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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하다 오열..박수홍 친형 호소, 정말 진심이었나[윤상근의 맥락]

  • 윤상근 기자
  • 2024-01-11


6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돼 결심공판 말미 피고인 자격으로 판사 앞에 선 방송인 박수홍 친형 부부는 각자 직접 적어온 최후변론을 읽으며 울먹였다. 그 자체로는 분명 슬픈 상황이었다. 아이들마저 불안정한 상태에 시부모는 투병 중이고, 한 순간에 범죄자 가족으로 내몰려 구속 기로에 서있는 입장에서 이 자리까지 오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을 법도 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들의 횡령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커져버린 박수홍과의 극한의 갈등 상황, 그리고 박수홍 김다예 부부가 감내해야 했을 고통 역시 이들이 흘린 눈물보다 훨씬 더욱 뜨거웠을 법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하고도 안타까운 가족사였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10일 박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10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박씨 부부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피고인 신문이 중점적으로 이뤄진 이후 결심으로 변론종결을 맞이했다. 재판부는 1심 선고기일을 오는 2월 14일로 잡았다.

검찰은 모든 신문을 마친 박씨 부부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 박씨에게 징역 7년, 박수홍 형수 이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구형하면서 "두 사람은 박수홍을 위해 법인카드를 썼다면서도 자신들의 혐의를 은폐했다. 이로 인해 박수홍의 연예인으로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죄질이 나쁘며 태도도 역시 나쁘다. 이씨의 경우 악플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박수홍에게 추가 피해를 전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씨 부부 변호인은 "이번 혐의는 박수홍만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박수홍의 주장으로 오히려 가족이 모두 피해를 받았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말하고 "일부 인정하는 혐의 외에는 모두 무죄를 선고해달라"라고 답했다.

이어 박씨는 최후진술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 꿈만 같다. 마치 내가 보험금을 타먹으려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호도됐다"라며 "나는 박수홍을 자식같은 아이로 키웠고 이는 변함없는 사실이며 그럼에도 이를 해명하는 것이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 생각에 참고 견디고 있었다. 수홍이를 이렇게 뒷바라지 했는데 (혐의에 대해) 몰랐던 부분은 죗값을 받겠지만 억울하고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예전처럼 서로 아끼는 가족으로 회복시켜달라"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씨도 울먹이며 "몇년간 힘든 일을 겪고 있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박수홍을 죽이려는 살인마가 됐다. 아이들도 범죄자의 자녀가 됐다. 남편은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었기에 길게 연애하며 결혼을 결심했다. 연애 7년여 만에 집을 장만했지만 생활이 쉽지 않았다. 여러해 함께 살며 박수홍도 자식같은 마음으로 보살피면서 함께 살았다. 열심히 살았는데 한순간 범죄자 가족이 됐다. 아들은 온갖 염증으로 수술을 받았고 딸은 공황장애를 받았다"라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고통스럽다. 주위에서 맞고소를 왜 하지 않냐고 하지만 남편의 마음을 알기에 원망할 수 없었다. 지금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참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홍 친형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 등 2곳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62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허위 직원 등록을 활용한 급여 송금 수법으로 19억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일부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왔다. 이후 검찰이 이날 박수홍 개인 계좌 무단 인출액 29억원에 대한 부분을 15억원으로 낮춰 공소장을 변경, 실제 횡령과 관련한 공소사실은 4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검찰은 박수홍의 1인 기업인 라엘에서 박수홍의 연예 활동으로 발생된 수익으로 채워진 자금을 법인카드를 활용해 박씨 부부의 생활비로 쓰고, 허위 직원을 등록시켜 급여로 송금하고, 심지어 부동산 매입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는 등의 수법을 쓴 증거들을 박씨에게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횡령 정황에 대해 추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재판의 핵심 인물인 박씨의 자신의 혐의에 대한 입장은 ▶라엘은 가족기업이며, ▶법인카드 사용은 박수홍의 동의를 얻었고 ▶나는 박수홍의 재산에서 한푼도 가져가지 않았다 로 요약할 수 있다. 박씨는 라엘과 메디아붐이 가족기업으로서 사내이사로서 결제 및 상품권 사용에 쓰였으며 복리후생 차원에서 사용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라엘 사내이사로서 상품권 결제는 박수홍 지인에게 선물을 보내는데 사용했고 나머지는 박수홍에게 사용했다"라는 말과 함께 "가족 기업이다 보니 복리후생 명목으로 사용했다"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박씨가 가족기업으로서 가족들이 이렇게 복리후생이라는 명목으로 (박수홍 본인의 동의도 제대로 얻지 않고) 법인카드로 사용하는 시스템에 대해 "가족 회사로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고 인지는 했는데 (이 시스템에 대해) 잘 몰라서 그렇게 해도 되냐고 겁이 나서 물어는 봤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들이 법적으로 분명 잘못된 행동인지 조차 확실히 알지 못한 채 그냥 써버렸다는 황당한 해명이나 다름없었다.

