전무할 2024년이 이제 코앞에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K팝의 존재감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행히도(!) 아주 큰 걱정은 안해도 될것 같다. 현재 시점 K팝에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대체할 막강한 아티스트 군단이 포진돼 있다.

나름 매력적인 라인업이다. 사실상 3세대 걸그룹으로 분류되며 신에서 톱 티어로서 명성을 이어간 블랙핑크가 우여곡절 끝에(개인 활동을 열어두긴 했지만) YG와 팀 재계약예 성공하면서 2024년 활약을 기대하게 했고, 4세대 최고 핫 스타 뉴진스는 2022년의 짧고 임팩트 있던 데뷔를 거쳐 올해 다수의 히트곡으로 실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다수의 멤버들이 가진 엄청난 활용도로 장르와 퍼포먼스에 있어서 스펙트럼 확장을 이어간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는 앨범 판매량 400만장 시대를 열며 가공할 만한 팬덤 화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나 올해는 빌보드 두 메인 차트에서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의 1위 및 상위권 진입을 눈에 띄게 볼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방탄소년단의 위력도 많이 눈에 띄긴 하나 비중이 상대적으로는 줄어든 측면이 보이고, 빌보드 200에서보다 빌보드 핫100에서 1위 등극 횟수도 더 늘어났다. 이외에도 피프티 피프티의 빌보드 핫100 역대급 롱런,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등 4세대 후발 주자들의 빌보드 200 정상 등극도 값진 성과다.




◆ 블랙핑크, '마의 7년' 겨우 넘기고 내년은 어디로?



사실 블랙핑크의 YG 완전체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각 멤버들의 위상을 과연 YG가 온전히 안고 갈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관측들이 있었다. 오너 리스크도 여전히 유효한 데다 타 아티스트들의 아주 확실하지만은 못했던 실적, 그리고 후배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등도 맞물리면서 불확실성만 슬그머니 키워가고 있었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당장 컴백 발표는 아니더라도 완전체라는 상징성을 지켜냈다는 점에 의의를 둘만 하다. 블랙핑크이기 때문이다. 멤버들 역시 블랙핑크로 뿜어져 나오는 시너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놓고 홀로서기로 치고 나오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블랙핑크 역시 몇몇 걸그룹이 밟았던 전철을 블랙핑크 스타일로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팀은 유지하되 각 멤버들의 솔로로서 역량과 존재감을 커버할 수 있는 독자 매니지먼트와의 기묘한 동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은 또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될수도 있다. 이미 독자 행보를 위한 발판을 멤버들이 만들어가고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팀 활동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암시를 의미했다. 멤버 4명 모두 각자 활동 범위도 다르다. 한 자리에 모여 블랙핑크로 컴백 신곡을 작업하는데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YG와 재계약을 완전체로 했기에 이를 당장이 아닌 다음으로 미룬 것이 아니길 팬들은 바랄 뿐이다.




◆ 세븐틴 '앨범 500만장'의 의미




10월 30일 한터차트 발표 결과에 따르면 세븐틴 미니 11집 'SEVENTEENTH HEAVEN'(세븐틴스 헤븐)의 초동 음반 판매량은 509만 1887장으로 집계됐다.(앨범 발매 첫날만 300만장 돌파) 더욱이 세븐틴은 올해 9월까지 국내 앨범 총 판매량만 1104만 3265장을 찍었다. 미니 10집 'FML'과 정규 4집 'Face the Sun', 그리고 유닛 부석순 앨범 등이 포함됐다. 세븐틴은 이로써 K팝 신 역사상 초동 500만장, 누적 앨범 1000만장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데뷔 6년 6개월 만이었던 2021년 11월 국내 앨범 누적 판매량 1000만장을 넘겼던 세븐틴의 엄청난 커리어하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3년 한해, 그것도 9개월 만에 이룩한 성과였다.

필리핀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3 Asia Artist Awards는 올해의 퍼포먼스와 올해의 앨범상으로 대상 2관왕을 차지한 부석순의 피날레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부석순은 MC 성한빈과 강다니엘로부터 "앞서 세븐틴 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냐"고 질문했다. 이에 부석순은 "'파이팅 해야지' 음원 성적을 보았을 때 하이브(소속사)에서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븐틴 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라고 재치 있게 답하는 모습이었다.

잉후 부석순은 "AAA에 매년 세븐틴 멤버들과 참석했는데 올해는 부석순으로 참석했다. 저희 팀이 단체로 미쳐 있고 웃기는 멤버들로 만들어졌는데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리겠다"라면서 "내년에는 '하이부석순'(하이브+부석순)으로 기획해 보려고 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부석순"이라고 재치를 전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운 세븐틴, 그리고 부석순의 자신감이었다.




◆ 뉴진스, 제대로 만개하다



뉴진스의 2023년 첫 풀타임 시즌도 해피엔딩이었다. 데뷔 직후 곧바로 가져왔던 엄청난 국내에서의 화제성을 등에 업고 드디어 올해 이를 성적으로 입증했고 Asia Artist Awards 대상 2관왕 등으로 방점을 찍었다.

뉴진스는 올해 'Ditto'와 'OMG'를 거쳐 미니앨범 'Get Up' 타이틀곡 'Super Shy'와 'ETA'까지 왕성한 국내외 활동을 이어가면서 여전한 존재감을 가져갔다. 데뷔 연도의 짧은 활동으로 인해 'MAMA 어워즈'에서 무관에 그쳤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2022 AAA' 대상 등 신인상이 아닌 대상급 활약을 해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뉴진스의 올해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과를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Ditto' 'OMG' 'Super Shy' 'ETA' 'Cool With You' 등 올해 활동곡 5곡 모두 빌보드 핫100 차트인에 성공했고, 최고 순위는 'Super Shy'의 48위였다. 여기에 'Get Up' 역시 빌보드 200 커리어 첫 1위 및 19주째 차트인에 성공하면서 4세대 걸그룹 경쟁에서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다.



◆ 스트레이키즈, 'BTS 꽃길' 바통 이어받을까?



스트레이키즈는 11월 10일 발매한 미니앨범 '樂-STAR'(락스타)와 타이틀곡 '락'(樂)으로 통산 6번째 빌보드 200 차트 1위와 빌보드 핫100 차트 90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트레이키즈는 2022년 발매한 'ODDINARY'(오디너리)와 'MAXIDENT'(맥시던트), 2023년 6월 정규 3집 '★★★★★ (5-STAR)'(파이브스타)로 빌보드 200 차트와 함께 빌보드 아티스트 100 차트 3연속 동시 1위를 달성했다. 2021년 7월 디지털 싱글 'Mixtape : 애'로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정상에 오른 지 약 2년 만에 달성한 성과였다.

K팝의 빌보드 장악에 있어 한 획을 그은 방탄소년단의 뒤를 스트레이키즈가 그대로 잇고 있는 흐름이다. 스트레이키즈는 어느새 컴백 앨범마다 빌보드 200 차트 '핫샷'(차트 진입 직후 1위)에 성공하며 빌보드 단골 주자로서 명성을 쌓고 있다. 이외에도 주요 빌보드 세부 차트 정상은 물론 최신 차트 총 23개 부문 랭크인에도 성공하면서 '군백기'에 접어든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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