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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故이선균 수사 보안 문제없는지 진상 규명해야"

  • 윤성열 기자
  • 2024-01-12
봉준호 감독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다 세상을 등진 배우 고(故) 이선균의 경찰 수사 정보 유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가 최초 누출된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2개월여에 걸친 기간 동안 경찰의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 감독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이어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음성판정이 난 지난 11월 24일 KBS 단독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제공된 것인지 면밀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3번째 소환조사에서 고인이 19시간의 밤샘 수사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한 후인 12월 26일에 보도된 내용 역시 그러하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또한 "언론 관계자의 취재 협조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3차례에 걸친 소환 절차 모두 고인이 출석 정보를 공개로 한 점, 당일 고인의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이 과연 적법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청한다"며 "수사당국은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봉 감독을 비롯해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 이원태 감독, 배우 김의성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고인과 같은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은 배우 최덕문이 맡았다.

또한 한국영화감독조합 장항준 감독,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 영화수입배급협회 정상진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이주연 대표,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대표, 한국영화감독조합 민규동 대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송창곤 사무총장,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 김명수 본부장,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이남경 사무국장, 여성영화인모임 소속 곽신애 대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소속 장원석 대표도 함께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한편 고 이선균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노상에 세워둔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앞서 그는 지난해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입건 이후 유흥업소 실장 A씨를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고소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불면증으로 처방받은 약이라며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투약에 대한 고의성을 전면 부인한 것.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에선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된 강압 수사 의혹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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