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로 데뷔를 앞둔 최윤진 감독이 신인 작가의 각본을 탈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은 3일 "최윤진 감독이 김기용 작가의 '심해' 각본을 탈취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작가 조합에 따르면 김기용 작가가 '해인'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트리트먼트를 집필해 공모전에 출품했고, 당시 예심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최윤진이 매력을 느껴 영화화를 제안했다는 것. 이에 김기용 작가는 최윤진이 대표로 있는 영화사 꽃과 3천만 원짜리 집필 계약을 체결했다.
김기용 작가는 계약 후 5백만 원을 받고, '해인' 트리트먼트를 발전시킨 39쪽짜리 '심해' 트리트먼트를 최윤진 대표에게 발송했다. 최윤진 대표는 39쪽짜리 트리트먼트에서 몇몇 장면을 덜어내고 기존 장면을 압축하는 정도의 변형을 가해 26쪽짜리로 줄여서 김기용 작가에게 발송했다.
최윤진 대표는 자신이 김기용 작가와 트리트먼트를 공동으로 저작했다 혹은 자신이 새로 쓰다시피 했다고 주장했으나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김병인 대표는 "단순 압축했을 뿐, 공동 저작이라 볼 수 없다. 영화를 편집한 편집자가 영화감독이라고 주장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작가 조합은 도합 2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세 명의 작가를 조정위원으로 선발해 두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세 명의 조정위원에게는 사안의 배경이나 A작가, B 작가의 신원에 대해서 일절 공개하지 않은 상황. 세 조정관 모두 만장일치로 작가가 95%의 집필을 하였고 B 작가는 단 5%의 윤색만 하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A 작가는 김기용 작가, B 작가는 최윤진 대표였다.
특히 최윤진 대표는 김기용 작가에게 "당신은 글재주가 없다. 업을 떠나는 게 좋겠다"와 같은 악담을 하며 김기용 작가와의 집필 계약을 중도 해지했고, 천만 원을 지급했다고. 최윤진 대표는 '심해'의 초고를 A 투자배급사에 제출해 8천5백만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최윤진 대표는 작가조합의 질의서에 "시나리오 표준계약서에 준해서 김기용 작가에게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영화가 200% 수익률을 올리면 김기용 작가에게 1천만 원을, 300% 수익률을 올리면 2천만 원을 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200%의 수익률이 나려면, 천만 관객을 돌파해야 하는 수준. 이에 김병인 대표는 "160억 원을 현금으로 세다가 흘리는 돈만 천만 원이 넘을 것이다. 이건 인센티브가 아니라 상대를 조롱하는 것에 가깝다"며 냉소했다.
최윤진 대표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심해' 시나리오를 등록했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제목을 '심연'으로 바꾸어 영화진흥위원회의 기획개발 지원사업에 지원하여 4천만 원을 추가로 수령했다. 현재 김기용 작가와 작가 조합은 영화진흥위원회에 '심연'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최윤진 대표를 즉시 고발할 예정이다.
A투자배급사와의 '심해' 기획개발계약은 2019년 7월까지 10개월가량 유지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지됐고, 이듬해인 2020년 10월경 최윤진 감독은 더 램프에 저작권등록번호와 함께 자신을 단독 각본가로 명시한 '심해' 시나리오를 건넸다.
두 제작사가 '공동제작계약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최윤진 대표는 "'어느 신인작가'의 '원안'이 있었고 초고까지 같이 작업을 하였으나 신인작가의 필력에 문제가 있어 작업을 중단하였으며, 엔딩크레딧에 이름을 올려주면 된다"고 알렸다.
영화의 크레딧은 본편이 시작되기 전인 '오프닝'과 본편이 끝난 후인 '엔딩'에 삽입되는데, 최윤진 대표는 "오프닝에 '각본 최윤진'을 엔딩에 '각본 최윤진, 김기용'을 넣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최윤진 감독은 자신이 김기용 작가에게도 각본 크레딧을 주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단 5%를 쓴 사람이 단독으로 '오프닝크레딧'을 차지하고, 95%를 쓴 김기용 작가는 관객 대부분이 보지 않는 '엔딩크레딧'에 최윤진의 뒷순위로 기재하는 것은 사실상 크레딧 탈취 행위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작가 조합은 최윤진 감독이 '모럴해저드'도 동일한 방식으로 크레딧을 탈취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제작사 더 램프의 박은경 대표는 김기용 작가의 시나리오를 읽고 놀라, '모럴해저드'의 촬영을 끝낸 최윤진 감독에게 박현우 작가가 집필한 초고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원제는 '에너미'였고, 확인 결과, 시나리오의 도입부는 인물, 대사, 지문이 거의 일치했고 많은 신들이 '복붙'되어 있었다.
작가 조합은 "'모럴해저드'는 외국 금융자본이 국내 유수 기업을 불법적으로 사냥한다는 내용인데, '에너미'는 사냥 대상이 금융회사였던 반면, '모럴해저드'는 제조업체로 바뀌었다. 타깃 회사가 달라짐에 따라 불법적인 기업 인수 방식도 달라지긴 했지만, 주인공의 캐릭터와 그가 처한 상황은 동일하고, 이야기의 본질과 주제도 그대로였다"고 설명했다.
