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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한석규·남궁민·이제훈, 지상파 안방 살린 '믿보포맨' [2023 연말결산]

  • 윤성열 기자
  • 2023-12-26
지상파 편성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률을 보장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종편과 케이블은 물론 대형 OTT까지 K-드라마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지상파는 서서히 안방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화려한 라인업을 내세우고도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 부지기수. 이제 1~2%대 시청률을 찍어도 별로 놀랍지 않다. '다매체·다채널' 시대에 '레거시 플랫폼'인 지상파는 좀처럼 예전의 명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올해는 '희망'을 봤다. 몇몇 지상파 드라마가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을 거둔 것. SBS에선 '모범택시2'와 '낭만닥터 김사부3', MBC에선 '연인', KBS에선 '고려 거란 전쟁'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지상파의 체면을 살렸다. 이들 작품에는 모두 '흥행 보증수표' 같은 명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완성도 높은 연출과 서사 못지 않게 몰입감을 높이는 주연 배우의 명연기는 작품 흥행의 필수 요소다. 지상파 안방극장을 살린 배우 4인방을 꼽아봤다.

◆'모범택시2' 이제훈, 전 시즌 뛰어넘은 '갓도기' 효과

2년 전 '모범택시'로 큰 성공을 거둔 이제훈은 올해 2월부터 운행을 재개한 시즌2도 성공적으로 이끌며 명실상부 30대를 대표하는 '대세 배우'임을 증명했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 이제훈은 '무지개 운수'의 주축이자 메인 플레이어인 김도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시즌2에선 왕따오지, 전원도기, 무당도기 등 매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을 꾀하며 '부캐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제훈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2 시청률은 최고 21%(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가구 기준)까지 치솟았다. 시즌1의 최고 기록인 16%를 넘어선 것이다. '모범택시'는 이미 시즌3 제작을 논의 중이다.

◆관록 빛난 김사부..한석규, 시즌3도 通했다!

한석규는 이제훈과 함께 가장 유력한 '2023 SBS 연기대상'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한석규는 지난 4월 첫 방영한 '낭만닥터 김사부3'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 이야기를 다룬 작품. '모범택시'와 마찬가지로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제로 이어지고 있는 드라마다. 한석규는 타이틀 롤인 돌담병원 외과의 김사부 역을 맡아 3시즌 연속 드라마를 이끌었다. 관록이 빛나는 명연기로 시청자들을 안방극장으로 끌어들였다. 안효섭, 이성경, 소주연, 신동욱, 김민재, 진경, 임원희 등 돌담병원 식구들과 만들어낸 케미도 주효했다. 시즌3는 16.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올해 방영한 SBS 드라마 중 '모범택시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MBC 구원투수' 남궁민 '연인' 이끈 시청률 보증수표

올해 'SBS 연기대상' 대상이 한석규와 이제훈의 각축전이라면, 'MBC 연기대상' 대상은 남궁민의 수상이 유력하다. 남궁민은 올해 MBC 드라마 중 유일하게 흥행한 '연인'을 이끈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 드라마. 남궁민은 남자 주인공 이장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 8월 첫선을 보인 '연인'은 5.4%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보였다. 남궁민은 여자 주인공 유길채 역의 안은진과 함께 애절한 '멜로 케미'로 사랑받으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 저력을 증명했다. '연인'은 최고 시청률 12.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매 작품을 흥행을 거두고 있는 남궁민은 명실상부 '시청률 보증수표'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고려 거란 전쟁' 최수종, KBS 체면 살린 '사극의 왕'

'사극의 대가', '사극의 왕'이라 불리는 최수종은 지난달 첫 방송을 시작한 '고려 거란 전쟁'을 통해 10년 만에 KBS 새 대하사극에 컴백했다. 명성에 걸맞은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주말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 최수종은 극 중 현종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감찬 역을 맡았다. 몰입감을 높이는 목소리 톤과 대사 전달력, 섬세한 표정 연기로 극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다는 평가다. '고려 거란 전쟁'은 최근까지 9~1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KBS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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