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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호 "'열녀박씨' 위해 '금쪽이' 찾아봤다가 아주 빠져들었죠"[★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4-01-13

"'슈룹'도 마찬가지고 이번 작품도 저에겐 큰 도전이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태민이는 사랑 받지 못한 아이였어요. 그 아이의 비뚤어진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저는 작품 준비를 할 때 다른 작품 참고도 많이 하고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사랑 받지 못한 아이의 일상과 마음을 많이 참고한 것 같아요. 영화 '케빈에 대하여', 드라마 '상속자들'도 참고했고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같은 내 새끼'도 봤죠. '금쪽같은 내 새끼'는 참고하려고 봤다가 자기 전에도 찾아볼 정도가 될 만큼 빠져들었어요."

"롤모델은 호아킨 피닉스를 너무 좋아해요. 작품마다 다른 사람이 돼 있잖아요. 죽기 전에 한번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분이에요."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봤던 '병아리 연습생' 유선호가 이제 제법 '청년 닭'으로 하나의 몫을 해내게끔 성숙해졌다. 유선호는 연기 호평을 받은 tvN '슈룹'과 이번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 연출 박상훈, 강채원, 이하 '열녀박씨') 이후 실제 인터뷰 내내 한층 진지해진 '배우 눈빛'을 보여줬다. KBS 2TV '1박 2일'이나 평소 친한 형들에겐 장난기 가득한 유선호지만, 그가 '연기 거장' 호아킨 피닉스를 롤모델로 숨김 없이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연기'에만큼은 진심이기 때문이다. 향후 유선호가 '조커' 같이 세상을 놀라게 할 연기를 보여줄 날도 아주 멀진 않은 듯하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이세영 분)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 분)의 금쪽같은 계약결혼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동명의 네이버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열녀박씨'는 두 주인공의 죽을 운명을 넘어선 사랑이 애틋한 로맨틱코미디로 그려지며 9.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선호는 극 중 세상에서 노는 게 제일 좋은 한량 재벌 3세, 강태하의 이복 남동생 강태민 역을 연기했다. 유선호는 늘 차갑고 반항적이며 뚜렷한 삶의 목표 없이 살아왔던 태민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가족들과의 관계를 회복, 행복을 찾아 나아가기 시작한 과정을 열연했다.


-'열녀박씨' 종영 소감은?

▶많은 분들이 마지막까지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함께한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반항아적인 이미지를 위해 신경 쓴 부분은?

▶태민이가 사랑 받지 못한 아이여서 공허한 부분을 노는 걸로 채운다고 생각했고 헤어스타일도 이상할만큼 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청률이 잘 나왔다. 인기 실감하나. 기억나는 시청자 반응은?

▶드라마가 한창 방영될 때는 크게 돌아다니지 못해서 인기를 바로 실감하진 못했다. 주변에서 잘봤다고 해줬고 엄마도 엄마 친구들에게 잘봤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고, 이모, 할머니도 재미있다고 하셨다. 초반에 태민이가 되게 많이 미움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저에게 '쟤는 누구 편이냐'라고 하더라. 결국 우리 편이었던 거다.(웃음)

-태민이가 비뚤어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착한 인물이었다. 태민의 변화를 어떻게 보여주려고 했는지.

▶제가 느꼈을 때 태민이는 아픈 손가락 같았다. 사랑 받지 못한 인물인데 더 미움을 받으려고 했던 친구다. 제가 볼 때 마음이 아팠고 연우를 만나고 사랑이든 관심이든 선한 관심을 처음 받고서 태민이가 많이 성장했다.

-진경과의 연기 호흡은? 워낙 카리스마 있는 선배와의 작업이라 배운 점도 많았겠다.

▶선배님에게 많이 배웠고 선배님이 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기서는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라며 도움을 많이 주셨다. 처음에 선배님이 많이 다가와주셨고 '대본 어떻게 봤니', '네가 생각한 태민이는 어떤 아이니'라며 소통을 많이 해주셨다. 카리스마가 있으셨지만 현장에선 따뜻하게 다가와주셨다.

