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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도 못 올라가" 황민구, 이은해 계곡살인사건 트라우마 고백[금쪽상담소][종합]

  • 김노을 기자
  • 2024-01-03
법영상 분석가 황민구와 프로파일러 배상훈이 직업 때문에 겪게 된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프로파일러 배상훈, 법영상 분석가 황민구가 출연했다.

이날 황민구는 "고소공포증이 없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생겼다"며 계곡 살인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이은해가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와 함께 수영을 못 하는 남편을 물에 빠트려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억울한 피해자의 사연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계곡 살인 사건에서 황민구는 범죄자가 제출한 영상 판독을 위해 사건에 참여,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

황민구는 "그런 걸 많이 보니까 나도 한순간에 잘못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육교도 못 올라가고 등산도 못 한다. 산에 올라가도 떨어질 거 같다. 잔상이 남아서 잘 때도 생각이 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영상을 보다 보면 허무하게 죽는 사람이 많다. 난간에 기댔다가 떨어져 사망한 사고, 스마트폰 보고 가다가 맨홀에 빠져 사망한 사고도 있다. 그분들은 자기가 죽는 것도 모르지 않나. 그게 심해지니까 저는 가족들과 놀이공원을 가도 기구를 못 탄다"고 털어놨다.

배상훈 역시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으로 인한 고충을 고백했다. 그는 "시체 증후군이라는 게 있는데, 두려움에 시체를 못 보는 것"이라며 "예전에 반지하에서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 시체가 (부패해서) 물이 됐더라. 그걸 들고 나오는데 (시신이 든 봉투가) 터져서 다 뒤집어 썼다. 너무 깜짝 놀랐다. 그런 게 몇 번 반복되니까 가구 문을 못 닫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집엔 칼이 없다. 요리는 작은 문구용 가위로 한다. 프로파일러들이 칼을 안 들고 다닌다. 그것도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은 "직업에서 온 여러 힘든 경험이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트라우마 때문에 일상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종, 국가, 성별과 무관하게 엄청나게 큰 일을 겪은 후 심리적 상처, 재해를 입는 걸 트라우마라고 한다. 직접 겪는 경우도 당연히 트라우마이지만 간접적인 노출을 지속적으로 겪는 것 또한 트라우마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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