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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의 반란 '밤이 되었습니다', 의외로 재밌네? [안윤지의 돋보기]

  • 안윤지 기자
  • 2024-01-05
본래 게임, 서바이벌 소재는 처음부터 몰입해야 한다는 부담감, 게임을 이해해야 할 것 같은 강박감 등으로 인해 대중적이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다가갈 수 없는 진입 장벽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마니아층만 형성할 뿐 큰 호응을 얻지 못하게 된다.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밤이 되었습니다'도 이와 같다. 수많은 배우가 나오지만,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고 마피아 게임을 소재로 둬 왜인지 무서울 것만 같다. 그런데 이런 편견을 벗기고 나면 의외의 재미가 찾아온다.

'밤이 되었습니다'는 종료가 불가능한 의문의 마피아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유일고 2학년 3반의 하이틴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배우 이재인, 김우석, 최예빈, 차우민, 안지호, 정소리 등이 출연한다.

버스를 탄 학생들이 수련회 장소에 도착했다. 갑자기 다른 반과 연락이 안 닿는다면서 떠난 선생님을 뒤로하고 학생들은 먼저 강당에 모여있다. 인터넷도 되지 않은 곳에 의문을 갖던 도중 마피아 게임이 시작된다. 학생들은 이를 장난이라 여기며 아무나 투표하게 됐고 이는 현실로 벌어진다. 마피아로 지목 당한 학생은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면서 사망하고 학생들은 강제로 잠에 들게 된다. 원색적인 색감과 자극적인 장면으로 이뤄진 1화가 그렇게 막을 내린다. 이후 김준희(김우석 분), 오정원(최예빈 분), 이윤서(이재인 분), 진다범(안지호 분), 김소미(정소리 분), 고경준(차우민 분)을 필두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치열하게 펼쳐지는 '밤이 되었습니다'는 마치 일본 영화인 '배틀 로얄'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장 김준희와 일진 고경준의 대립, 게임의 원인을 분석하는 이윤서와 똑똑한 오정원 그리고 나름의 반전을 숨겨둔 진다범과 김소미까지. 각자의 역할들이 마치 '배틀 로얄'처럼 움직이면서 극을 끌어내 간다.

이렇게 그저 그런 장르물일 줄 알았던 '밤이 되었습니다'는 극 중반부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장르물의 경우, 범인이 얼마나 악랄한가를 표현하기 위해 '시민'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그린다. 이 때문에 주인공들 역시 무조건 시민이어야만 했고 범인을 향한 공포심을 그려냈다. 그러나 '밤이 되었습니다'는 시민의 이야기에서 마피아의 이야기로 전환한다. 마피아가 된 그들이 왜 그렇게 상대방을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등 '밤'의 이야기가 계속되며 신선함을 안긴다. 또 '밤이 되었습니다'는 하이틴 장르이기 때문에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성인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도움, 이기적인 생각들을 멈추고 서로 돕고 걱정하는 구간이 매 순간 등장하게 되고 주인공들의 관계성을 만들어 과몰입을 유발하게 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드라마의 화제성이다. '밤이 되었습니다' 공개 당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가 오픈돼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시즌1이 대성공을 거둔 만큼, 시즌2에 관한 시청자의 관심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밤이 되었습니다'는 신인 배우를 주축으로 장르물을 끌어내 간다. 그러다 보니 상황상 모든 포커스는 '스위트홈 시즌2'로 향했고 '밤이 되었습니다'는 다소 아쉬운 화제성을 가져가게 됐다.

어쩌면 신의 한 수가 작용한 걸 수도 있다. '밤이 되었습니다'가 넷플릭스 공개인 만큼, 역주행의 기회가 찾아온 거다. 약간 미숙한 연출과 촌스러운 대사는 B급 감성을 만들어 냈고 빠른 전개는 속도감을 만든다. 어린 출연진의 등장은 극의 풋풋함을 형성한다. '밤이 되었습니다'로 신인 배우들의 향연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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