-'열녀박씨' 출연 이유가 배인혁의 출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처음에 대본을 받고 출연자 이름을 검색해 봤는데 이세영 누나랑 배인혁 형이 한다고 하더라. 바로 형에게 연락했는데 '너무 재미있는데 우리 하자'고 했다. 그래서 대본을 읽어보기도 전에 마음이 기울었다. 저 역시 '인혁이 형도 꼭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슈룹'에 이어 '열녀박씨'로 작품을 연속으로 함께 하면서 배인혁에 대해 더 알게 된 부분은?

▶형이랑 '슈룹'에선 신에서 붙지 않았고 리딩 때 잠깐 봤는데 촬영이 끝나고 친해졌다. 형이랑 제가 운동하는 취미가 비슷해서 축구, 볼링을 같이 했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2년 동안 함께 하면서 가까워졌다. 사실 저는 처음에 인혁이 형이 차가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같이 지내니 제 생각 이상으로 너무 따뜻했다. 실제로 인혁이 형 동생이 제 나이여서 인혁이 형이 저를 동생 보듯 해줬고 저도 의지를 많이 했다. 인혁이 형이 밥을 많이 사줘서 저도 밥을 사기로 했다.

-'열녀박씨' 원작 웹툰은 봤는지. 인기 웹툰이라 드라마화 하면서 성공시켜야겠다는 부담이 있진 않았나.

▶캐스팅이 된 후에 원작을 봤다. 요즘엔 원작 기반의 작품이 많아서 원작을 읽어보고 가는 편인데 재미있게 쭉 읽혔다. 부담은 없었고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제 돈 주고 쿠키를 들여서 원작을 봤는데(웃음)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연우를 두고 태하와 태민 두 형제가 싸웠는데 태하는 어떤 마음으로 연우와 태민 사이에 들어간 건가.

▶연우를 제가 뺏으려고 했다기 보다는 형에게 '연우를 잘 지켜라'라는 경고를 주려는 것이었다.

-이세영의 연기를 보면서 어느 부분에서 '사극여신'이라고 느꼈나.

▶세영 누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옆에서 느꼈고 배운 것도 많다. 세영 누나는 정말 유연한 사람인 것 같다.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를 느끼면서 신기했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세영 누나가 저에게 '여기서 이렇게 해봐'라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주현영은 현장에서 어떤 느낌이었나.

▶사실 인혁이 형 말고는 거의 처음 뵙는 분들이었다. 현영 누나와 있을 때는 촬영장이 너무 재미있었다. 티키타카가 잘 돼서 같이 있으면 너무 편했다. 현영 누나도 저에게 '너랑 있으면 행복해진다', '좋은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좋은 말을 해줘서 저에게 고마운 사람이고 힘이 됐다.

-실제 유선호와 태민의 싱크로율은?

▶저는 정말 닮은 구석이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어릴 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그래도 닮은 점은 표현에 있어서 제 생각대로 잘 표현하는 것이다.


-MBTI가 어떻게 되는가.

▶INFP가 나올 때가 있고 INFJ가 나올 때도 있다. 아마 일할 때 J가 되는 것 같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수다를 많이 떤다고 알려졌는데, 어떤 얘길 나눴는지.

▶제가 친한 사람들에게 장난을 정말 많이 친다. 형 누나에게 툭툭 하기도 하고 많이 까분다.(웃음)

-'열녀박씨' 현장 분위기가 많이 밝고 즐거웠다고 하더라.

▶배우들끼리 케미가 너무 잘 맞았고 건강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

-연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편인지.

▶그래도 저는 꾸준하게 하려고 하는데, 꾸준함이 모이면 커진다는 생각이어서 실천하려고 한다. 호아킨 피닉스를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하려고 한다. 영화 '조커', '허', '글래디 에이터' 등을 재미있게 봤다.

-지난 연말 '2023 KBS 연예대상'에서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1박 2일' 팀으로 올해의 예능인상과 대상을 수상했다.

▶아직까지 너무 얼떨떨하다. 신인상은 제가 집에 트로피를 전시해놨는데 집에 들어갈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더라. 항상 연말 시상식을 보면서 '나는 언제 한번 저런 데 가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너무 큰 상을 받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예능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본인만의 비결은?

