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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선균·박수홍·주호민..올해는 TV가 아닌 법원으로

  • 윤상근 기자
  • 2023-12-25

2023년에도 스타들의 법원행(또는 경찰서행)은 적지 않았다. 특히나 올해는 임팩트가 굉장히 세서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혐의가 적용돼 입건되고 조사를 받고 검찰 송치, 그리고 수사를 거쳐 (대체적으로) 불구속 기소. 그리고 1심 재판에서 증거 조사, 증인 신문 등으로 혐의 정황이 모두 공개되고 검찰 구형에 재판부 선고. 그리고 항소하고 2심 되돌이표. 그리고 다시 구형, 선고를 거쳐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이렇게 말만 들어도 숨이 막힐 정도다. 이걸 실행하는 과정도(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일도) 매우 힘든 일이다. 첫 재판을 마친 유아인, 이제 곧 검찰로 향할 이선균, 1심 재판 막바지인 박수홍과 아직 1심 진행 중인 주호민 등이 올해의 최대 연예계 법정 사건들이다.

2023년을 되돌아봤을 때 대한민국을 가장 들끓게 했던 범죄 중에서는 마약이 있었고 음주운전이 있었으며 서이초등학교 사건으로 폭발한 교권 침해가 있었다. 영화 '극한직업' 대사처럼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의 대중화가 모두를 아찔하게 한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났고, 이제는 잠재적 살인으로 각인된 음주운전은 특히나 공인, 연예인에게 조그마한 실수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들은 교권 침해에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있었다고 엄중하게 고발, 정말 큰 화두를 던지고 떠났다. 이외에도 박수홍 재판으로 대두되는 친족상도례를 비롯해 MZ 조폭, 보복 살인, 무자비한 학폭, 리벤지 포르노, 전청조 사기 등 입에 담기도 쉽지 않은 강력 범죄들이 여전히 공권력 집행의 권한을 갖고 있는 종사자들로 하여금 고심을 더욱 키웠다.




◆ 유아인의 역대급 나락..최대 피해자는 넷플릭스




검찰 공소장에 적힌 유아인의 마약 혐의는 그 자체로 충격의 연속이었다. 유아인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14개 의원에서 미용시술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9.6L 등 의료용 마약을 불법 처방받았다. 또한 2021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총 44차례 타인 명의로 수면제 1000여정을 불법 처방 받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은 서울 강남구 모 병원에서 의사에게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하고 "아버지에게 전달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했고 이에 속은 의사는 유아인에게 처방전을 발급해주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LA 여행 도중 대마 흡연이 발각되자 일행에게 대마를 강요하며 공범을 만들고 유튜버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자신의 흡연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못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유아인은 이 유튜버에게 진술 번복을 종용하기도 했다. 32만 구독자를 보유한 이 브이로그 유튜버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검찰에 넘겨졌다.

지난 12일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낸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과 알프라졸람 등 총 7종 이상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 중에서 대마 흡연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법리적으로) 다투고 있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라고 답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아인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넷플릭스다. 유아인은 올해 넷플릭스 영화 '승부',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영화 '하이파이브' 등 총 3편의 촬영을 마쳤고 '지옥2' 또한 6월 촬영을 준비 중이었던 만큼 출연작들이 굵직했다. 넷플릭스는 '승부'의 극장 개봉 여부에 대해 "잠정 보류된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 '나의 아저씨'의 배신..이선균, 사실상 무기한 퇴출




'나의 아저씨'와 '파스타', 그리고 2019년 '기생충'에 이어 올해 칸 출품작 '잠'까지 승승장구했던 이선균의 배우 커리어에 마약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거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에 나서고 있는 유흥업소 실장 A씨와, 주사기와 수갑이 보인다며 시점까지 정확히 맞췄던 한 무속인만 이 나락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선균의 마약 수사는 현재 소강 상태 분위기다. 지난 9월 강남 유흥업소에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가 입수된 이후 특정돼 입건되고, 인천 경찰서 포토라인에 설 때까지만 해도 수사가 빠르게 이어질 것 같았다. 이 와중에 3억5000만원 협박 피해에 1000만원 이상 비용이 드는 룸살롱까지 자극적인 이슈가 더해졌고 자연스럽게 이선균의 이미지도 빠르게 추락했다. 그런데 이선균의 마약 검사 음성과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 번복 등이 나오면서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물음표가 덧붙여진 흐름이다. 어쨌든 예전의 훈남 배우로서 이선균의 모습을 앞으로는 무기한 보긴 힘들 것 같다.