박수홍이 앞선 증인신문에서 직접 등판해 박씨 부부를 '저들'이라 표현하며 "저들의 이익이 됐다"라고 강하게 쏘아붙인 걸 잊었는지 박씨는 검찰의 질문에 일관적으로 "박수홍의 동의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박씨는 박수홍 본인이 모르는 계좌에 박수홍 형수의 사인이 계좌에 적혀 있는 것에 순간 "본인 확인을 할텐데요"라며 남 얘기하듯 모르는 눈치를 보이더니 순간 "땀이 많이 난다"며 휴정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10분이 지나 재개된 신문에서 박씨는 거의 모든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며 답변을 끝냈다.

이씨의 신문은 사실상 더 들을 필요가 없었다. "남편의 회사일이라 잘 모른다"라고만 답변하면 되는 일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대답했다. 반대 신문에서 박씨 변호인은 박씨 부부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질문들로 일관하며 "그럼에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앞으로 시부모님께 평생 효도하겠다"라는 말로 선처를 유도하기에 이르렀다.

기자와 함께 재판을 지켜본 박수홍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덤덤하게 박씨 부부의 행동들에 고개를 저었다.

먼저 이날 검찰이 지난 9일 28억원에서 15억원으로 박수홍 피해 금액에 대한 공소장 변경이 있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노종언 변호사는 "겹치는 부분이 있어 아마 일부 횡령 금액이 줄어들어서 40억원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 변호사는 검찰 구형에 대해 "솔직히 (형량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노종언 변호사는 박수홍 형수 이씨의 횡령 관련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자신은 시어머니의 심부름에 따라 행동했을 것이라는 말인데 그렇게 되면 자신은 돈이 없고 어머니가 그렇게 많은 돈을 썼다는 말이 된다. 참고로 박수홍 어머니는 검소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박씨 부부 변호인이 박수홍이 박씨 부부 자녀에게도 고소를 했고 무혐의 처분이 나온 것과 관련해 "결과적으로는 무혐의이긴 하나 자녀 입장에서는 이 돈의 출처를 알 수 없는 부분이다. 고의성이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그 돈을 사용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볼수는 없는 거다. 박수홍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박씨가 임의대로 이 돈을 사용하고 자녀에게까지 넘긴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답했다.

노 변호사는 한편 이씨가 박수홍 부부를 상대로 악성 댓글을 작성할 것을 지시한 부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이씨는 현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오는 26일 재판도 앞두고 있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에게 박수홍 부부에 대한 악성 댓글을 지시한 혐의이며 이전 경찰 고소 건에 더해 추가로 접수된 건이 26일 재판으로 열린다.

이와 함께 노 변호사는 박수홍의 근황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 이 내용에 대해 대화하기 어렵다. 아내 김다예 등을 통해 듣기로 황망하다는 반응 정도만 들을 수 있었다"라고도 덧붙였다.

재판부가 박씨 부부의 눈물을 어떻게 판단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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