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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의미있나..TV 드라마 사라지고 전부 OTT 行 [2023 연말결산]

  • 안윤지 기자
  • 2023-12-25
올해 초 '더 글로리'를 시작으로 '악귀' '연인' '무빙' 등 다양한 작품이 시청자들을 찾았다. 각 콘텐츠의 소재나 캐릭터의 폭이 넓어지면서 연기자도, 시청자도 보는 즐거움이 한층 높아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재미나 완성도 유무를 떠나 우리가 접하는 드라마의 개수가 적어졌다. 특히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주 1회 혹은 아예 편성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더 이상 "안방극장을 책임진다"란 말이 무의미해졌다.

과거 지상파는 평일 오후 10시 주요 드라마를 편성했다. 톱배우의 출연은 물론,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만한 소재거리를 가져와 편성했고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또 몇억원 대 투자금을 필요로해도 히트작을 탄생시키기 위해 무조건 제작했다. 예시로 tvN 드라마 '도깨비'(2016년 作)의 있다. 투자금이 워낙 높아 제작 시기부터 어려움을 느꼈던 '도깨비'는 여러 지상파 방송국을 떠돌다 tvN으로 겨우 정착했다는 얘기가 방송가를 들썩이게 했다. 이후 tvN의 대표작이 된 '도깨비'는 아직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각 방송사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낼 작품을 쉴 틈 없이 찾았다. 방송가의 열정은 과거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2008년 作)과 비슷할 거라 여겨지는 환상처럼 다가왔다. 그런데 이젠 정말 '그들만 사는 세상'이 됐다. 평일 오후 10시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고 주 1회, 더 나아가 예능을 편성하기도 했다. 또 정통처럼 느껴진 16부작 드라마는 12부작, 8부작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서 더 심각한 상황은 TV가 아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단 사실이다.




◆ "내년 드라마 제작 30편 이내" 얼어붙은 콘텐츠 시장



코로나19로 인해 분야를 막론하고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콘텐츠 시장도 마찬가지다. 촬영이 계속해서 밀리고 작품이 완성되지 않는다. 완성이 됐다고 해도 워낙 많은 드라마가 있다 보니 물리적으로 편성 한계를 느끼고 망망대해를 떠돌게 된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3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됐다. 코로나19가 풀리면 좀 나아질 줄 알았건만, 콘텐츠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이미 너무 많은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은 채 숨어 있어 이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한 지상파 드라마 편성국 관계자는 "이미 내년 상반기 드라마 라인업은 끝났고 12월 초부터 하반기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드라마 수가 너무 많아서 기존에 몇 월 공개라고 약속했던 작품도 뒤로 밀리게 됐다"라고 말하면서도 "요즘 드라마는 시청률보다 화제성이라고 하지만, 방송국 입장에선 안 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잘 나오는 시간대를 잘 분석해 공략해야 하고 성공이 확실한 작품을 선호하다 보니 약간의 문제가 있으면 아쉽게도 같이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완성한 드라마가 편성 문제가 생겼다고 영원히 묻히게 둘 순 없으니 결국 차선의 방법으로 OTT를 택하게 된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콘텐츠 시장이 좋지 않아서 편성되지 못하고 떠도는 드라마가 상당수다. 편성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제작 당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부분을 드라마화해 촬영 때 좋은 흐름이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바뀌면서 문제시될 거 같아 오픈을 못하게 된 작품이 있다"라며 "또 지상파나 케이블 등 TV 편성에 밀리면서 OTT로 어쩔 수 없이 넘어간 작품도 있다. 이렇게 뒤로 밀린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년 드라마 제작 편수는 대폭 줄었다. 내가 알기로는 30편 이내"라고 토로했다.

많은 드라마가 OTT로 떠났다. 그중에는 '더 글로리', '무빙',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안나', '카지노', '사냥개들' 등 눈에 띈 성적을 내는 작품이 많아졌고 이젠 TV 편성이 되지 않아 떠나는 게 아니라 OTT를 선호하게 됐다.



◆ OTT로 가는 게 정답일까



사실 OTT 플랫폼 공개는 양날의 검과 같다. '안방'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식재산권(IP) 측면에서 보면 심각하다. 사실 글로벌 OTT 플랫폼 등장 초기엔 한국 창작자가 OTT와 계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도 저작권 때문이었다. 작품 저작권이 모두 OTT 쪽으로 넘어가는 상황은 한국에선 생소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생긴 것이다. 특히 드라마 같은 경우엔 흥행하게 되면 배우들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이 다수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쉽게 저작권을 내어주는 일이 어렵다. 그런데도 OTT 측은 계속해서 이런 계약을 이어갔고 여러 작품을 성공시키면서 해당 계약 형태가 자리 잡았다.

이로 생기는 문제 아닌 문제를 짚어 볼 수 있는 건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다.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이하 '더 챌린지')는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을 옮겨온 예능 프로그램으로, 총 10부작이다. 미국의 스튜디오 램버트가 제작했다. 미국에서 제작해서 그런지 '더 챌린지'는 한국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 새로운 창작물처럼 느껴진다. 출연진은 대부분 서양인이며 프로그램도 영어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더 챌린지'는 한국 드라마를 본 한국인 입장에선 일종의 '오징어 게임 상황극'처럼 보여져 이질감이 느껴진다. 어쩌면 이는 본질적인 '한류'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편성 문제뿐만 아니라 수위 문제에서도 OTT는 TV보다 낮기 때문에 표현의 방식이 더욱 넓어진다. 그러다 보니 OTT를 선택한 작품이 많아졌고 다양해졌다. 앞으로 '더 챌린지'의 가진 위압감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물리적으로 확실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찌하지 못해 내린 결정이겠지만, 창작자들은 앞으로 한국 드라마 미래를 위해 조심성을 갖고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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