◆ 박수홍, 가족이 가장 큰 가해자였네요




친형의 횡령 혐의 재판을 지켜보고 있는 박수홍의 편에 선 가족은 막냇동생밖에 없었다. 유튜버 김용호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형수에 "김다예가 우리를 쓰레기로 만들어 놨다"라며 되려 큰소리를 친 어머니, 직접 마주한 박수홍에게 폭력을 가한 아버지까지. 외로운 싸움이라는 단어로는 다 담을 수 없을만큼 최악의 고통이었다. 큰형과 사실상 연을 끊고 살았던 막냇동생이 그나마 "왜 이런 일로 동생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지 모르겠다"라고 답답해할 뿐이었다.

박수홍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너무도 많다. 그와중에 방송 출연에 나서며 미소를 띄고 분위기를 밝게 가져가고 있는 것이 말도 안되게 느껴질 정도다. 일단 친형이 내년 1월 직접 신문에 나서면서 모든 증거조사를 마치고 1심을 마무리할 예정이고, 세상을 떠난 고 김용호에게 허위사실 비방과 관련한 내용을 제보한 형수의 경찰 조사도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끝날 것 같다. 사실상 생이별한 상태로 홀로 이 모든 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박수홍도,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가 열연한 문동은처럼, 가족이 큰 가해자였다.




◆ 주호민의 민원은 정말 정당했던 걸까




교권 침해 이슈와 맞물려 뒤늦게 시선이 집중된 주호민의 이번 특수교사 신고 사건도 현재까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미 2022년 넘겨져 진행되고 있었던 이 재판에서 가장 주목을 이끌었던 부분은 주호민의 자폐 성향 아들이 특수교사 A씨로부터 지도를 받은 상황이 담긴 150분 가량의 녹음파일이었다. 주호민이 아들이 아동학대 피해가 의심되자 아들에게 녹음기를 붙여 특수교사의 행동을 몰래 확인하고 신고를 했고 결과적으로 기소까지 됐다는 점에서 교권침해 여론과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대화 내용에서 ■A씨가 수업 준비를 거쳐 차분하게 무언가를 아이에게 설명했고, 행동이 이해가 안되는 듯 "말을 제대로 해. 어떻게 됐어? 뭐가 그렇게야. 말을 해야지. 어떻게 됐어? 뭐? 뭘 보는 거야 그런데?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고 다소 짜증을 내는 듯한 말을 하고, ■A씨는 이후 아이가 집중하지 않는 듯하자 "뭐하고 있어?"라는 말로 다소 언성이 높아지며 "끝까지 다 쓰라고 했잖아", "다시 읽어", "아까 그렇게 읽었어?" "왜 안 읽어?"라며 다시 짜증을 내고 순간 아이와 부딪히는 상황이 큰 소리로 잠깐 들리고 나서 "너 왜 여기에만 있는 줄 알아? 학교에 와서? 너 왜 이러고 있는 줄 알아? 왜 이러고 있는 건데? 왜 이러고 있어 너? 학교에 왔는데 친구들 얼굴 왜 못봐? 친구들하고 못 어울려.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가 너. 읽으라고"라고 말하고 앞서 바지를 내린 사건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 A씨가 '버릇이 너무 고약하다'는 문구를 보면서 "너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아이를 지목하는 듯한 말을 하고, "아휴 싫어. 싫어" 등의 발언도 있었다. 크게 이 3가지가 A씨의 아동학대와 관련한 쟁점이었다.

녹음파일을 직접 들은 판사가 "부모 입장에서 속상했을 것 같다"라고 고개를 끄덕이고, A씨 변호인의 해명에 일부 학부모가 방청 도중 탄식을 내뱉은 분위기 등은 주호민의 녹음이 A씨를 향한 악성민원이라며 탄원서를 제출한 여론과 너무도 배치됐다. 재판부로선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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