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선영 아나운서가 고(故) 이선균을 애도한 가운데, KBS를 향해 씁쓸함을 내비쳤다.
27일 오후 이선영은 개인 SNS에 "고 이선균 씨 죽음과 관련해 고인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나는 KBS의 그 단독 보도를 짚고 싶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이선영은 "유흥업소 실장이라는 모씨와의 통화에서 오고 간 은밀한 대화. 고인의 행동을 개별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 보도가 어떤 사람의 인생을 난도하는 것 외에 어떤 보도 가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쓰인 그 칼은 고 이선균 씨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선량한 피해자인 그의 아내와 아이들도 찔러 생채기를 냈을 것이며 디지털 시대에 영구적으로 박제되어 영영 낫기 힘들게 할 것이다"라고 소신 발언했다.
끝으로 그는 "고인의 선택은 나빴다. 남겨진 가족들은 어쩔까 걱정이다. 부디 주위 사람들이 잘 지켜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의 연기를 좋아했었는데. 명복을 빈다"라며 이선균을 추모했다.
이선영이 말한 'KBS의 그 단독 보도'는 지난달 24일 오후 방송된 KBS 1TV 'KBS 뉴스 9'의 "유흥업소 실장 '5차례 투약' 진술…이선균 측 '허위 주장'"이다.
당시 KBS 측은 "이선균과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전화 통화 내용을 입수했다. 여기엔 두 사람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등장한다"면서 A 씨를 향해 "나도 너 되게 좋아해. 그거 알아?"라고 말하는 이선균의 음성을 공개했다.
그러자 A 씨는 "몰라. 표현을 안 하니까"라고 대답했으며, 이후에도 KBS는 두 사람이 마약을 했다고 추정되는 말들이 오고간 대화 내용을 낱낱이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A 씨는 이선균에게 "내가 오빠. 옆에서 대마초 필 때 나 안 폈잖아. 몸에 오래 남는다고. 이거 키트 보면 있잖아"라고 말했다.
또한 A 씨는 이선균에게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면서 "왜 네가 이게 털렸고 뭘 원하는지가 지금 명확하지가 않고"라는 이선균의 말에 "그래서 '한번 보내 봐, 보내봐' 해도 사진 한 장 오는 게 없어"라고 이야기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노상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이선균은 이날 오전 10시 12분쯤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를 작성한 뒤 집을 나섰으며, 18분 뒤인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하던 중 차 내부에서 휴대전화 1대 등을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같은 날 오후 이선균 검시를 마쳤고, 유족이 원치 않아 부검하지 않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추정 시각은 아직 파악 중"이라 전했다. 이선균의 유서 역시 유족들의 요청에 의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차량 내부에서는 별도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선균 배우가 12월 27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입니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선균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아내인 배우 전혜진이 상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족과 소속사 직원 등도 분주하게 조문객들을 맞았다.
고인과 생전에 호흡을 맞춘 영화, 방송계 동료들도 조용하게 빈소를 찾고 있다. 설경구, 유재명, 조정석, 조진웅, 이성민, 류준열, 유연석, 김성철, 장성규, 배성우, 송영규, 대만 배우 허광환, 이원석 감독, 변영주 감독, 변성현 감독, 이창동 감독,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 다음은 이선영 아나운서 SNS 글 전문.
고 이선균 씨 죽음과 관련해 고인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나는 KBS의 그 단독 보도를 짚고 싶다.
유흥업소 실장이라는 모씨와의 통화에서 오고 간 은밀한 대화. 고인의 행동을 개별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 보도가 어떤 사람의 인생을 난도하는 것 외에 어떤 보도 가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쓰인 그 칼은 고 이선균 씨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선량한 피해자인 그의 아내와 아이들도 찔러 생채기를 냈을 것이며 디지털 시대에 영구적으로 박제되어 영영 낫기 힘들게 할 것이다.
고인의 선택은 나빴다. 남겨진 가족들은 어쩔까 걱정이다. 부디 주위 사람들이 잘 지켜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의 연기를 좋아했었는데. 명복을 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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