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가 베일을 벗은 가운데, 1부가 뿌린 씨앗은 알찬 열매를 맺었다. 387일이라는 기간이 헛되지 않은 완벽한 클라이맥스다.

3일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외계+인' 2부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22년 7월 개봉한 '외계+인' 1부에 이어 1년 6개월 만에 공개되는 후속편이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는 많은 기대 속에 개봉했지만, 15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 1부가 끝나고 난 다음에 힘들었다.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다 네 탓이라는 사람들이 반이었고, 너무 파격적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저도 계속 고민했는데 해답을 찾기 어렵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저에게 남은 건 2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여러 편집본을 만들고 작업을 하면서 1부는 판타지, SF 장르적 성격이 강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2부도 그런 흐름은 있지만, 등장인물이 엮이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성적인 부분이 많기도 하다. 그 감성을 바탕을 바탕으로 하는 액션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 만나고 헤어지고, 그런 감정이 밑바닥에 깔려있다. 1부에서는 그 감정이 미약했다면, 2부에서는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동훈 감독은 2부를 작업하며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여러 디테일을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 모두 저의 메시지를 받았을 텐데 '이 대사를 한 번만 녹음해서 보내달라'라고 부탁했다. 모두에게 몇 번씩 부탁해서 편집하면서 그 대사를 넣어보고, 없는 대사도 만들었다"며 "이하늬 씨 첫 등장 장면은 원래 다른 장면이었는데 그 장면보다 임팩트 있고, 민개인(이하늬 분)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건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도록 신을 새로 써서 재촬영했다"고 밝혔다.

'외계+인' 2부에서 류준열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본격적인 사건의 실체를 마주하는 '무륵' 역을 통해 진중함과 유머러스함을 오가는 열연과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으로 극을 이끈다. 그는 "우리끼리는 1~2부로 나눌 게 아니라 더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도 얘기했고, 감독님께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하셨다"고 웃으며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께 많이 배워서 작업하면서 배운 힘으로 배우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다음 작품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현대에서 과거로 넘어와 홀로 외롭게 성장했고, 이제는 모든 사람을 지키려는 '이안'의 단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류준열과 극 중 가짜 부부로 시작해 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김태리는 "역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두 배우가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 어색한 사이인에 따라 달라지고,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며 "무륵과 이안은 어린 시절에 만났던 인연이 있는 관계이고, 저희가 그 이전에 했던 했던 작품에서 쌓은 친분이 그런 관계 설정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첫 만남에서도 이상한 호감과 끌림을 느끼는 관계에 있어서 실제 관계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류준열은 "이 배우와 내가 개인적으로 얼마나 알고, 교감하는지가 스크린 안에 200% 이상 묻어난다고 확신하고 연기한다"고 공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태리 씨는 (실제로) 매우 깊은 친구 관계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유지태 선배님이 좋은 동료를 주는 게 배우 생활을 꾸준히 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거라고 얘기했을 때 이해가 안 됐는데 태리 씨뿐만 아니라, 우빈 씨와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 게 작품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친구 같은 부부로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외계+인'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썬더'로 등장, '이안'과 사람들을 도와 위기를 극복하려는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새롭게 합류한 관세청 수사관 '민개인' 역의 이하늬는 특유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로 캐릭터들과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완성해냈다.

이하늬는 "최동훈 감독님은 우리나라 영화에 큰 획을 그으신 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작업을 하실지 궁금했다"며 "추운 문경에서 세 달 내내 마지막 장면을 찍었는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장면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매일 도전하는 날을 보내시더라"라며 "한 번도 꺾이신 적이 없었고, 어떻게 저런 에너지로 날아다니시는지 신기했다. 모니터를 보시면서 너무 재밌는 게임을 하듯이 영화를 찍으시더라"라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부를 알고 있으니까 '1부에 너무 아꼈나?' 싶기도 했다. 2부의 이야기가 많이 풀렸어야 했나 생각도 했는데 '2부가 있으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했다. 1부에서 숨겨진 씨앗이 열매를 맺어서 관객분들은 따드시기만 하면 될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열매가 아주 맛있게 익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직접 제작한 도술 무기를 파는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과 '청운'을 연기해 명불허전의 케미를 선보였던 염정아와 조우진은 '외계+인' 2부에서도 놀라운 활약으로 극을 가득 채운다.

염정아는 "조우진 씨가 아닌 청운은 생각하지 못할 정도다. 옆에서 연기를 보는 것도 행복했고, 함께 작업했던 게 행복했다"며 "대사가 많은데 굉장히 빨리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해야 했다. 초반에 나왔던 주막신에서 무륵의 혼을 빼놓는 신을 찍을 때 땀이 줄줄 흘렀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조우진은 "저는 NG 대마왕이었다. 실제로 말투가 워낙 느리고, 천천히 얘기하는 습관이 있는데 빠른 대사를 소화하려다 보니까 부담스러웠다. 움직이면서 빨리, 또박또박해야 하는 대사가 많기 때문에 어려웠다"며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와이어를 많이 타고 말을 빨리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어떨 때는 '내가 타령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수가 잦긴 했지만 신명 나게 놀았던 현장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엔딩크레딧 나올 때 울컥했다. 다들 동고동락했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 영화와 이별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슬프지만은 않았던 게 이제는 관객들과 뜨거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열심히 기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외계+인' 2부의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최동훈 감독은 "관객들에게 초대장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2부 자체만으로 재밌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외계+인' 2부는 오는 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