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승연 친엄마와 아빠가 53년 만에 재회했다.

3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이승연과 친부모님의 생애 첫 삼자대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승연은 "나의 어린 시절에 멈춰있는 부모님을 자유롭게 풀어드리고 싶다"라며 친엄마와 아빠를 만나게 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백일섭은 "두 분이 만나게 된다면 딸이 갖고 있는 응어리가 해소될 것 같다", 전현무는 "중간에서 노력 많이 하셨다"라며 이승연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승연은 친엄마와 아빠의 만남을 앞두고 "큰 일이긴 하지만 '한 번은 꼭 있으면 좋겠다' 했던 일이기 때문에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애를 썼다"라며 다소 긴장한 눈빛을 드러냈다. 이승연 아빠 또한 "본 지가 오래 돼서 조금 긴장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약 53년 만에 인사동의 한 양식당에서 재회한 이승연 부녀. 친엄마는 "어때? 이상하다"라며 아빠를 향해 어색한 손 인사를 건넸고, 아빠는 아무런 말도 없이 친엄마를 바라보기만 했다.

사후 인터뷰에서 아빠는 "처음 보는 사람 같았다. 옛날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생소했었다"라고 털어놨다. 친엄마는 "어제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앞에 앉으니까 약간 상기가 되더라"라며 멋쩍게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가 앞에 앉아있음에도 꿈인지 생시인지 기억을 못하겠다며 어색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친엄마는 "이게 다 자식이 있으니까 만나는 거겠죠. 진짜 다 자식 덕이오", 아빠는 "상상을 못했다. 내 모습이 옛날하고 비슷해요? 세월이 워낙 많이 흘러서 생각이 잘 안 날 거다"라고 전했다.

그러자 친엄마는 "나도 한 번도 생각을 못했다. 아직까지 치매는 아니기 때문에 생각은 다 난다. 이렇게 다시 만나서 보니까 그래도 많이 안 늙었다. 나는 많이 변했지?"라고 물었고, 아빠는 "완전히 딴 사람이다. 길에서 봐도 몰라보겠다"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은 이승연이 3세 때 헤어진 상황. 아빠는 옛날 얘기를 꺼내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신혼여행을 부산까지 갔다 오고, 무엇 때문에 (당신이) 일본에 가게 됐다. 일본 가서 귀국을 안 하셨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친엄마는 "제가 있잖아요. 종철 씨가 옛날 기억을 제대로 못 하는 게, 내가 남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런 거 다 소용없지만, 승연이 두 번째 생일 다 하고 외식하러 가던 날 그때 종철 씨 뭐했어. 여자하고 같이 있었잖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아빠는 "난 도저히 기억을 못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친엄마는 "승연이를 안고 같이 갔다가 봤다. 승연 아빠는 그 여자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했다. 승연 아빠는 옛날 생각을 하나도 못한다. (당신이) 옷장을 발로 차서 유리가 깨져가지고 발을 다친 것도 기억 난다. 자고 들어와가지고 내가 뭐라 그랬다고. 그거 기억 못하면은 사람 아니다"라며 옛기억을 꺼냈다.

뿐만 아니라 친엄마는 "근데 승연이 처음 낳았을 때 내가 원한 건 나도 엄마가 없잖아. 엄마가 없으니까 얘한테는 절대로 의붓엄마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딸을 떠난 이유는 내가 가장 아닌 가장이 됐잖아. 종철 씨가 다니던 상가에서 화재가 난 이후 직장을 그만 두지 않았나.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다"라며 가족들을 떠난 이유를 고백했다.


친엄마는 "우리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집에 가면 지금 아내한테 잘해줘라. 나는 잘 살고 있다"라며 쿨한 면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특히 이승연은 친엄마를 향해 "얼굴이 완전 딴판이다"라고 말하는 아빠에게 "아빠가 여자들을 많이 만나서 헷갈렸을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해 머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후 친엄마가 자리를 떠나자 아빠는 깊은 생각에 빠지더니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저렇게 건강한 모습 보니까 반갑다. 사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겠어"라며 친엄마를 향해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승연은 "되게 짠했다. 아빠도 한 남자고 사람이고,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었을테고, 남편도 처음이었을테니까 그래서 너무 서툴렀구나 싶었다. 본인이 뭐가 서투른지도 몰랐던 것 같다. 사람 대 사람으로서 굉장히 짠했다"라며 울먹였다.


앞서 이승연아빠는 53년 전 집을 떠난 전처에 대해 "괘씸하기 짝이 없다"라며 원망했고, 친엄마는 "승연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너 밤길 조심해'였다"라고 밝혀 두 사람의 재회는 만나기 전부터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에 백일섭은 "만나서 무슨 말을 할까, 일단 한번 싸울 것 같다"라며 몰입감을 드러냈고, 전현무 또한 "저도 싸울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승연 아빠는 만남 직전까지도 "내 잘못은 하나도 없어. 이렇게 된 게..."라며 친엄마 탓을 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변하지 않은 아빠의 모습에 이승연은 "절대 그런 얘기는 하면 안된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