▶각 캐릭터에 맞게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큰 고민은 안 하려고 한다.


-'1박 2일' 형들이 '열녀박씨'에 대해 피드백 준 게 있는지.

▶문세윤 형, 김종민 형 등 여러 형들이 기사 스크랩을 해주고 얘길 해줬다. 이런 것만으로 든든하고 진짜 형제를 만난 것 같고 너무 감사하다.

-어딜 가든 '사랑 받는 막내'인 것 같다. 비결이 있나.

▶주변에서 '너는 누가 봐도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 같다'고 한다. 제가 사랑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편은 아닌데, 사랑을 많이 주셨던 부모님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실제 남동생이 태민이 같았다면?

▶제가 동생을 혼내진 않는데 동생이 비뚤어진다면 크게 혼낼 것 같다.

-유선호는 예능도 열심히 하고 연기도 열심히 하는 '올라운더' 같다.

▶제가 맡은 일을 최대한 해내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는?

▶저는 전쟁 장르물을 꼭 해보고 싶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저런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이기도 하고 캐릭터도 너무 잘 표현이 됐는데, 정말 볼 때마다 운다. 이런 작품이 내 인생에 있으면 좋겠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처음엔 아기 때 봤는데 커서 보니 너무 좋더라. 액션은 제가 맞는 걸 많이 했는데 스포츠물도 관심이 있다.

-배우로 꿈을 키운 계기는?

▶처음 연예인이 된 계기는 중학교 때 밴드부를 하다가 지금 회사에 캐스팅이 됐다. 아무것도 없이 캐스팅 됐던 거고 우연한 기회로 '프듀'(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나갔고 사랑을 많이 받게 됐다. 이쪽(연예계)은 잘 몰랐는데 그때부터 욕심이 생겼다. 2019년, 2020년에 저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을 시기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많이 생각하던 시기였는데 '언더커버'란 작품과 '거북이 채널'이란 작품을 만났다. 그 작품을 하면서 제가 가지던 고민이 해결이 됐고 지금의 제가 있게 됐다. 배우로서 직업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가수 활동에 대한 미련은 없나.

▶엄청 큰 미련이라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게 재미있다. 과거에도 재미있게 했고,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로 나뉘어지는 것 같다.


-인생 좌우명은?

▶요즘 가치관은 '하루하루 낭만 있게 살기'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 떠올리는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거다.

-'인생 2회차' 같이 말한다.

▶제가 15살, 16살부터 일을 시작해서 그런 것 같다. 제 또래의 이 일을 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고민이 많은 시기다. 진로도 그렇고. 저는 그 고민을 남들보다 빨리 한 거니까 그런 부분이 참 감사하다. 요즘엔 일을 빨리 시작한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활동을 오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23살이더라. 이제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인 것 같은데 단점보단 장점이 큰 것 같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친구들과,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것 정도다.

-'프듀' 시절 친했던 형들과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는지. 황민현, 옹성우는 유선호와 같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데 연기적으로 서로 고민거리를 얘기하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지.

▶민현이 형은 '프듀' 이후로 시간이 정말 많이 지나서 요즘은 연락을 안 한지 좀 됐다. 형들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뭐라도 기사 하나가 뜨거나 SNS 게시물이라도 뜨면 '좋아요'를 눌러준다. 성우 형은 형이 군대 가기 전에 한번 봤다.

-연기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존재는 누가 있나.

▶연기 멘토가 계셨는데 고민이 있을 때 찾아가서 얘길 듣고 힌트를 얻는다. 배인혁 형 집에 제가 찾아가서 초반에 촬영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앞으로 어떤 수식어가 붙는 배우가 되고 싶나.

▶뭐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걸 많은 분들이 느끼게 된다면 저에게 정말 큰 성공이 될 것 같다.

-'열녀박씨'는 어떻게 남을 것 같나.

▶전 작품도 그렇고 이번에도 사실 저의 2023년은 거의 '열녀박씨'와 '사채소년', '1박 2일'이 전부였다. 이 작품이 저에겐 유선호의 2023년으로 남을 것 같다.

-2024년 계획은?

▶당연히 새로운 작품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1박 2일'도 지금처럼 재미있게 여행을 하고 싶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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