김병인 대표는 "최윤진 사태는 위기를 맞은 한국영화계에서 반드시 뿌리뽑혀야 하는 악습의 전형이다. 최근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와 함께 발족한 KOSA(한국영상작가연합)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라며, "이 사건은 영화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대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모럴해저드'는 부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1등 소주 회사와 호시탐탐 기업을 노리는 글로벌 투자사가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 유해진, 이제훈 등이 출연했으며 현재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은 3일 "최윤진 감독이 김기용 작가의 '심해' 각본을 탈취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작가 조합에 따르면 김기용 작가가 '해인'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 트리트먼트를 집필해 공모전에 출품했고, 당시 예심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최윤진이 매력을 느껴 영화화를 제안했다는 것. 이에 김기용 작가는 최윤진이 대표로 있는 영화사 꽃과 3천만 원짜리 집필 계약을 체결했다.
김기용 작가는 계약 후 5백만 원을 받고, '해인' 트리트먼트를 발전시킨 39쪽짜리 '심해' 트리트먼트를 최윤진 대표에게 발송했다. 최윤진 대표는 39쪽짜리 트리트먼트에서 몇몇 장면을 덜어내고 기존 장면을 압축하는 정도의 변형을 가해 26쪽짜리로 줄여서 김기용 작가에게 발송했다.
최윤진 대표는 자신이 김기용 작가와 트리트먼트를 공동으로 저작했다 혹은 자신이 새로 쓰다시피 했다고 주장했으나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김병인 대표는 "단순 압축했을 뿐, 공동 저작이라 볼 수 없다. 영화를 편집한 편집자가 영화감독이라고 주장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작가 조합은 도합 2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세 명의 작가를 조정위원으로 선발해 두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세 명의 조정위원에게는 사안의 배경이나 A작가, B 작가의 신원에 대해서 일절 공개하지 않은 상황. 세 조정관 모두 만장일치로 작가가 95%의 집필을 하였고 B 작가는 단 5%의 윤색만 하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A 작가는 김기용 작가, B 작가는 최윤진 대표였다.
특히 최윤진 대표는 김기용 작가에게 "당신은 글재주가 없다. 업을 떠나는 게 좋겠다"와 같은 악담을 하며 김기용 작가와의 집필 계약을 중도 해지했고, 천만 원을 지급했다고. 최윤진 대표는 '심해'의 초고를 A 투자배급사에 제출해 8천5백만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최윤진 대표는 작가조합의 질의서에 "시나리오 표준계약서에 준해서 김기용 작가에게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영화가 200% 수익률을 올리면 김기용 작가에게 1천만 원을, 300% 수익률을 올리면 2천만 원을 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200%의 수익률이 나려면, 천만 관객을 돌파해야 하는 수준. 이에 김병인 대표는 "160억 원을 현금으로 세다가 흘리는 돈만 천만 원이 넘을 것이다. 이건 인센티브가 아니라 상대를 조롱하는 것에 가깝다"며 냉소했다.
최윤진 대표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심해' 시나리오를 등록했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제목을 '심연'으로 바꾸어 영화진흥위원회의 기획개발 지원사업에 지원하여 4천만 원을 추가로 수령했다. 현재 김기용 작가와 작가 조합은 영화진흥위원회에 '심연'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최윤진 대표를 즉시 고발할 예정이다.
A투자배급사와의 '심해' 기획개발계약은 2019년 7월까지 10개월가량 유지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지됐고, 이듬해인 2020년 10월경 최윤진 감독은 더 램프에 저작권등록번호와 함께 자신을 단독 각본가로 명시한 '심해' 시나리오를 건넸다.
두 제작사가 '공동제작계약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최윤진 대표는 "'어느 신인작가'의 '원안'이 있었고 초고까지 같이 작업을 하였으나 신인작가의 필력에 문제가 있어 작업을 중단하였으며, 엔딩크레딧에 이름을 올려주면 된다"고 알렸다.
영화의 크레딧은 본편이 시작되기 전인 '오프닝'과 본편이 끝난 후인 '엔딩'에 삽입되는데, 최윤진 대표는 "오프닝에 '각본 최윤진'을 엔딩에 '각본 최윤진, 김기용'을 넣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최윤진 감독은 자신이 김기용 작가에게도 각본 크레딧을 주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단 5%를 쓴 사람이 단독으로 '오프닝크레딧'을 차지하고, 95%를 쓴 김기용 작가는 관객 대부분이 보지 않는 '엔딩크레딧'에 최윤진의 뒷순위로 기재하는 것은 사실상 크레딧 탈취 행위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작가 조합은 최윤진 감독이 '모럴해저드'도 동일한 방식으로 크레딧을 탈취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제작사 더 램프의 박은경 대표는 김기용 작가의 시나리오를 읽고 놀라, '모럴해저드'의 촬영을 끝낸 최윤진 감독에게 박현우 작가가 집필한 초고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원제는 '에너미'였고, 확인 결과, 시나리오의 도입부는 인물, 대사, 지문이 거의 일치했고 많은 신들이 '복붙'되어 있었다.
작가 조합은 "'모럴해저드'는 외국 금융자본이 국내 유수 기업을 불법적으로 사냥한다는 내용인데, '에너미'는 사냥 대상이 금융회사였던 반면, '모럴해저드'는 제조업체로 바뀌었다. 타깃 회사가 달라짐에 따라 불법적인 기업 인수 방식도 달라지긴 했지만, 주인공의 캐릭터와 그가 처한 상황은 동일하고, 이야기의 본질과 주제도 그대로였다"고 설명했다.
김병인 대표는 "최윤진 사태는 위기를 맞은 한국영화계에서 반드시 뿌리뽑혀야 하는 악습의 전형이다. 최근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와 함께 발족한 KOSA(한국영상작가연합)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라며, "이 사건은 영화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대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모럴해저드'는 부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1등 소주 회사와 호시탐탐 기업을 노리는 글로벌 투자사가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 유해진, 이제훈 등이 출연했으며 현재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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