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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SNL 주기자' 직후 슬럼프..영양주사 맞는 내 모습 비정상 같더라"[인터뷰③]

  • 한해선 기자
  • 2024-01-09

배우 주현영이 'SNL 코리아'에서 '주기자' 역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주현영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 연출 박상훈, 강채원, 이하 '열녀박씨') 종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이세영 분)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 분)의 금쪽같은 계약결혼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동명의 네이버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열녀박씨'는 두 주인공의 죽을 운명을 넘어선 사랑이 애틋한 로맨틱코미디로 그려지며 9.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현영은 극 중 박연우와 함께 조선시대에서 21세기로 당도한 사월 역을 맡아 잔망스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 웃음을 선사했다. 사월은 홍성표(조복래 분)와도 꽉 찬 해피엔딩으로 시청자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주현영은 '열녀박씨' 속 활약으로 '2023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을 하며 자신의 위시리스트를 잘 이뤘는지.

▶'내가 돈을 벌면 이렇게 하자'라는 것은 없었다. 제가 이름을 많이 알리면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란 걸 알았을 때는, 제가 3수를 하면서 부모님이 늘 지원을 해주셨고 언니들도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저에게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다 갚고 싶었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후회 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은가.

▶공포 영화나 '더 글로리'의 인물들처럼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영화 촬영을 시작했는데 거기서 역할이 순수한 사람이었다가 자신의 욕망이 점점 커지면서 순수함이 퇴색되고 위험에 처하는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지금까지 연기해 보지 않았던 인물을 하면서 즐기고 있다.

-'열녀박씨'가 12부작이었다 보니 조금 짧아 아쉽진 않았나.

▶연우가 돌아오면서 끝났다. 저는 사실 연우가 돌아오긴 했지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림이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연우는 조선시대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았는데 현대에서 그 꿈을 다 이루는 멋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면 어땠을까 혼자 상상해봤다. 사월이는 연우가 돌아온 뒤에 어떤 일상을 살아갔을지도 궁금했다.

-앞으로 자신에게 붙고 싶은 수식어는?

▶지금처럼 계속 인물의 이름으로 순간순간 불리면 좋겠다. 지금도 부모님 계시는 강원도에 가면 동네분들이 '사월이'라고 해주신다. 연기했던 인물로 불리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이번에 저희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두 마리에게 '사월이', '오월이'라고 이름을 붙였다.(웃음)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단 생각도 있겠다.

▶예능적인 이미지를 깨기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때도 킹받게 하는 인물일 거라고 예상한 분이 많았다. 'SNL'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오래 갈 거라는 각오는 하고 있어서 스스로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이미지 때문에 저를 캐스팅 해주신 분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인물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려고 한다.

-롤모델인 선배 연기자는?

▶크리스틴 위그다. 그 배우가 미국 'SNL' 출신 배우인데, 실제로 글도 쓰고 그걸로 상도 받았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한국 분들 중에선 오정세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남자 사용 설명서'를 통해 선배님을 처음 뵀는데, 가볍지 않지만 가벼운 연기를 너무 인상적이게 봤다. 이후에 코미디 연기를 너무 맛깔스럽게 하시면서 정반대의 무거운 모습도 많이 보여주셨다. 각인된 이미지에 구속되지 않고 다양한 인물을 철저히 몰입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닮고 싶었다.


-코미디 작품을 연출해 본다면 어떤 배우를 섭외하고 싶나.

▶하정우 선배님, 오정세 선배님, 염정아 선배님을 캐스팅 해보고 싶다. 유세윤 선배님, 장도연 선배님도 섭외해서 숏폼이든 단편이든 만들고 싶다.

-2월에 공개되는 티빙 '크라임씬'은 어떻게 보여질까.

▶마니아층도 많고 오랜 기간 동안 사랑 받은 작품인데, 제가 공포 소설은 좋아하는데 추리 소설은 잘 못 봤었다. 장진 선배님이 계셔서 긴장도 됐고 부담도 컸는데 아니나 다를까 추리 부분에 있어선 큰 활약을 기대할 순 없지 않나.(웃음) 매번 상황극 속 캐릭터는 누구보다 즐기지 않았나 싶다.

-쉼 없이 연기해왔다. 부침은 없었는지.

▶세 작품을 함께 할 때가 있었다. 그게 'SNL'에서의 모습을 보고 캐스팅 해주신 거라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쩌지 싶었다. 세 작품을 하면서 컨디션이 약해지면서 제가 'SNL' 때 펼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현장에서 멘붕이 오기도 했고 무서워서 숨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어느 시점인지도 모르게 그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 같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조언을 주는 존재는? 마인드 콘트롤은 어떻게 하려고 하나.

▶제가 재작년과 작년에 체력적으로 바닥을 찍은 것 같다. 체력이 안 좋아지면 이러다가 나락으로 떨어지겠단 생각을 해서 그 때부터 각성을 했다. 재작년과 작년엔 영양주사를 맞았는데 비정상 같더라. 뒤에서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아이러니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에 운동량을 많이 늘렸고 입맛이 없어도 최대한 먹으려고 한다. 제가 쉴 때는 집안에서 나가지 않고 고립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숨어있는 거였더라. 쉬는 날에 친구도 만나고 야외 활동을 하려고도 한다. 최근엔 신동엽 선배님의 역할이 컸다. 저에게 칭찬도 많이 해주시지만 중심을 지키기 위한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다. 매번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만나는 선배님들이 조언을 해주셨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때도 이서진 선배님이 조언 해주셨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할 때는 조언이라기 보다 또래끼리 만나서 서로 한탄하면서 힘이 돼줬다. '열박전' 할 때도 서로 고민을 나눴다. 거기서 경력이 제일 긴 세영 선배님이 촬영장에서의 태도나 연기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주현영에게 코미디란?

▶제가 살아가는 방향 그 자체다.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 몇 살까지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삶의 태도 자체가 코미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2024년 목표는?

▶'두시의 데이트'가 얼른 개봉했으면 좋겠다. 저도 그걸 찍으면서 연기적으로 많이 어려웠는데 스크린에서 보는 제 모습이 궁금하다. 이번에 새로운 영화 촬영을 하게 됐으니 무사히 잘 찍고 싶다. 새해에는 어떤 일들이 오더라도 차분하고 담대하게 대처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열녀박씨'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한 말씀.

▶연기하는 입장인 배우와 연기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열녀박씨'를 찍고는 저도 시청자의 입장이 되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저에게 너무 행운이었고 여기서 만나는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이 모두 기억날 정도로 의지하면서 촬영했고 귀한 인연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감사하다. 시청자 분들도 힐링하고 치유 받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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